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석탄화학, 한국 석유화학에 '위협'
2013-04-18 17:57:41 2013-04-18 18:00:13
[뉴스토마토 염현석기자] 중동의 저가제품 공세와 셰일가스에 기반을 둔 미국 업체들의 시장 확대 움직임이 국내 석유화학 산업을 크게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석탄'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자국 에너지 안보 강화와 철강과 석유화학 제품 등 기초소재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석탄화학'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국내 석유화학 업계의 중국 비중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국에서 석탄을 활용한 설비들이 지난 2010년부터 품질이 개선되면서 가동률이 크게 높아졌다. 또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등 석탄 기반 플라스틱과 섬유소재인 폴리에스터의 원료 설비 투자가 적극 추진되고 있다.
 
◇중국의 주요 석탄기반 화학제품 시범설비 현황(자료제공=LG경제연구원)
 
업계는 석탄을 활용한 화학제품 생산은 지난 30여년간 세계 각국에서 기술개발에 힘써왔지만 경제성이 떨어지고 환경오염 문제가 석유보다 크다는 이유로 상업화 가능성에 의문표를 달아왔다.
 
하지만 최근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가 지속, 석유화학 제품들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격 경쟁력 차원에서 석탄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청정 석탄 개발기술 발전으로 환경 문제도 완화되면서 중국이 풍부한 석탄 자원을 이용한 '석탄화학' 집중은 당연하드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중국은 특히 해변 공업지구와 내륙 농업지역 간의 경제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매장량이 풍부한 중국 내륙의 석탄을  활용,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이 같은 석탄화학의 강점을 가격 경쟁력으로 꼽았다. 
 
범용제품 중 하나인 올레핀을 석탄을 원료로 할 경우 플랜트 건설비용을 감안하더라도 톤당 1000달러선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어, 석유기반 올레핀 가격인 톤당 1200달러보다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대부분 석탄기반 석유화학제품 가격 역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85달러를 넘어서면 석유기반 석유화학제품들보다 가격이 낮아져 석탄기반 석유화학제품들의 가격경쟁력도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석유화학 업계는 지난해 기준으로 60% 정도였던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들이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함에 따라 자국내 석유화학제품 자급률 상승과 함께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의 석탄화학 관련 정책 발표 내용(자료제공=LG경제연구원)
 
여기에 중국 정부가 지난해 석탄화학을 중심으로 석유화학 산업 투자액을 전년 동기 대비 31% 늘리겠다고 밝히는 등 자국의 석유화학 업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국내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중국 수출 물량이 지난 2011년까지 연평균 7.3% 늘었지만 지난해부터 중국의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수출 증가율은 5%대로 감소했다"면서 "최근 중국시장에서 범용제품이 아닌 특화제품 중심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에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수출품목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수출국 다변화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전히 높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임지수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중국에서 두 개의 석탄기반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 시범설비가 가동되는 등 석탄 기반 BTX 생산을 위한 상용화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며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 유일하게 호황을 누리고 있는 BTX도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시장개척 등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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