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연구소를 가다)④당인리대안정책발전소 "신자유주의 대안 찾는다"
개선·보완 아닌 근본해법 주목.."공공성 확대 위해 부동산문제부터 천착"
2013-05-27 09:00:00 2013-05-27 09:00:00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재야'는 제도권에 속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사전에는 "벼슬하지 않고 민간에 존재한다"고 정의할 정도로 권력과는 거리를 두고 쓴소리 내는 재야에 기반을 둔 연구소들이 우리 주변에도 적지 않습니다. 정부 산하이거나 대기업이 운영하는 여러 연구소들이 제도권의 정책을 보완해서 풍부하게 만드는 것과 달리 제도권 정책을 끊임없이 의심하며 정책을 감시하고 더 나은 대안을 고민하는 것이 이들 재야연구소의 주업무입니다. 뉴스토마토는 소수의 목소리로 묻혀있는 이들 재야연구소의 목소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특히 새정부 출범 전후로 빚어진 현안과 향후 이슈에 대한 이들의 견해는 귀기울일만 합니다. [편집자]
 
연구소가 아니라 발전소다. '당인리대안정책발전소', 이 재미난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2012년 5월 출범한 당인리대안정책발전소는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자리하고 있다.
 
마침 사무실 앞에 당인리 발전소가 있어서 이름을 그렇게 따왔다고 한다.
 
작명은 즉흥적으로 보이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내용은 도발적이다.
 
 
 <자료제공: 당인리대안정책발전소>
 
발전소는 무엇보다 '포스트주의적 접근법'을 전부 배제하고 신자유주의 대안정책을 만든다는 점에서 여타 연구소와 차별적이다.
 
신자유주의 폐해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지만 이걸 넘어서는 대안은 개선이나 보완이 아닌 근본적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한다.
 
발전소는 그래서 마르크스주의에 기반한 '생산수단 사회화'를 내세운다.
 
이는 모든 경제기반을 국가에 환원하고 국가는 국민 통제아래 두도록 한다는 주장이다.
 
◇국가는 국민의 통제아래, 모든 경제기반은 국가에 환원
 
국유화 방식은 하나의 수단일 뿐 국민 삶과 직결되는 경제기반은 반드시 공익에 부합해야 한다는 게 주장의 핵심이다.
 
발전소는 그러나 공익의 이름으로 추진하는 '시민펀드' 조성에는 반대한다.
 
왜? 일반시민이 경제기반시설을 살 수 있는데는 한계가 있고 이는 결국 초국적자본의 유입을 부른다는 이유에서다.
 
쉽게 말해 `시민펀드'는 민영화의 중간단계가 될 수 있고, 이는 발전소가 추구하는 공공성과 배치되기 때문이다.
 
<자료제공: 새움>
 
발전소는 이처럼 복지국가, 사회적경제, 재벌개혁, 경제민주화가 대안으로 부상할 때도 가감 없이 비판했다.
 
이를 테면 복지의 경우 복지혜택과 범위만 놓고 이야기 할 게 아니라 복지가 나오게 된 시스템을 같이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식이다.
 
복지국가가 감당키 어려운 실업률 문제에서 나오게 됐다면 실업률이 치솟은 경제시스템의 문제를 짚어야 하고, 협동조합이 대안이라면 '왜 없는 사람들끼리만 나눠가져야 한다'는 것인지 질문을 같이 던져보자는 주장이다.
 
이들이 궁극적으로 의문을 품고 있는 지점은 하나다. 사회적경제나 경제민주화를 달성한다고 신자유주의가 극복될까?
 
복지국가 시스템을 도입하고 재벌 개혁, 나아가 재벌 해체까지 이루면 사회가 근본적으로 달라질까?
 
발전소는 이에 대해 '아니'라고 고개를 가로젓는다. 그 모두가 그럴듯해 보이는 개념이지만 세계은행이 신자유주의를 존속케 하기 위한 전략에 불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현실론이 아니라 사안의 맥락을 정확히 아는 것이라고 이들은 주장한다.
 
출범한지 1년 밖에 안됐지만 발전소 모태인 세미나네트워크 '새움'은 축적된 역사만 10년이 넘는다.
 
'새움'은 마르크스주의 교육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로 여기서 공부한 이들이 발전소 연구원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발전소 연구원은 모두 11명으로 소장은 김성구 한신대 교수가, 부소장은 <맑스주의 역사 강의>를 쓴 한형식 씨가 맡고 있다.
 
