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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조사' 김상헌 NHN 대표 “네이버 독점? 폐해 없어”
2013-05-22 18:27:19 2013-05-22 18:30:11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NHN(035420)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진행중인 가운데 김상헌 대표가 독점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22일 오전 세계전략포럼 주최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미래경영콘서트에서 김 대표는 ‘대한민국 인터넷의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네이버를 둘러싼 여러 가지 잡음에 대해 회사의 입장을 설명했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네이버가 단순 정보유통사업자로서의 역할을 넘어 직접 정보를 생산해내고 이를 시작페이지 혹은 검색결과에 우선적으로 노출시킨다는 점이다. 경쟁사들은 네이버가 검색시장 점유율 70%에 이르는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그 위치를 남용했다는 입장이다.
 
◇ “무분별한 확장? 플랫폼 경쟁력 강화 방안”
 
김 대표는 직접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게 된 배경에 대해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이용자 만족을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중개서비스의 경우 허위매물이 많아 불편함을 호소하고 심지어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2009년 직접 사업을 시작한 이후 허위매물을 일소하고, 양질의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 중개시장이 더 깨끗해지고 좋은 서비스들이 나온다면, 또 포털 중립성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된다면 다시 유통사업자로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금 "어떻게 공정한 플랫폼을 만들 수 있을지 검토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해 논란이 됐던 오픈마켓 사업도 비슷한 이유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품에 대한 DB(데이터베이스)는 네이버의 중요 경쟁력 중 하나다. 만약 상품DB가 부실하다면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당시 옥션과 지마켓, 11번가 등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네이버에 예속되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DB 철수에 대한 의사를 표명하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직접 사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음악 등 다른 사업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김 대표는 "독점의 폐해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때 거론할 수 있는 것인데 오히려 현재 상황은 반대"라며 "기획사나 쇼핑몰 등 중소업자들은 상품을 노출시킬 수 있는 공간이 더 마련돼 사회 전체 편익도 올라갔다"고 주장했다.
 
◇ “네이버 시장지배력? 실체가 없다”
 
시장지배력 실체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의문을 표했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포털은 망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을 벌이는 이른바 부가통신사업자다. 이들은 국가로부터 망을 대여 받는 기간통신사업자들과 달리 자유로운 시장진입이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김 대표는 공정위가 옥션과 지마켓의 합병을 승인한 사례를 들었다. 공정위는 유연한 인터넷시장 특성상 얼마든지 잠재적 경쟁자로부터 도전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시장지배력 형성이 힘들다고 보고, 이 둘의 합병을 허가했다는 것.
 
그는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인터넷기업들과 직접 경쟁하는 상황이 되면서 시장지배력을 가늠할 잣대도 무의미해졌다”고 밝혔다.
 
구글의 경우 인원 5만4000명, 연매출 53조원, 영업이익 13조원에 이르는 반면 네이버는 인원 3474명, 연매출 2조4000억, 영업이익 7000억원에 남짓하다. 몸집을 비교해보면 도저히 경쟁이 되지 않는다.
 
여기에 지배구조가 취약한 NHN 특성상 배당금 등 주주환원정책을 실행하면 환경은 더욱 열악해진다. 만약 구글클래스와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다가 실패라도 한다면 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 “네이버 나쁜 점만 보는 것 아쉬워”
 
김 대표는 해당 사안에 대해 상당한 발표시간을 할애하는 한편 기자들의 질문을 적극적으로 받으며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또 여러 가지 오해가 많아 안타깝지만 합리적 비판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의 나쁜 점만 보려하고 사회적 공헌활동에 대해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서운함을 드러냈다. 수익이 나지 않는 옛날신문 복원, 어학 및 외국어사전 보급 등 가치 있는 일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공정위 조사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했다. 김상헌 대표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 이에 언급을 할 수 없는 점은 이해해 달라”며 “취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보고, 최대한 조사에 성실하게 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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