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그리스 쇼크..韓 금융시장 또 흔들까
2012-05-17 20:12:30 2012-05-17 20:12:52
[뉴스토마토 명정선 기자]
 
앵커 : 세계 경제가 또 그리스발 뉴스 때문에 울고 웃고 합니다. 그리스의 경제규모가 세계 30위권 정도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건가요?
 
기자 : 그리스는 경제 규모가 우리나라의 3분의 1정도밖에 안 되는 곳입니다. 그동안 유럽 다른 나라에서 돈을 끌어다 빚으로 나라 살림을 꾸려왔습니다. 따라서 그리스가 빚을 못 갚겠다고 선언하면 그리스에 돈을 빌려 준 주변 국가들, 이탈리아와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 세계 경제 규모 10위권 안에 들어가는 유럽 국가 전체가 연쇄적으로 휘청거리게 됩니다.
 
그래서 유럽 국가들은 그리스가 한 순간에 쓰러지지 않게 다독이고 받을 수 있는 빚을 최대한 받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리스의 낌새가 조금 이상하거나 유럽 정상들 간에 균열음이 나게 되면 유럽 증시가 폭락하고 연이어 미국, 아시아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는 겁니다.
 
앵커 : 결국 문제의 근본은 재정이 연결돼 있다는건데 이걸 우리가 그동안 몰랐던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왜 또 이렇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는거죠?
 
기자 : 네 다 알고있는 문제인데 또 불거지는 가장 큰 이유는 정치불안입니다. 그리스 문제를 해결하려면 유럽정상간의 합의가 필요한데 올해 많은 정상들이 선거를 통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이번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겁을 먹은 것도 그리스가 연정구성에 실패한 게 큰 원인이었는데요. 연정구성 싶패로 재총선이 진행되면 반긴축과 구제금융 재협상을 외친 급진좌파연합이 1당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그리스는 사실상 디폴트로 간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그래서 그리스에서 하루에만 7억 유로의 예금이 인출된 거구요. 여기에 유럽중앙은행이 그리스은행이 자본확충능력이 어렵기때문에 자금지원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들렸죠. 시장에서는 지급불능사태가 유럽금융권 전역으로 확산되는거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금융시장이 패닉상태로 이어진 겁니다.
 
전문가들은 프랑스 대선과 그리스 총선 이후 안갯속 정국이 사태 전개 추이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는데요. 그리스 재총선이 6월 중순이라는 점에서 그 전까지는 이런 쓰나미는 몇 차례 더 있을 수 있어 보입니다.
 
앵커 : 그래서인지 글로벌 자금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죠. 특히 미국이나 독일 등 안전한 국채로 쏠림이 심하다면서요?
 
기자 : 네 맞습니다. 글로벌 투자자금이 유로존을 이탈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글로벌 증시는 이달 들어서만 벌써 7% 넘게 빠졌구요. 그리스 주변국인 스페인과 이탈리아에는 직격탄을 날리고있습니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6%를 넘은데 이어 어제는 6.5%까지 치솟기도 했구요 이탈리아 국채금리도 마의 기준인 6%를 넘었습니다.
 
반면, 미국과 독일. 일본 국채로는 시중자금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있는데요. 독일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1.4%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독일의 인플레이션율 2%임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0.7%인겁니다. 미국과 일본 국채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손해를 봐도 좋으니 일단 안전한 곳에 묻어두자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영되고 있는 거죠.
 
앵커 : 우리나라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에 가까운가보죠? 유럽발 충격이 터질때마다 유독 우리나라 시장은 더 많이 흔들린 것 같은데요.
 
기자 : 네 맞습니다. 오늘은 조금 진정이 됐지만 어제 코스피지수는 3% 넘게 빠지면서 순식간에 1850선으로 주저앉았습니다. 시가총액만 30조 넘게 날라갔다고 하죠. 전문가들이 내놓은 분석에 의한 전망이 의미가 없어진 겁니다.
 
외국인들이 계속 원화자산을 팔고 나가면서 환율은 연중최고치를 찍었고 앞으로 얼마나 오를지 아니면 내릴지 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지표인 CDS프리미엄도 이달 초 120bp에서 144bp로 14bp 상승했는데요. 유럽에 비하면 양호하지만 지난 3월 연중최저였던 107bp에 비해서는 37bp 오른 것이어서 안심하기에는 이릅니다.
 
앵커 : 앞으로도 이런 위기가 종종 있을 텐데 문제는 우리 금융시장이 해외충격에 버틸만한 체력을 갖췄느냐인데 정부는 뭐라고 얘기합니까?
 
기자 : 정부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나 양호한 외화유동성 여건 등을 감안할 때 국내 금융시장이 과도하게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우선 단기금융시장의 외화 차입 여건이 양호하다는 것인데요. 산업은행 기준으로 가산금리는 11년말 50 3월말 30 4월말 25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외평채 가산금리, CDS프리미엄이 최근 소폭 상승했으나 11년 위기가 고조됐을 당시보다는 크게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구요.
 
사전 유동성을 확보한 덕분에 금융기관의 외화 여유자금이 풍부하고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확보하고 있어 대응여력이 충분하다는 겁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은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 도 국내은행의 리스크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으며 무디스 역시 양호한 재정 대외부문 건전성을 좋게 보고 있다며 대외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 하지만 이런 주장을 금융시장은 반영하지 않나봅니다. 오늘도 외국인 결국 매도인데 자금시장 구조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도 있죠?
 
기자 : 네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 자본의 영향력이 크고 특히 위기시 언제든 빠져나갈 위험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 유입 자본에서 수시로 빠져나갈 수 있는 자본의 비중이 83%에 달한다"고 밝혀 국내 금융시장에 외부충격에 매우 취약한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채권은 안전자산임에도 지속성이 짧고 주식은 유출입 규모가 커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모든 악조건을 갖춘 셈이죠. 한 이코노미스트는 외국계 자본은 유출입이 잦은 것도 문제지만 속도가 신흥국의 최고 2배에 달한다"며 급격한 자본이탈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를 우려했구요.
 
대부분 전문가들은 외국인 자본의 비중과 영향력이 워낙 절대적이기때문에 펀더멘털이 양호하다고 해도 충격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융시장의 구조와 근본적인 체질개선에 대한 정부와 당국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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