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위기진단)⑧'널뛰기' 환율 10월에도 계속될까
2011-09-30 16:58:07 2011-09-30 17:03:43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유럽 재정위기에서 촉발되고 미국 더블딥 위기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글로벌 금융-재정위기가 최근 국내 금융시장을 패닉에 빠뜨리고 있다. 금융 패닉은 시장불안에 그치지 않고, 고물가와 가계부채, 재정과 경상수지 악화, 부동산시장 침체, 성장잠재력 약화 등으로 먹구름이 짙어가고 있는 국내 거시경제에도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글로벌 및 국내 경제·금융위기의 실체를 진단하고 해법을 찾아보는 기획을 연재한다. [편집자]⑧
 
올 상반기까지 하락양상을 보여온 원·달러 환율이 9월 중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불안감이 폭발하면서 하루 20~30원까지 폭등하는 급반전의 패닉 양상을 연출했다.
 
환율당국이 구두개입에 이어 외환보유액을 푸는 등 강력한 시장 개입에 들어가면서 외환시장은 '널뛰기' 장세로 바뀌기도 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가 계속되고 국내 경상수지 흑자폭이 대폭 줄어들면서, 환율 마지노선이 달러당 1200원을 훌쩍 뛰어넘어 연말까지 1300~1400원으로 치솟을 것이란 극단적인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올 초부터 한국경제 최대 이슈로 부각되는 물가의 최대 걸림돌이기도 한 환율이 향후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인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려있다.
 
시장에서는 상반기에 나타난 환율 안정 추세는 당분간 제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 재정위기 문제가 부각되며, 위험자산인 원화에서 달러·엔화 등 안전자산으로의 쏠림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기인한 바 크다.
 
9월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원·달러환율은 전날보다 4.60원(0.39%) 뛴 1178.10원을 기록하며 이틀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다만 환율이 그간 10원대 안팎의 큰 변동폭을 보여왔음을 감안하면 이날은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움직였다는 평가다.
 
그간 워낙 폭발적인 움직임을 보여온 데 따른 피로감과 연휴를 앞둔 관망세에 한 차례 쉬어가는 모습을 보인 것.
 
하지만 이런 완만한 추세가 10월에도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시행 불투명 ▲ 유로존 재정위기 지속→핵심 국가들로의 전이▲ 중국 등 신흥국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에 따른 긴축 지속 등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 또한 확대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서정훈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연구위원은 "그간 대내적 경제체질 개선이 장기 추세 상에서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면, 이젠 미국·유럽·중국 등에서 촉발된 핵심 리스크 요인들이 외환시장 악재로서 환율 하락을 제한하거나 상승으로 추세를 뒤집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기가 정상적으로 흘러간다면 한국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상 원화가 강세를 보여야 맞다.
 
하지만 최근 유로존 위기와 선진 경기 침체 우려로 원화를 포함한 이머징 자산이 꾸준히 청산되고 있어 당분간 원화 절상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팀장은 "장기적인 흐름에서 원화는 강세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게 맞다"면서도 "대외 불안요인이 워낙 심해 원화 '롱(매수)포지션'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장 일각에선 환율이 조만간 또 다시 1180원을 터치할 지 모른다는 우려가 일고 있지만, 정책당국이 이를 좌시하진 않을 것이란 시각도 만만찮다.
 
서정훈 연구위원은 "당국이 환율 안정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본다"며 이를 감안한 3, 4분기 평균환율 예상가격을 각각 1070원과 1050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낮춰 잡았다.
 
정부의 환율 개입은 지난 8월에도 잦았다. 코스피지수가 8월 한달간 12% 가까이 빠지며 외환시장 충격을 완화시킬 카드로 활용한 것이다.
 
9월 들어 그리스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우려가 가중되고 금융시장의 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될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실리고 있는 현 시점을 감안할 때 당국이 단호한 환율 정상화 의지를 10월에도 내비칠 가능성이 높다.
 
정미영 팀장은 "금융시장의 동태가 정상에서 위험수준으로 전환된 시점이 8월이었다면, 9월엔 모든 신용 리스크가 부각되기 시작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젠 정부가 위기감을 갖고 환율에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고공행진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공세적으로 환율을 조절해온 정부가 한달만에 유동성 위기에 허덕이는 수세의 상황으로 몰렸다는 의미다.
 
정 팀장은 "다만 당국이 환율에 섣불리 개입하기보다는 결정적일 때 집중적으로 달러를 팔고 빠지는 등 전략적인 스탠스를 취할 것"이라며, 외환시장이 충격에 빠질 경우 강력하게 대처하겠다는 시그널만은 확실히 보일 것으로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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