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올해 수입차 시장 판도가 정리되고 있습니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가 1·2위를 사실상 확정 지은 가운데, 테슬라도 3위 자리를 굳혔습니다. 다만, 하이브리드 강자 렉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중심의 볼보가 4위 자리를 놓고 연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어 관심이 쏠립니다.
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수입차 누적 등록 대수는 27만876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만9764대 대비 16.3% 늘었습니다. 그 중 BMW는 올해 1~11월 누적 7만541대를 판매하며 1위를 사실상 확정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내 수입차 시장 1위를 지키며 저력을 과시했습니다. BMW는 다양한 라인업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안정적인 판매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벤츠는 같은 기간 6만260대를 판매하며 2위 자리를 굳혔습니다. BMW와는 약 1만대 격차지만, 3위와는 확실한 차이를 유지했습니다. E-클래스의 꾸준한 인기는 벤츠의 세단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테슬라는 올해 판매가 크게 성장하며 지난해에 이어 3위를 확고히 했습니다. 1~11월 누적 5만5594대를 판매해 작년과 비교해보면 92.7% 증가했습니다. 지난달까지 수입차 판매 1위를 다섯 차례(5월, 7월, 8월, 9월, 11월)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신차 판매 효과에 더해, 전기차 시장 확대, 브랜드 인지도 상승, 충전 인프라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수입차 시장 4위 자리를 두고는 렉서스와 볼보의 경쟁이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렉서스는 1~11월 누적 1만3894대를 판매하며 4위를 지키고 있고, 볼보는 1만3388대를 팔아 근소한 차이로 5위에 머물렀습니다. 두 브랜드 간 격차는 불과 506대로, 12월 판매 실적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중심의 렉서스와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는 볼보가 각각 다른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앞세워 친환경차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습니다.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에 대한 우려 없이 연비 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많은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볼보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순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며 친환경 이미지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XC60, XC90 등 주력 SUV 모델들이 인기를 끌며 안전성과 북유럽 감성 디자인이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향후 마케팅 전략과 시장 상황에 따라 4위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수입차가 한국에 공식 진출한 지 30년 만에 올해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20%대에 진입했습니다. 해마다 12월은 신년을 앞두고 재고 할인 등 구매 혜택이 커지면서 수입차 판매가 급증하는 연중 최대 성수기인 만큼, 현재 추세라면 연말까지 수입 승용차 판매는 첫 30만대 돌파도 유력합니다.
과거 사치품으로 인식되던 수입차가 대중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풀이됩니다. KAIDA 관계자는 “수입차는 자동차 산업과 문화 전반에 걸쳐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며 소비자에게 다양하고 차별화된 선택지를 제공해 왔다”고 했습니다.
특히 올해 수입차 시장 규모가 늘어난 것은 전기차와 고급차 영향이 큽니다. 가성비를 강조한 전기차부터 1억원대 이상 고급차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한국에서 성과를 냈습니다. 테슬라와 폴스타 등 전기차 브랜드가 호실적을 이어간 가운데 비야디(BYD)가 한국에 진출하면서 신규 수요를 창출했습니다. 포르쉐와 랜드로버 등 고가 브랜드도 약진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