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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더지니어스' 우승 홍진호, "우승 간절함 나뿐이었다"
"김경란은 결승서 쉽게 이겨 맥빠져..김구라는 진짜 싸운다는 비장함으로"
2013-07-13 10:49:27 2013-07-13 10:53:21
(사진제공=tvN)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어떤이는 '콩', 어떤 이는 '준우승자', 어떤 이는 '2', 어떤 이는 '폭풍 저그'로 기억할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상징을 가지고 있는 인물 프로게이머 출신 홍진호가 tvN '더 지니어스 : 게임의 법칙'(이하 '더 지니어스')에서 다양한 분야의 대표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과 합심해 첫 회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그는 매회 명석함을 드러내며 다른 출연자들보다 뛰어난 미션 수행능력을 보였다. 그리고 아나운서 출신 김경란을 상대로 결승전에서 승리, 우승을 차지하며 7900만원 상당의 우승 상금을 가져갔다.
 
"우승, 굉장히 좋았다가 푹 꺼진 느낌"
 
홍진호 프로게이머에게 '더 지니어스' 우승 소감을 물었다.
 
홍진호는 "우승을 하니까 기분이 좋긴 좋았다. 엄청 감동할 줄 알았는데 너무 시간이 지나서 메마른 느낌이었다. 기분은 좋은데 '이런 느낌이구나'라는 생각이 더 들었다. 뭔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는 느낌. 굉장히 좋았다가 푹 꺼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래도 결승전이 좀 허무하게 끝나서 그런 것 같다. 결승전 올라갈 때까지는 정말 힘들게 올라갔는데 결승전에서 맥 없이 끝난 느낌이다. 스타크래프트도 3:0으로 이기더라도 힘들게 이긴 느낌이 들면 감동이 있는데, 김경란씨가 뛰어난 능력이 있는 건 인정하지만 어떻게 쉽게 이겨서 감동은 좀 덜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방송 존재감이 상당했다. 미션능력도 그랬지만, 여러 장면에서 예능감도 드러났다. 재미도 어느정도 챙겨갔다.
 
"마인드의 차이인 것 같다. 각 분야의 대표하는 사람들이 나온 프로그램이지않냐. 프로게이머가 매니아적인 측면이 있지만 나도 한 분야의 대표로 나온 거다. 그래서 '나도 꿇릴 거 없다'는 생각으로 임했다. 또 이벤트 적이기는 하지만 게임방송에서 예능도 좀 해봤다. 나름대로는 자신감이 있었다."
 
홍진호는 '더 지니어스'에서 가장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였다. 가장 선한 인물이었고, 우승까지 하면서 착한 주인공이 됐다. 방송에서 배신은 수 없이 당했지만, 남의 뒤통수를 친 경우는 없었다. 차유람은 "배신하지 않는 홍진호가 우승했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사람들이 내가 스타에서 우승 못하는 이유를 '독기가 없다'고 말한다. 반은 인정하고 반은 인정 못한다. 이번에도 역시 내 나름대로의 색깔로 우승하려고 했다. 나도 뒤통수 치고 허를 찌르는 수를 써보려고 했는데 마음 먹은대로 잘 안됐다. 그래서 정공법으로 맞서자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정면대결해서 시쳇말로 빡세게 싸우는 그런 순간을 즐긴다."
 
주위 프로게이머나 팬들 반응은 어떠냐는 질문에 홍진호는 "1차적으로는 다들 좋아해준다. 축하도 많이 받았다. 어떤 사람들은 '스타 안하니까 우승하네', '더 지니어스도 이벤트인가'라고 말했다. 내가 이벤트에서는 우승 경험이 많이 있다"고 웃어보였다.
 
◇"김구라랑 붙었을 때가 가장 기억나"
 
참신한 소재의 '더 지니어스'는 방송에서도 긴장감이 대단했다. 연출이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눈빛과 말투에서 출연진의 속마음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러다보니 많은 명장면이 생겼다. 여러 명장면 중 하나는 홍진호와 김구라의 데스매치 맞대결이었다.
 
지난 6회에서 탈락후보가 된 홍진호는 김구라를 선택하지 않아도 됨에도 불구하고 김구라를 선택해 출연진을 의아하게 했다. 당시 그는 방송에서 "김구라가 나를 챙겨주지 않았다"는 말로 유야무야 넘겼었다.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물어봤다. 왜 김구라를 선택했냐고.
 
"나는 김구라 팬클럽에도 가입한 팬중 하나다. 방송도 같이 하고 싶었다. 그런데 처음부터 좀 안 맞았다. 그러다보니까 같이 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또 구라형이 방송 이미지랑 실제랑 좀 달랐다. 구라형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나랑 좀 안 맞았다. 나는 어떤 문제에 닥치면 의견을 교류하고 거기서 최적의 답을 내놓는 타입인데, 구라형은 굉장히 카리스마가 있는 타입이다. 각자 생각이 있는데 얘기를 듣지 않고 독단적으로 하는 게 있었다. 구라형이 답을 잘 내는 능력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구라형을 정말 좋아하는 건 맞는데 게임은 같이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전부터 구라형이 나를 떨어뜨리려고 하고 견제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나중을 위해서라도 구라형이 떨어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구라형이 있으면 금방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에 맞불을 놨다. 당시에는 정말 큰 결정이었다."
 
"오픈패스랑 구라형과 데스매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특히 데스매치다. 인디언 포커 게임 자체보다는 진짜 구라형이랑 싸운다는 생각으로 비장함을 가지고 했다. 가장 스릴 있는 순간이었다."
 
가끔 게임방송을 보다보면 프로게이머들의 비장함이 눈빛을 통해 전해지곤 했다. 독기가 서린 표정들이 종종 보였다. 그만큼 프로게이머라는 자리는 승부욕을 타고난 사람들이 성공하는 직업이었다. 홍진호는 준우승을 많이 차지하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쉬운 업적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승부욕이 뛰어난 인물이었다.
 
홍진호는 "나는 애초에 우승을 하려는 마음을 강하게 먹었다. 첫 녹화를 찍는데 예능적인 부분을 생각하는 출연진이 많아서 좀 적응을 못했다. 어떻게 분위기를 맞춰야 할지 몰랐다. 정말 우승하고 싶다라는 간절함을 가진 사람은 나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 순간마다 살아보려고 하다보니까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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