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금통위)⑤美·日경제위기는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의 결과
2011-12-13 06:00:00 2011-12-13 06:00:00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한국은행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는 국내 통화신용정책을 수립·심의·의결하고 국내 거시경제의 흐름을 조절하는 막중한 역할을 담당한다. 한은 금통위는 독립적 금리결정을 통해 '자본주의의 최대 적(敵)'으로 불리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예방·관리하고 국내 금융시장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국가 기구다. 그러나 최근 몇년간 물가가 치솟고 금융불안이 높아지면서 한은의 독립적 역할 수행이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여기에는 1년이 넘도록 금통위원을 공석(空席)으로 방치해 놓은 한은과 청와대 등 관계 당국의 무책임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 금통위원 공석에 따른 문제를 짚어본다. [편집자] ⑤
 
"중앙은행이 할 일은 파티가 시작될 때 펀치볼을 가져가버리는 일이다"
 
미국 FRB의 아홉번째 의장으로 1951년부터 1970년까지 무려 18년동안 재직한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은 중앙은행 역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중앙은행의 역할은 경제가 확장이라는 거대한 파티를 시작하려고 할때 선제적으로 파티의 흥을 깨는 긴축정책을 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자신의 임기내에 성과를 나타내고자 하는 정부나 정치인들은 파티가 깨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오히려 흥이 깨질때 마다 금리인하와 경기부양을 통해 파티를 이어가려고 한다.
 
이 때 중앙은행이 독립적이지 못하면 향후 경제전체를 어려움에 빠뜨릴 수도 있다. 경제전문가들이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요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 日 중앙은행과 정부 공조, 장기불황 초래
 
중앙은행의 금리정책 실기가 경제전체의 위기를 불러온 대표적인 사례는 1980년후반부터 시작된 일본의 장기불황과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다. 
 
일본에서는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일본 중앙은행이 엔고에 따른 불황을 저지하기 위해 장기간 저금리 정책을 지속했고 이는 자산버블 및 붕괴를 이끄는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당시 일본은행은 과도한 완화정책이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금리인상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정부에 의해 번번이 묵살됐다. 결국 빚이 늘어난 상황에서 일본은행은 뒤늦게 금리인상은 을 단행했고 이는 버블붕괴와 장기불황을 초래했다.
 
◇ 美서브프라임 위기는 연준의 저금리 탓
 
미국에서는 2000년 5월부터 12차례에 걸쳐 금리를 1%까지 인하해 과잉유동성을 불러왔고 이는 주택시장으로 흘러들었다. 이 상황에서 미국 주택시장의 붐이 침체된 미국의 경기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 경제인식이 형성됐고 미 FRB는 시장과 정부의 이러한 기대를 미리 차단하지 못했다.
 
결국 시장의 지나친 기대감은 도덕적 해이를 불러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저신용자에게까지 대출을 허용하는 도덕적해이를 불러왔고 결국 서브프라임 위기가 발생했다.
 
서브프라임 위기에 대해 미국 FRB는 시장의 기대를 지나치게 존중, 별다른 대응책을 강구하지 않아 현재와 같은 큰 위기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
 
◇ 한은, 일본 중앙은행과 비슷 '지적'
 
최근 한은 금통위에 대한 실기 비판과 함께 독립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아진 것은 실기가 지속될 경우 미국과 일본의 위기가 우리나라에서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때문이다.
 
특히, 한은 금통위의 의사결정이 장기불황을 야기했던 일본 중앙은행과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노무라증권은 한국경제가 1980년대 장기불황 당시의 일본과 유사하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특히, 이 증권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김중수 신임 총재와 사토시 스미타 당시 일본은행 총재가 정부와 정책 공조를 벌이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일본이 저금리정책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었던것은 재무부 차관 출신인 사토시 스미타 총재가 임명되면서 정부의 기대에 부응하는 통화정책을 펼쳤기때문이다.  또 일본은행 내에서 주도권을 잡은 국제파의 통화정책 국제공조론이 물가안정과 중앙은행 독립을 강조한 국내파를 압도했다는 점도 우리와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명박 정부 초기시절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국제금융전문가로 통한다. 또 금리동결시 주요 배경으로 김 총재는 대외불안과 국제 공조론을 강조해왔다는 것이다.
 
노무라증권은 "금리 인상이 너무 늦어져 저금리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시장에 형성되면 새로운 형태의 버블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중소기업이나 가계부채가 더욱 늘어나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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