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마약안전기획관(가운데 왼쪽)이 10일 오전 청주 오스코컨벤션센터에서 마약류 예방·재활 전문인력 인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식약처)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마약류 안전관리 컨트롤 타워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단속과 처벌 중심의 대응 체계에서 벗어나 예방과 재활을 큰 축으로 하는 오남용 방지 청사진을 들고 나왔습니다. 마약류 오남용 예방부터 단약을 통한 사회 복귀까지 국민과 함께한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식약처는 10일 오전 청주 오스코컨벤션센터에서 마약류 예방·재활 전문 인력 인증제도를 통해 올해 인증을 취득한 예방교육강사 49명과 사회재활상담사 45명 등 총 94명에게 식약처장 인증서를 수여했습니다.
마약류 예방·재활 전문 인력 인증제도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교육과정 개발과 운영을,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평가와 인증 관리를 위탁 운영하는 구조입니다. 이날 인증서를 받은 강사와 상담사들은 교정청, 해군본부, 소방재난본부와 학교, 병원 등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들로 꾸려졌습니다.
예방교육강사는 학교와 군부대, 공공기관 등에서 마약류 오남용 예방에 대해 교육합니다. 사회재활상담사는 함께한걸음센터에서 진행하는 재활 교육과 상담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식약처가 이날 수여식에서 강조한 핵심 메시지는 '국민과 함께'였습니다. 강백원 식약처 마약안전기획관은 징벌적 색채가 짙었던 기존 행정에서 공동체가 예방과 재활을 거드는 기조로 옮겨 가는 것이라며 인증서를 받은 전문 인력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올해 정부 출범 이후 최초로 마약류 관리 기본계획 5개년 계획을 수립했고, 관련 부처가 합심해 마약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며 "과거 마약류 기본계획의 큰 핵심 철학은 단속과 처벌이었는데 앞으로는 이에 더해 정부가 예방과 재활에도 힘을 쏟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부가 예방과 재활에 힘을 쏟겠다는 부분의 주역이 오늘 인증을 받은 여러분"이라며 "오늘 받은 자격증은 자격증을 넘어 훈장이라 생각해 자부심을 가지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우리 사회를 빛낼 수 있게 헌신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습니다.
식약처가 마약류 대응 기조를 바꾼 건 사회 환경 변화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대검찰청이 발간한 '2024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마약사범 수는 2만7611명으로 단속 이래 최대였습니다. 지난해에는 2만3022명으로 소폭 증가하긴 했으나 올 9월 기준 누적 마약사범은 1만772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연령대입니다.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의 마약류 월간동향을 보면 지난해 39세 이하 마약류 사범 단속 인원은 전체의 63.6%로 집계됐습니다.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이 연령대에서 단속 인원이 60%를 넘긴 겁니다. 올해에는 9월까지 1만888명의 39세 이하 사범이 단속돼 2년 연속 60% 기록이 확실시됩니다.
젊은층에서 확산하는 마약류 오남용이 낮은 출생률과 맞물리면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게 식약처 해석입니다.
강백원 기획관은 "(마약류) 중독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저출생 문제가 심화하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어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때"라며 "중독자들이 더 이상 위험에 빠지지 않게 선제적으로 사회가 손을 내밀어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인증서 수여식에선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2025 마약 예방 활동 우수사례 공모전' 우수작 8점이 공개됐습니다. 식약처는 마약청정 대한민국 누리집에 우수작들을 게시하고, '2025 마약 예방 활동 사례집'도 제작해 전국 교육청에 배포할 계획입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