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유럽 재정위기에서 촉발되고 미국 더블딥 위기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글로벌 금융-재정위기가 최근 국내 금융시장을 패닉에 빠뜨리고 있다. 금융 패닉은 시장불안에 그치지 않고, 고물가와 가계부채, 재정과 경상수지 악화, 부동산시장 침체, 성장잠재력 약화 등으로 먹구름이 짙어가고 있는 국내 거시경제에도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글로벌 및 국내 경제·금융위기의 실체를 진단하고 해법을 찾아보는 기획을 연재한다. [편집자] ⑦
유럽 디폴트 우려가 다소 안정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유럽 주요은행들은 여전히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등 국제금융시장 불안은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신용위험도를 평가하는 기준의 하나인 외국환평형채권 가산금리와 CDS프리미엄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최근 한국물에 대한 CDS프리미엄이 치솟으면서 국가부도위험이 높아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됐다. CDS프리미엄은 등락을 보이면서 안정감을 찾고 있지만 불안감이 가신 것은 아니다.
한국의 국가부도위험은 사라진 것일까? 또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차입할 수 있는 '실력'(신용도)를 보여주는 가산금리에도 문제가 없는 것일까?
◇ 외평채가산금리 작년말보다 2배 껑충....이자부담 ↑
3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29일(현지시간) 외평채(2014년.4월 만기)가산금리는 전일대비 10bp오른 230bp을 기록했다. 이는 연중최고치로 6월말대비 70bp , 지난해말 90bp에 비해 무려 두배 이상 뛴 것이다. 2014년 9월 만기 외평채도 217bp로 지난 4월 18일 217bp 이후 5개월만의 최고수준을 나타냈다.
외평채가산금리란 정부가 발행한 외평채가 거래될 때 미국 재무부 채권 금리에 덧붙여 지불하는 가산금리(Spread)다. '외평채'는 외환보유고 확충을 위해 정부가 발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의 약칭이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8월초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두달새 150bp수준에서 90bp가량 뛰었다.
금융권관계자는 "외평채는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고 국채발행 국가와 채권자간의 수급에 따라 움직인다"며 "가산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국채 발행에 성공하기 위해선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이자를 얹어줘야 한다는 얘기다"고 말했다.
외평채 가산금리 뿐 아니라 5년물 우리나라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프리미엄도 29일 기준 195bp으로 높은 수준이다.연중 최고치였던 204bp 이후 27일 182bp로 떨어지면서 위험도가 크게 줄었으나 이후 192bp. 195bp로 다시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이는 말레이시아(168bp)와 브라질(189bp), 멕시코(188bp)등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CDS란 채권부도시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금융상품으로 거래할때 붙는 수수료가 CDS프리미엄인데 여기에 채권의 위험도가 반영돼 있다. 즉 프리미엄 상승은 위험도의 상승을 의미하며 그만큼 채권을 발행하려면 높은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물론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투자위험도가 과장돼 있다는 시각도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9일 한국이 유로존 위기가 확산되더라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의 단기외채 비중이 외환보유액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줄었고 유럽 각국이 달러자금을 회수할 경우 위험에 노출될 수 있지만 충분히 견뎌낼 수 있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7월말 국내은행(외은지점 제외) 의 단기외채 비중은 27.8%로 2008년 50%를 넘어선 것에 비해 훨씬 개선됐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국내은행의 단기외채 비중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재 은행권 단기차입의 60%정도가 외은지점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27.8%이라는 지표만으로 국내은행의 위험관리능력이 개선됐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이 단기 차입에 의존해 외화자금을 조달할 경우 자본이동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곧 외화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도 높다는 의미다"고 밝혔다.
구조적으로 한국 통화가 글로벌 통화가 아니기때문에 해외 자금경색에 취약할 수 밖에없다는 의견도 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는 글로벌 통화가 아니어서 밖에서 이동이 자유로운 통화가 아니다"며 "해외로부터 자금을 조달해야하는 근본적일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만큼 글로벌 시장이 위축됄때마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문제는 유로존 불안과 미국의 더블딥 우려로 불안한 글로벌 투자자들이 달러와 미 국채 등 안전자산에만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신 연구원은 " 대외불안요인이 단기간에 해결될만한 이슈가 아니기때문에 CDS와 외평채가산금리의 상승세도 지속될 수 있다"며 "자금 경색이 심화될 경우 우리나라가 자금을 조달하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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