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올해로 집권 4년차를 맞는 이명박 정권은 지난 3년간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롯해 남유럽 재정위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북한의 연평도 도발 등 각종 희비 속에서 증시 또한 파란만장한 세월을 보냈다.
출발은 좋았다. 대선 때부터 '경제 대통령'을 기치로 내건 만큼, 시장은 17대 대통령을 한껏 반겼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 당일인 2008년 2월25일 코스피지수는 새 정부 출범 기대감에 1.34% 급등한 1709.13포인트를 기록하며 1700선을 단숨에 회복하며 출발했다. 과거 13~16대 대통령 취임 당시 지수가 하락 마감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전업종이 오름세로 장을 마친 하루로 기억됐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취임 후 불과 반년만에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1000선 아래로 주저앉는 폭락장을 연출하며 최악의 위기를 맞는다.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붕괴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지수는 10월27일 892.16포인트까지 추락하는 시련을 겪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듬해인 2009년을 MB정부의 위기 관리 능력이 빛을 발한 시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2008년 4분기 마이너스(-4.5%) 성장에 머물던 경제성장률이 2009년 0.2%로 회복된 데 이어 지난해 6.1%까지 성장폭을 늘리는 동안 증시도 가파른 상승흐름을 탄 것이다.
기업들은 잇따라 사상 최대 실적을 내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2010년 12월14일 코스피는 3년만에 2000선을 맞이한다. 연평도 포격 사태가 터지며 한 차례 휘청하기도 했지만, 외국인과 연기금을 비롯한 주도 매매세력은 국내 증시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며 상승을 견인했다.
꿈의 2000선을 돌파한 지수는 새해 들어서도 상승탄력을 유지한 채 사상 최고가인 2121.06까지 치솟았다.
2월 들어 중동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발발한 탓에 2000선을 다시 내주긴 했지만, 23일 종가인 1961.63은 이 대통령의 취임 당일 지수를 15% 가까이 상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859조원에서 1093조원(23일 현재)으로 27.2% 증가했다. 이집트 소요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코스피 시총은 1200조원을 넘보기도 했다.
◇ 증권街 "MB '기업 프랜들리' 정책 긍정적"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부장은 "국내 증시 입장에서 MB정부의 성적을 평가하자면 100점 만점에 70점은 줄 수 있는 수준"이라며 "특히 2009년 경제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거의 유일하게 플러스(+)권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임 부장은 "정부의 경기부양 노력에 외국인 자금 유입 등 대내외 호재가 어우러져 양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MB정부의 친기업 정책이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빨리 헤어나올 수 있게 만든 동인이었다"며 "이로 인해 외국인 시각에 신흥국 중 한국시장의 매력이 두드러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또 "외교적인 측면에서 대통령이 직접 비즈니스에 나선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홍 팀장은 다만 "전 정권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던 이유가 내수 부진이었는데, 현 정부에서도 수출 대비 내수 성장세가 더딘 점이 아쉽다"며 "결과적으로 호평을 얻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 MB 테마株는 시장 기대 못 미쳐
일명 'MB 관련주'군에 속하는 4대강·세종시·자전거 관련 테마주들은 썩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 초중반까지는 4대강 사업과 녹색성장산업 관련 정책이 중점 부각되면서 주가가 힘을 받았지만, 현재까지는 코스피 수익률을 하회하며 부진한 모양새다.
<MB 관련株 주가 흐름(`10년 10월~`11년 2월)>
<자료 : 대신증권>
임노중 부장은 "MB정권 초 자전거·발광다이오드(LED) 등 신성장동력 관련 분야 테마주들의 흐름이 좋았지만, 지금껏 뚜렷한 정책 성과가 없다 보니 주가 흐름도 여의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지금의 정보기술(IT)주들처럼 빠른 추세 대응으로 시장을 선점하면 아직 성공 가능성은 있다"며 "남은 임기 동안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4대강 사업의 경우 중소 건설사들이 덕분에 연명한 부분도 있어 장기적으로 더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홍순표 팀장은 "전체 시장은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하지만, 테마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 단타매매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경우가 많다"며 "반드시 정권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친화정책의 일환이었다는 점에서 MB주 성과를 부정적으로만 인식할 필요는 없다"며 "특히 자전거 관련 테마의 경우 경기진작과 관련된 종목군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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