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고정금리 붙었다…복잡해진 대출 셈법
'고정금리 유도' 당국 권고·은행 전략에 혼란
"금리 역전 시기 다가와 변동금리 유리"
2024-05-24 13:48:56 2024-05-27 08:36:27
 
[뉴스토마토 민경연 기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격차가 줄어들면서 소비자 입장에선 다소 혼란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당장은 고정금리가 더 낮지만 앞으로 변동금리가 유리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고정금리 확대를 유도하는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대출영업이 더해지면서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는데요. 기준금리 하락기에는 변동금리 대출을 선택한 것이 유리할 수 있고, 현재 이자부담이 덜한 대출을 선택한 후 추후 금리 움직임을 확인한 후 대출을 갈아타는 것도 방법입니다.
 
변동·고정금리차 1%p 미만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형(신규 코픽스 6개월 기준)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8~6.48%로 고정형 금리(연 3.25~5.88%) 보다 높습니다. 금리 하단은 0.55%포인트, 상단은 0.6%포인트 차이가 납니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격차는 계속 좁혀지고 있습니다. 지난 3월 주담대 고정금리는 3.08~5.39%, 변동금리는 3.89~6.95%로 하단은 0.81%포인트, 상단은 1.56%포인트까지 벌어진 상태였습니다. 금리차가 줄어드는 요인은 은행채와 코픽스가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주담대 변동금리의 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5개월 연속 하락했습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입니다.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를 반영해 오르내립니다. 지난 16일 집계된 4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4%로 지난해 4월 3.44%를 기록한 후 최저치입니다. 반면 고정금리의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은 지난해 말 3%대에 돌입한 후 지금까지 3.8%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부터 기준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요. 은행들은 금리 인상기가 도래할 경우 변동형 금리를 낮게 잡고, 인하를 앞두고 있을 경우 혼합형 금리를 낮게 책정하는 방식으로 수익 극대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여기에 금융당국도 고정형(주기형) 주담대 비율 확대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당국은 지난해 금리 상승으로 인해 차주들의 대출이자 부담이 급증하자 고정형 주담대 비율을 확대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기존에 18% 수준이었던 고정형 주담대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이는 내용입니다. 고정형 대출 목표치에 순수고정형과 주기형(금리변동 주기가 5년 이상)만 포함하도록 했습니다.
 
은행들 역시 고정형 주담대 수요를 높이기 위해 우대금리를 적용하거나 가산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고정형 주담대의 금리를 낮췄습니다. 국민은행 KB주택담보대출 금리표에 따르면 금융채5년 기준 가산금리는 0.91%지만 신잔액코픽스 12개월 기준 가산금리는 2.1%로 2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기준금리 확인 후 대환할수도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월 말부터 3개월 연속해서 국내 예금은행에서 새롭게 공급한 주담대 변동금리 비중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1월 34.1%였던 변동금리대출 비중은 3월 들어 42.5%까지 늘었습니다. 전년 동기 20.6%와 비교해 2배 이상 늘었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국내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4분기로 예측하고 있는데요.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보다 낮아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 상승기에는 금리 상승을 방어할 수 있는 고정금리 주담대를 택하는 것이 유리하고, 기준금리 하락기에는 변동금리 대출이 유리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지금 당장 고정금리 주담대가 이자 부담이 적지만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면 변동금리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금리가 더 낮은 대출을 선택한 후 갈아타기(대환) 시스템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장 올해 하반기에 100% 내린다는 가정이 있다면 변동금리가 낫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금 낮은 고정금리를 선택한 후 3년이 지났을 때 다른 대출로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대환대출을 하거나 급격히 금리가 하락했을 때 중도상환수수료를 감안해 대출 갈아타기를 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올 1월부터 활성화된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이용하면 기존대출을 받은지 6개월 이후부터 금리가 더 저렴한 상품으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단 통상 원금의 0.6~0.7%가량 되는 중도상환수수료 득실을 따져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주택담보대출 고정형과 변동형 금리 차가 줄어들면서 대출을 받으려는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거리의 주택담보대출 홍보 전단 모습. (사진=뉴시스)
 
민경연 기자 competiti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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