◇"`진짜` 반 신자유주의 정책 개발할 것"
 
한형식 당인리대안정책발전소 부소장(아래 사진)은 반 신자유주의 정책을 개발하는 일이 지금 한국사회에서 가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대안으로 제시된 게 여럿있다. 사회적경제가 대표적인데 한 부소장은 이것이 문제를 보완하는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근본해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다. 사회적경제는 신자유주의 틀 안에 갇혀 있으면서 이를 넘어서는 대안처럼 유포되고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24일 진행한 인터뷰는 3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그만큼 그는 할 말이 차고 넘치는 듯 보였다.
 
때로는 직설적으로 특정단체와 특정인을 비판할 만큼 거침없는 모습도 보였다. 아래 인터뷰는 일부만 옮겼다.
 
<사진제공: 한형식 부소장>
 
- "비판적 경제담론의 대중적 확산을 위해"라고 설립 취지에 밝혀 놨다. '비판적 경제담론'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과 방향을 말하는 건가.
 
▲ 큰 틀에서 신자유주의를 비판하고 대안을 찾아보려 한다. 두 가지 과제를 고민하고 있는데 대안과 관련해서 중요하게 보는 건 공공성이다.
 
지금 공공부문의 민영화가 확대되고 있는데 그 자체로 신자유주의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본다.
 
또 하나, 담론차원에선 사회적경제론을 비판하는 입장이다. 신자유주의가 변형된 형태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 역사적 배경 등을 솔직하게 말하고 사회적경제와는 차별적인 정책을 만들 생각이다.
 
좌파에 대해 흔히 비판만 할 줄 알지 대안이 없다고 한다. 그 자체로 부당한 평가라 생각하지만, 어쨌든 각자 갖고 있는 대안을 결집해서 목소리 내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연구자와 활동가가 모였다.
 
◇부동산문제는 토지국유화가 근본해법..일단은 국·공유지부터 대폭 늘려야
 
- 주력해서 다루는 분야는.
 
▲ 당장은 부동산 문제에 주력하려고 한다. 부동산과 가계부채는 하층 민중이 고통을 가장 많이 느끼는 분야니까.
 
사회민주주의센터, 투기자본감시센터 그리고 우리, 이렇게 세 팀이 모여서 정책 연구를 위한 모임을 갖고 있다. 지난 3월 김기준 의원실과 정책토론회도 열었다.
 
지난번엔 정책토론이었지만 앞으론 법안으로 만드는 방법을 고민할 생각이다.
 
- 부동산 문제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해법을 고민하고 있나.
 
▲ 우린 기본적으로 공공성 강화에 대안이 있다고 본다.
 
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인데 주택과 토지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공공성 강화의 핵심은 국가가 땅을 소유하거나 국·공유지를 늘리는 대안 밖에 없다.
 
시장에 맡겨서는 주거권을 해결하는 게 힘들기 때문에 토지 국유화가 근본적 해법이다.
 
하지만 아직은 받아들여지기 힘든 의제라 일단은 국·공유지 비중부터 확대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대부분 택지나 산업단지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만들어서 민간에 불하하는데 이걸 제한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 국유지는 17% 수준으로 세계 기준보다 크게 낮다. 심지어 대부분 산지나 항만 등 못쓰는 땅이다. 쓸 수 있는 땅은 개발해서 민간에 불하하고 있는 있는데 국가가 토지에 개입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다.
 
하다못해 마늘하고 양파도 국가가 물량 비축했다가 필요하면 쓰지 않나. 토지는 제일 핵심적 재화이니까 더 그래야 한다.
 
지금은 채무 문제를 빌미로 공적으로 조성해야 할 걸 민간에 불하하고 있다. 이렇게 팔아서 빚을 갚는다는 건데 LH는 부채가 쌓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기업 부채가 문제라는 시각 많은데 다른 각도로 봐야 한다. 공기업은 본래 부채를 지려고 만든 건데 일반 민간기업 잣대로 보면 안 된다.
 
LH 부채가 130조라고, 이것만 놓고 보면 나라 망한다 생각하지만 내용상 악성부채가 아니다. 이건 순자산이 늘면서 따라 느는 부채다.
 
공공임대주택의 보증금, 이런 게 회계상 빚으로 잡히지만 정부는 이런데 돈 쓰라고 존재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이런 거 감안하지 않고 장부상 최종 수치만 놓고 부채 많다고, 그러니 팔아야 한다고만 주장하고 있다.
 
◇토지만 국유화? 은행도 국유화해야..그런데 민영화라니!
 
- 지금은 은행도 철도도 민영화해야 한다는 분위기인데.
 
▲국유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 국유화가 가능하지 않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다.
 
미국도 경제위기 때 그렇게 국유화 했다. 박정희 정권 때도 은행을 전부 국유화한 일이 있다. 그걸 민영화한 게 최근이다.
 
지금은 그때보다 국민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여지가 더 커졌으니 실현가능성이 더 크다.
 
