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新빈곤층)①회사는 돈벌어도 내월급 제자리..'워킹푸어' 늘었다
2011-11-30 20:33:46 2011-11-30 20:35:09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신빈곤층'이란 용어가 처음 한국사회에 쓰인 것은 외환위기 이후인 지난 2000년부터였다. 몰락한 중산층이 새로운 빈곤층으로 등장했다. 2008년 이후 신빈곤층의 범위는 더욱 넓어지고 있다.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워킹푸어', 내집을 갖고 있지만 삶은 팍팍해진 '하우스푸어', 한평생 일하고도 가난하기만 '실버푸어', 출산으로 더욱 힘들어진 '베이비푸어', 수많은 스펙을 쌓고도 취업이 안돼 고시원을 전전하는 젊은 '스펙푸어' 등 신빈곤층은 자꾸만 늘고 있다. 2011년 말 신빈곤층의 현실을 다시 한번 짚어본다. [편집자] ①워킹푸어 
 
택배 배달일을 하는 김모(45)씨는 월급을 보면 한 숨 밖에 안나온다. 김씨가 택배 배달을 한 건 할 때 받는 돈은 900원. 밤 10시까지 뛰어다녀도 하루에 100건 채우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해서 받는 월급은 200만원 정도. 여기서 기름값과 식비, 차량수리비 등을 제하고 나면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150만원도 안된다. 물가는 치솟고 있는데 김씨 월급은 10년째 제자리다. 열심히 일하면 누구나 잘 살수 있다는 믿음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김씨처럼 열심히 일 해도 가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근로빈곤층, 이른바 '워킹푸어'가 늘고 있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의 '워킹푸어' 가구의 비율은 전체 근로가구의 71%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일하고 있는 가구원이 있지만 상대빈곤층(중위소득 50%이하)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구의 비율이다. 일을 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구가 많다는 것으로, OECD 평균인 62.8%을 훨씬 웃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이 같은 근로빈곤층은 2009년에 이미 328만가구를  넘어섰으며 실제로는 더욱 많을 것으로 보고있다.
 
또 저임금 근로자들은 경기가 나빠지면 바로 빈곤층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기때문에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기업 돈 벌어도 임금상승과는 무관한 탓
 
전문가들은 워킹푸어의 가장 큰 원인으로 기업의 이윤확대가 임금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기업들은 임금삭감과 구조조정이라는 비용 절감을 통해 몸집을 키웠지만 희생양인 근로자는 더욱 가난해졌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더욱 심화되고 있다. 노동생산성은 10%이상 증가한 반면, 기업이 지불해야하는 단위노동비용 즉, 임금은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단위노동비용증감률은 -6.6%였으며 2분기에는 -3.9%로 감소 폭은 둔화됐지만 마이너스 상태다. 지난 2008년 이후 단위노동비용증감률이 플러스(+)였던 적은 한 해도 없었다.
 
여기에 올 들어 4%대의 고물가는 근로빈곤층을 '두번 죽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국정감사 답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월평균 임금은 202만3000원으로 전년보다 3.2% 증가했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임금은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2.4%), 영국(2.2%), 독일(2.2%)에 한참 못미쳤을 뿐 아니라 일본(0.5%)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실질임금도 20008년 금융위기 이후 상승률 둔화가 뚜렷해졌다. 위기 이전인 2007년에는 3.4%로 미국(4.2%), 영국(5.5%)보다 낮지만 독일(1.7%), 프랑스(1.1%), 일본(-1.7%)보다 높았다.
 
하지만 2008년 들어 실질임금상승률은 0.6%로 둔화됐고 2009년엔 오히려 2% 하락했다. 이 기간에 실질임금이 우리나라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인 나라는 일본 뿐이다.
 
◆ 근로소득 비중 '6년來 최저'..소득간 양극화 '심화'
 
기업 이윤이 임금으로 이어지지 않다보니 소득간 격차는 벌어질 수 밖에 없었다.
 
국민소득 중 근로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노동소득분배율은 지난해 59.2%로 6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기업소득 비중이 31%로 6년래 최고를 기록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소득계층간 양극화는 더욱 심각하다. 지난 1분기 상위 10% 가구의 소득을 하위 10%소득으로 나눈 소득 10분위배율은 14.17배였다.
 
이는 상위 10%인 가구 소득이 하위10%보다 14배 많다는 의미로  통계청이 조사대상을 전국 가구로 확대한 2003년 이후 최고치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로 경기 둔화우려가 커지고 있어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은 고위관계자는 "최근 가계부채 문제는 빚 못지않게 실질소득 감소도 중요한 원인"이라며 "우리 경제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한계와 문제에 대해 논의가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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