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직격탄'..국내 기름값 심상치 않다
정유사 공급가 꾸준히 상승.."환율 급등 땐 국내 기름값도 따라 올라"
2011-09-21 15:59:04 2011-09-21 18:30:56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환율 폭등에 정유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기름값은 환율변동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유사들이 국내에 공급하는 가격은 2주 전 싱가포르 국제석유시장에서 거래된 제품(현물) 가격을 기준으로 환율 등을 반영해 결정된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국제 유가와 환율 등을 감안해 보통 일주일에 한 번씩 시장 주유소에 대한 공급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이달들어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부터 시장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5원 오른 1149.9원에 마감하며 3일째 연고점을 경신했다. 특히 지난 19일 24.50원, 20일 11.40원 오른 1148.40원으로 장을 마치면서 이달 들어 무려 95.6원 올랐다.
  
특히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 7월27일 1050원에 비해 무려 100원 가까이 올랐다.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지속되고 이탈리아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등 유로존 사태가 더욱 악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폭등세로 전환한 것이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폭은 1150선을 1차 저항선으로 보고 있으며, 이 선이 깨지면 환율은 1200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향후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팽배한 상황에서 환율의 급격한 변동성이 단기간에 완화되기는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주 정유사 휘발유의 공급가격이 전주보다 ℓ당 52.3원 오른 949.7원을 기록했다. 자동차용 경유 공급가는 51.5원 오른 973.6원으로 6주 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휘발유와 경유 공급가는 주간 공급가격 공개(2008년 5월 첫째주) 이래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지난주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된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 역시 전주 대비 ℓ당 7.0원 오른 1942.4원을 기록해 2주 연속 올랐다.
  
이는 국내 휘발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현물시장의 국제휘발유 가격이 2주 전인 8월 마지막주 배럴당 126.7달러로 전주 대비 약 6달러 오른 영향이 컸던 것이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국내 정유사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국제휘발유 가격에 연동돼 있지만,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기 때문에 환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국제 휘발유 가격이 안정되더라도 환율이 급등할 경우에는 국내 휘발유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를 달러로 구입하고 수출과 국내물량 모두 달러에 연동된다"며 "특히 외화 부채가 많아 원화 약세시 외화로 환산하는 손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유사들은 환율 급등이 장기간 이어지지 않는다면 환율 헷지는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수출비중이 60% 넘게 차지하기 때문에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어느정도 피할 수 있다"며 "다만 환율이 계속 오를 경우에는 국제가격이 비싸지기 때문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내부에 있는 환율 헷지 위원회에서 선물환 등 파생상품을 통한 환율 헷지를 꾸준히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율 상승으로 수입가격이 높아지면 그 상승분은 고스란히 소비자가격에 포함되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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