그런데도 왜 민영화 외에 대안이 없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자료제공: 새움총서>
 
- 현재의 위기를 넘기 위한 방법으로 ‘생산수단 사회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
 
▲ 맑스주의에서 중요하게 이야기 하는 게 생산수단 사회화다. 신자유주의 문제를 극복하는 것은 모든 생산수단을 사회화하는 것으로 실현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국민의 경제적 생활에 중요한 생산수단, 특히 기반이 되는 것, 소수가 독점하는 형태를 모든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지금처럼 시장에 생산수단의 통제권을 줘선 안되고 국민이 직접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1차적으로 그렇게 하고 그 다음 국가를 민주화해서 국민이 국가를 통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꼭 국유화가 아니어도 공익에 부합하는 방식이면 된다.
 
- 사회화 범위는 어디까지.
 
▲ 국가기반시설, 사회인프라 모두. 에너지, 교통, 보건, 교육 등 전부.
 
◇"사회적경제, 한국판 `제3의 길` 우려"
 
- 사회적경제는 시장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없는 건가.
 
▲ 사회적경제는 진보와 보수가 정책 동맹을 맺은 형태라고 본다.
 
조선일보도 한겨레신문도 중앙일보도 똑같은 정책을 말하고 있는데 한쪽은 진보라 부르고 한쪽은 보수라고 부른다. 이상하지 않나?
 
조선일보가 이야기하는 자본주의 4.0이나 한겨레가 이야기하는 신자유주의 대안이나 다르지 않다.
 
출발점이 같기 때문이다. 동시에 수입하고선 자기상표 불인 것뿐이다.
 
연구소도 마찬가지다. 삼성경제연구소나 진보세력이나 조금의 차이도 없는 보고서를 내고 있다. 자구도 사례도 출전도 똑같다.
 
똑같은 보고서를 내면서 겉으론 대립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에선 진보, 보수가 수렴되는 지점이 사회적경제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에서 진보 보수가 제3의 길로 수렴된 것처럼,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경제정책에서 큰 차이 없는 것처럼 우리가 그렇게 가고 있다.
 
이렇게 수렴되는 현상에 대해 찬성 혹은 반대한다는 건 아니다.
 
다만 경제사상사 측면에서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신자유주의 변형이 세계은행 주도로 전세계에 전파되고 있고 그게 사회적경제로 불리는 것 말이다.
 
한국에선 이게 신자유주의를 극복하는 아주 유력한 대안으로 이야기되고 있는데 경제학적으론 포스트 워싱턴 컨센서스에서 나온 것에 불과하다.
 
문제는 신자유주의가 표방하는 것을 반신자유주의라고 포장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게 틀리다는 게 아니라 정직하지 못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세계은행 주도로 전파되는 사회적경제..그런데도 대안일 수 있을까?"
 
- 발전소 설립취지에도 “현실의 모순을 은폐하는 포스트주의적 접근법을 극복하고 경제적 측면을 기본으로 현상에 접근한다”고 돼 있는데 부연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
 
▲ 포스트 워싱턴 컨센서스는 그 자체로 신자유주의에 대한 암묵적 동의 형태다.
 
근본적 차원에서 신자유주의를 극복하거나 반대하는 게 아니라 그 틀에서 보완하는 것이다.
 
세계은행도 신자유주의를 반대한다고 하지 않았다. '인간의 얼굴을 한 신자유주의'라고 했지. 신자유주의는 부작용이 너무 많다는 게 드러났고 이걸 그대로 갖고 갔다간 곧바로 저항에 부딪치니까 그렇게 대안이라고 낸 것이다. 그게 포스트 워싱턴 컨센서스다.
 
그 기본축과 출발점은 경제 정책과 정치사회 정책을 이원화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적으론 일정하게 민주화시키고 사회적으론 일부 복지를 수행하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큰 틀에서 신자유주의를 유지하는 게 목표다. 이걸 패키지로 움직이게 한다.
 
<자료제공: 새움>
 
- 언론도 지금 말한 포스트 워싱턴 컨센서스, 그 일환인 사회적경제를 대안처럼 이야기 하고 있는데.
 
▲ 문제는 언론도 마찬가지다. 전세계적으로 나오는 이 현상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다.
 
‘한·경·오·프(한겨레신문,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프레시안)’가 2008년 금융위기 분석이라고 주로 인용하는 게 루비니, 스티글리츠, 버냉키 친구 크루그먼이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비주류인가? 이들이 진보인가? 그렇다고 하면 미국에서 웃는다. 다 신자유주의라는 같은 노선에서 나온 것이다.
 
얼마 전 경향신문 보고 깜짝 놀란 일이 있다.
 
