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자동차산업 침체 지속..완성차 5社 해법은?
경영전략 수립 '고심'..현지화 전략·신차 준비 등 전력투구
2012-11-23 11:34:14 2012-11-23 18:00:06
[뉴스토마토 정수남·김영택기자] 올해 우리 경제를 이끈 전차(電車) 군단의 일원인 자동차의 부진이 예상되면서 완성차 5사(社)의 내년도 경영전략 수립에 비상등이 켜졌다.
 
내수시장이 바닥을 보이는 데다 해외시장마저 유럽 재정위기 여파에서 벗어날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내수와 수출, 양날개가 꺾였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그간의 부진을 털고 명예회복에 나서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은 한층 심화됐다. 
 
때문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다양한 라인업의 신차 출시 등을 통해 불황의 늪을 헤쳐 나간다는 전략이다. 해외시장에서의 경쟁은 곧 생존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이들의 고심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현대·기아차, 해외 생산기지 전천후 활용
 
우선 업계 1위인 현대·기아자동차는 원화 강세를 적극 이용하면서도 관세 장벽을 피하기 위해 최근 준공한 현대차 브라질 공장 등 세계 주요 거점에 소재한 312만대 규모의 생산기지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453만대 규모의 생산라인을 통해 신차 출시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물론 신차 출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마케팅의 적극적 지원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없는 수요라도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다.
 
김상태 현대·기아차 부장은 "구체적인 시행 계획을 세우면서 현재 대내외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르면 오는 12월, 늦어도 시무식 때는 내년 경영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미국에서 불거진 연비 논란이 대외적 브랜드 이미지에 극심한 타격을 입혔다고 보고, 이를 극복할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값 받기 등을 통해 어렵게 굳혀온 입지가 소비자 불신으로 한순간 날아가 버릴 수도 있어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한국GM, 야심작 잇달아 출시..내수 공략 박차 
 
올해 내수시장에서 플러스 성장세를 기록한 한국GM과 쌍용차는 내년 사업 계획 마련에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이다. 어렵사리 마련한 내수기반을 잃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한국GM은 터보 엔진을 장착한 야심작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쉐보레 트랙스를 내년 4~5월 경에 출시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하반기에는 100% 전기차인 쉐보레 스파크 전기차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GM은 전기차 시장이 형성된 미국에 스파크를 수출하는 한편 트랙스를 세계 전역에 출시하며 글로벌 소형 SUV로 자리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기반은 아시아의 거점으로 자리한 인천 부평기지다.
 
김상원 한국GM 부장은 "비용 절감과 지속적인 투자, 혁신적인 서비스 등으로 대내외 위기를 넘겠다"며 "소형 SUV 시장에서 선도 역할을 할 트랙스를 상반기 중으로 출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하반기에는 스파크 전기차로 친환경·고효율 라인업을 완성하는 등 연식 변경 모델과 함께 경기 침체의 파고를 넘겠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블루오션을 창출할 한국GM의 소형 SUV 트랙스.(사진제공 한국GM)
 
◇쌍용차, 내수에서 해외로 눈길 돌린다 
 
쌍용차는 내년 해외 시장에 더 주력한다. 이는 쌍용차가 올해 코란도C, 코란도스포츠, 렉스턴W 등 상품성 개선 모델로 수출에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하반기 들어서 보인 주춤세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우선 모기업 마힌드라가 있는 인도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매달 500대 규모의 프리미엄 SUV 렉스턴W를 반제품(CKD) 방식으로 현지에 수출하고 있는 쌍용차는 인도 상위 2%(2400만명)를 타깃으로 판매 지역을 순차적으로 늘리면서 수출 물량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쌍용차는 전통적 강세 지역인 유럽에 디자인을 혁신한 로디우스유로를 선보이고, 공략의 끈을 늦추지 않을 방침이다. 아울러 남미 지역에는 자사의 주력 차량을 대거 투입해 미진한 점유율을 늘려간다.
 
곽용섭 쌍용차 팀장은 "최근 중국에 선보인 가솔린 코란도C와 명품 SUV로 해외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면서 "내수에서도 상품성 개선 모델을 꾸준히 선보여 경영 정상화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내년 중반기 출시돼 한국GM의 트랙스와 경쟁할 르노삼성의 소형 SUV 캡처.(사진제공 르노삼성)
 
◇르노삼성, 신차 전면배치..부진 털 비밀병기 
 
한때 국내 완성차 업계 2위로까지 부상했던 르노삼성차는 최근 2년간 내수에서 철저히 고배를 삼키면서 재기의 칼을 갈고 있다. 9월과 11월, 각각 출시한 신형 SM3와 SM5가 그간의 부진을 털 비밀병기다.
 
여기에다 내년 중반 야심작 캡처를 내놓으면서 신차 라인업을 대폭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캡처는 지난 5월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선보인 소형 SUV로, 주목받는 블루오션을 놓고 한국GM의 트랙스와 한판 승부가 불가피해졌다.
 
이밖에 르노삼성은 내년 하반기 전기차 'SM3 ZE' 양산 체제를 갖추고, 전기차 시장 공략에도 시동을 건다. 신차와 부분변경모델(페이스리프트), 전기차까지, 르노삼성의 다양한 라인업은 대내외 경기침체를 뚫을 최후 전략이다. 
 
고재용 르노삼성 팀장은 "현재 회사 내부적으로 내년 사업 계획 등을 수립, 12월 중으로 발표할 계획"이라면서도 "내년 르노삼성은 소형 SUV 캡처 등 신차를 통해 내수와 수출을 모두 잡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 들어 지난 10월까지 국내 자동차 생산은 모두 371만251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80만3431대)보다 2.4% 감소했다. 이 기간 판매는 1.0%(377만7570대→374만1581대), 이중 내수는 6.8%(122만8712대→114만4552대) 줄었다.
 
다만 같은 기간 수출은 1.9%(254만8858대→259만7029대) 늘며 완성차 업계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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