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최근 글로벌 자금들이 굵직한 줄기를 형성하며 이동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등의 악재가 큰 영향을 끼친 모습이다. 주목할 대목은 자금들이 신흥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역시 상당한 규모의 자금들이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 글로벌 자금이 유입된 신흥국가에서는 자금이 한 순가에 빠져 나가면서 시장이 타격을 입지는 않을 지 자금의 성격 파악에 나섰다. 현재 큰 물줄기를 형성하고 있는 유럽계 자금들의 흐름과, 성격 그리고 유동성 불균형에 대한 대처 방안 등에 대해 진단해 본다. [편집자 주]
올 3월 '위기설'은 오간데 없이 글로벌 자금이 물밀듯이 유입되고 있다. 그 동안 유럽재정위기로 관망하고 있던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국 시장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20일 글로벌 자금 동향에 따르면 신흥국 주식펀드로 6주 연속 자금이 유입됐으며, 채권도 하이일드를 중심으로 펀드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지난달에는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치인 58억달러가 신흥국 주식에 몰려 들었다.
이재훈 미래에셋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으로 들어오는 펀드자금 중 90%는 특정지역보다는 신흥국 전체로 분산돼 있다"면서"지난해 하반기까지는 채권이 강했다면 올해에는 하이일드 채권이나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의 자금유입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신흥국 주식에 대한 자산유입 강도는 0.88%로 선진국 주식의 약 10배에 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자금 유입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 자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은 13조50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주식 순매수자금은 10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외국인 순매도 금액 8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2040선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1100원 붕괴를 앞두고 있다.
외국인 이탈 우려가 컸던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올 들어서만 3조4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브라질에서도 보베스파 지수는 연초 이후 13% 올랐으며, 인도의 선섹스30지수와 터키의 XU100지수도 각각 16% 이상 상승했다. 같은기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주요 지수의 상승률은 7%로 신흥국의 절반에 못미쳤다.
통화가치도 가파르게 올라 멕시코의 페소화는 9% 상승했고, 브라질 헤알화 및 인도 루피화도 각각 달러 대비 8% 올랐다.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은 일차적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양적완화로 유동성이 넘쳐나는 데다 지난해부터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피로감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유럽 중앙은행(ECB)이 지난해말 1차, 2차 LTRO를 통해 1조유로 자금을 시중에 풀었고 미국은 0%에 가까운 초저금리를 내후년까지 유지키로 하면서 유동성 증가를 확대시켰다.
중국도 두 차례 지준율을 인하하는 등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바꿨으며, 일본도 대규모 채권 매입을 통해 시중에 돈을 풀고 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발 악재가 소강국면에 접어들었고, 선진국의 통화완화 정책으로 사실상 제로금리인 유로와 달러화로 위험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캐리투자를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유동성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경기회복이 더딘 선진국보다 바닥을 통과하고, 경기 회복조짐이 뚜렷한 신흥국에 투자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박 연구위원은 "돈에 꼬리표를 달고 오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유럽 재정위기로 빠져나간 유럽계 자금 대부분이 지난 2개월 동안 되돌아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펀더멘털에 비해 금리 수준이 여전히 낮고 환차익까지 거둘 수 있어 글로벌 자금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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