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HD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 승부수…상선으로 위험 '흡수'
보유 도크 14개 중 최대 5개 특수선에 배분 계획
트럼프 기습 관세 인상 등 미국 돌발 행동 변수
증가하는 상선 생산성…특수선 불확실성 버팀목
2026-01-30 06:00:00 2026-01-30 06:00:00
이 기사는 2026년 01월 28일 15:1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통합 HD현대중공업(329180)이 함정 등 특수선 인프라 확장을 예고했다. 특수선 수주 상황에 따라 보유 도크 14개 중 최대 5개를 특수선 사업에 할당하겠다는게 회사의 계획이다. 특수선 도크 비중이 늘면 상선용 도크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지만, 실적 증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선 사업 생산성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어서다. 높아지는 상선 사업 생산성이 특수선 사업 확대 과정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사진=HD현대중공업)
 
특수선 도크 비중 확대 가능성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2월 HD현대미포조선을 합병한 후 특수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채비에 나섰다. 이를 위해 현재 2개인 특수선용 도크(선박 건조 구역)를 향후 특수선 수주 사정에 따라 최대 5개까지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과거 미포조선 중형 도크 4개 중 2개를 특수선용 도크로 변경할 계획이다. 중형급 선박이 많은 특수선은 중형 도크를 활용해 건조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또한 현재 유휴 상태인 현대중공업 도크 1개도 향후 특수선 도크 후보로 꼽힌다.
 
국내 조선업계는 미군 함정의 국내 건조 등 미국 특수선 시장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특수선 수요뿐 아니라 MRO(유지·보수) 등 관련 시장 규모도 세계에서 가장 크기 때문이다. 미군 함정을 국내에서 건조하는 방안은 첫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확정된 한-미 팩트시트(개요)에 따르면 양국은 미국 상선뿐 아니라 해군 함정 건조도 국내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개선책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미국 특수선 시장은 중국의 해군력 팽창에 대응하기 위한 재건 계획에 따라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선박 직접 건조는 미국 법률 등에 의해 제한되기 때문에 설계 참여, 부품 판매 및 MRO 등 우회 방식이 우선 진행 중이다. 미 특수선 MRO 시장 규모만 해도 연간 20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특수선 도크 비중을 높이는 계획도 시장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의사결정으로 풀이된다.
 
다만,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특수선 시장은 안보와 직결되기에 국제 정세 변화에 민감한 특성을 보인다. 미국을 겨냥한 특수선 사업의 성장성에 기대감은 여전하지만, 돌발 변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선제적으로 특수선 사업에 투자하고 투자금 회수가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현대중공업이 향후 수주 사정에 따라 특수선 도크 배분 계획을 유연하게 짠 것도 이러한 불확실성과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다.
 
미국의 예측하기 어려운 태도가 변수로 꼽힌다. 지난 2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에 대해 상호관세를 10%포인트 인상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방산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호흡으로 미국 특수선 시장 진출을 바라봐야 한다고 분석한다.
 
 
높아지는 상선 사업 생산성…특수선 부담 지지
 
특수선 사업의 불확실성을 안정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동력은 상선 사업 생산성이다. 상선 도크당 창출할 수 있는 매출과 수익성이 높다면, 변동성이 큰 특수선 사업에 도크를 더 배분해도 회사 전체의 수익성은 높아진다.
 
현대중공업은 상선 사업 생산성을 높여가는 추세다. 조선 특수를 맞아 선박 건조가 지난 몇년간 꾸준히 이어져 온 덕분이다. 생산성 향상은 수주잔고 회전율로 확인할 수 있다. 수주잔고 회전율은 쌓아둔 수주잔고가 매출로 전환되는 속도를 의미한다. 업계에 따르면 가동률과 회전율의 동반 상승을 이상적인 상황으로 꼽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중공업(합병 전)의 수주잔고 회전율은 3.6배로 직전연도 말 3.2배 대비 상승했다. 조선 등 수주업계에서는 수주잔고를 매출액으로 나눠 회전율을 구한다. 동시에 회사의 선박 건조 가동률은 94.6%에서 99.9%로 늘었다. 병목현상없이 안정적으로 회전율을 높이는 상황이다.
 
합병 전 미포조선의 생산성도 유사한 상황이었다. 같은 기간 미포조선의 회전율은 2.76배에서 3.12배로 늘었다. 미포조선의 가동률은 96.47%에서 100.15%로 뛰었다.
 
최근에 받은 수주 선박일수록 수익성이 우수하다.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가파른 수익성 증가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는 대목이다. 특수선 사업 확대에 대비할 수 있는 기초체력도 상선 사업에서 이미 확보됐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3분기 현대중공업 누적 영업이익은 1조4625억원으로, 직전연도(4230억원)보다 3.5배가량 늘었다. 반면 매출원가(25년 3분기 1조2976억원) 증가율은 8.6%, 판관비(25년 3분기 6275억원) 증가율은 9.2%에 불과했다.
 
HD현대중공업 측은 <IB토마토>에 "인력 채용 및 용접로봇 도입 등 생산성 향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공정 효율화를 위한 스마트 조선소 구축도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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