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위기진단)①'비상경제' 선포한 정부, 쓸수 있는 카드 있나?
2011-09-28 11:41:42 2011-09-28 14:52:35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유럽 재정위기에서 촉발되고 미국 더블딥 위기로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글로벌 금융-재정위기가 최근 국내 금융시장을 패닉에 빠뜨리고 있다. 금융 패닉은 시장불안에 그치지 않고, 고물가와 가계부채, 재정과 경상수지 악화, 부동산시장 침체, 성장잠재력 약화 등으로 먹구름이 짙어가고 있는 국내 거시경제에도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글로벌 및 국내 경제·금융위기의 실체를 진단하고 해법을 찾아보는 기획을 연재한다. [편집자] ①
 
 
청와대가 지난 26일 글로벌 경제위기와 물가불안 등에 대처하기 위해 '비상경제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하면서, 정부가 내놓을 해법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최근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급변동과 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국내 주식·외환·채권 등의 금융시장 불안에 이전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우리 정부가 이같은 글로벌 위기에 적절히 대응하고 국내 금융시장과 거시경제 위기를 관리하기 위해 빼들 만한 카드는 어떤 게 있을까?
 
현재로선 외국인 자금 이탈과 물가 등 국내경제를 위협하는 요인 대부분이 대외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만큼, 정부 역할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다만 경제가 이처럼 비상형국으로 흐를수록 환율이 지속적으로 출렁일 수 있음을 감안, 당국이 환율 변동성을 완화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정부 대응책, 환율조절에 초점 맞춰질 듯
 
정진영 경희대 국제학부 교수는 28일 "외국인이 국내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빼들 카드가 많진 않지만, 외환시장의 추가적인 혼란을 막고 외환보유고를 적정 수준에서 유지하는 등의 역할이 제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시 말해 한국은행이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해 경제를 안정시키는 '통화정책'에 적극성을 띨 공산이 크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예가 당국의 환율 개입이다.
 
그러나 이는 자칫 원·달러환율 변동성을 더욱 키우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어, 환율 추이를 최대한 느슨하게 유지시키는 순발력과 타이밍이 필수다.
 
무엇보다 지난 주말처럼 정부가 환율 움직임에 과도하게 제동을 건 탓에 전날 원화가치가 2.5% 넘게 급락하는 등 '부메랑 효과'로 돌아와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원화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양의 달러를 시중에 풀면 되레 외환 리스크만 키울 수도 있다"며 "넉넉지 않은 외환 낭비를 최소화하는 방안도 함께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美 통화스왑 계약 연장도 방법
 
글로벌 경기가 보다 악화될 경우 지난 2008년 미국과 체결한 통화스왑 계약을 연장해 외화자금 조달 물꼬를 틔워주는 것도 방법이다.
 
통화조달이 원활해지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외환보유액 적정성 논란에도 얽매일 필요가 없어진다. 
 
정부는 현 외환보유고(약 3000억달러)가 위기 대응에 충분한 규모라는 입장이지만, 금융계에선 그 중 당장 쓸 수 있는 분량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반론도 만만찮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도 이날 한국은행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통화스왑을 보험에 비교하며 그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 국내경제 신인도 확보 노력 시급
 
국내경제에 대한 대내외적인 신뢰를 확보하려는 노력도 시급하다.
 
경기가 위태로울 때마다 외국 금융기관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국내 자금을 빼가고 국내 금융권은 달러 조달에 애를 먹는 구조다.
 
이를 막기 위해 중앙은행이 달러를 풀면서 자연스레 외환보유고를 쓰게 되고, 외인들은 국내 재정상황을 우려해 또 다시 자금을 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단기외채가 넘쳐나는 국내 금융기관들의 현 실정상 대외 악재에 취약할 수밖에 없어 정부가 국내경제에 대한 신인도를 넓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밖에 장기적으로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을 일정 부분 제한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정진영 교수는 "증시에 외국인 자금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와 있는 것도 위기 시 대응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며 "급하게 외인 비중을 줄이면 시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대응책으로서 모색해 볼만 하다"고 제안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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