요즘 아베노믹스 문제 지적하면서 엔저 때문에 한국이 위기다, 우리도 양적완화 하자, 주류언론에서 많이 띄우고 있는데 경향신문은 좀 다른 대안을 내놨다.
 
그런데 그 대안이란 게 생산기지 해외 이전이다.
 
김진숙씨가 그렇게 오래 고공농성한 게 한진의 해외이전 때문 아닌가.
 
그걸 많이 다뤘던 경향신문이 한 지면에서 이렇게 다른 이야기를 한 것이다.
 
진보언론은 경제정책을 이해 못하거나 내부통제 때문에 제대로 쓰지 못한다.
 
한쪽에선 자영업 과다문제를 지적하고 한쪽에선 벤처 이야기하면서 청년창업 부추기는 식이다.
 
퇴직자가 창업하면 과다경쟁이고 20대가 창업하면 창조적인가?
 
사회적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자영업 위기라면서 사회적기업은 창업붐 일어도 되는 건가?
 
◇"자유주의와 좌파의 차이, 한국의 '진보'는 그 차이를 얼버무린다"
 
- 사회적경제가 궁극적 대안은 못돼도 지금 당장 현실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 먼저 그게 누구 입장에서 좋은 거냐는 질문을 던져 보자. 그 다음 사회적경제의 성공모델을 통계치로 제시해보라고 하라.
 
사회적경제론에서 협동조합을 주력으로 밀고 있는데 성공확률이 얼마인지는 제대로 밝히지 않는다. 이게 얼마나 실패하고 살아남는지 그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협동조합만 해도 크게 세 가지 모델이 있다. 사회주의식, 인도식, 사민주의식 다양한 지향과 모델이 있는데 이걸 뭉뚱그려 이야기 하니까 정확한 토론이 안 된다.
 
한국사회에선 토론이 없다. 토론은커녕 일방적이다.
 
부정적이거나 실패한 사례는 밝히지 않는다. 그러면서 이에 대해 문제 제기하거나 제대로 검토하자고 하면 곧바로 ‘반대한다는 거냐’ 이렇게 비판한다.
 
이건 좋다, 나쁘다 흑백논리로 접근할 문제가 아닌데..
 
알다시피 삼성경제연구소가 중요하게 미는 정책은 얼마 뒤 주류가 된다.
 
최근 한달 사이 세 번이나 나온 게 ‘자선에서 박애로’, 박애자본주의인데 사회적경제랑 같은 거다.
 
세계은행에서 빈곤경감 프로젝트 차원으로 포스트 신자유주의를 꺼내들었고 이는 국가 역할 축소하는 대신 민간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민간’은 사실 ‘자본’을 가리키는 것인데 그렇게 부르면 거부감이 있으니까 민간이라고 지칭한다. 사실 사유화도 민영화로 일부러 오역하지 않나.
 
어쨌든 민간영역과 시장영역 확대하는 그 중간단계로 박애주의단체나 협동조합을 두는 것이다. 한마디로 국가와 시장 사이에 시민사회진영을 두는 것이다.
 
협동조합이 독자적 영역인가? 협동조합도 시장 안에서 작동하는데 그게 대안일 수 있을까?
 
물론 그들은 시장이 다르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제대로 살아남은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 의도적으로 감춘다고 보는 건가.
 
▲ 오해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오해가 발생하는 건 진보라는 용어의 문제라고 본다. 다른 정책적 대안을 내자, 우리가 목소리 내야 한다고 한 게 그 이유다.
 
진보는 일상생활에서 쓸 때 과학적 개념이 아니라 모호한 개념으로 쓰인다.
 
그런데 이 같은 언어사용 방식, 늦어도 90년대 초반까지 진보는 사회주의적 지향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 세대에선 아니다.
 
진보하면 사회주의를 떠올렸는데 김대중정부 집권 이후 진보는 다른 의미가 됐다. 그 전환이 일어난 게 김대중정부 때다.
 
사실 자유주의 지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본래 그 정체성에 부합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뿐이다.
 
그런데 한국에선 신자유주의가 진보로 들어가 버리니까 보수와의 정책 대결이 안된다.
 
어떤 사람들은 진보가 다 비슷한데 왜 자꾸 싸우느냐 하지만, 신자유주의에 대한 찬성과 반대가 명확한데 모호하게 진보라고 묶는 것은 문제다.
 
명확한 차이를 얼버무리는 경향도 있고, 혼란스럽게 뒤섞여 있는 상태이기도 하다.
 
우리 입장에선 주장이 관철되는 것은 고사하고 좌우의 토론이라도 이뤄졌으면 하는데 그게 안 된다.
 
정확한 내용을 알아야 사람들도 객관적 선택을 할 수 있는데 정책적 노선 차이라도 분명하게 구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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