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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에 불매운동까지…광고 역효과에 우는 유통가
이강인 논란에 아라치 치킨·파리바게뜨 곤혹
"인지도 쌓기 좋지만…까딱하면 역풍"
"캐릭터·가상인간 모델로…비용·리스크 줄어"
2024-02-20 17:09:46 2024-02-20 21:40:58
 
[뉴스토마토 김성은·이지유 기자]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발생한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 간의 물리적 충돌 여파가 유통업계로 일파만파 퍼지고 있습니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이강인 선수와 광고 계약을 체결한 기업에게 불똥이 튄 상황입니다.
 
광고 효과를 노린 기업들이 거액을 들여 '스타'를 기용하지만,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시 악플은 물론 불매운동으로 번지며 역풍을 맞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화에프엔씨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아라치 치킨은 홈페이지에서 이강인 선수의 광고 영상을 삭제했습니다. 이달 말 만료되는 이강인 선수와의 광고 계약은 연장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아라치 치킨은 '이강인 치킨'으로 인지도를 쌓았는데요. 축구 대표팀 불화설이 터지며 곤혹을 치르고 있습니다. 준결승 경기 전날 벌어진 선수들 간 몸싸움으로 주장인 손흥민 선수가 손가락을 다쳤고, 그 중심에 이 선수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순간에 이미지가 추락한 것입니다.
 
아라치 치킨 광고 영상에는 "이강인이 광고하는 치킨은 안 먹는다"는 내용의 댓글이 줄줄이 달려 있습니다. 아라치 치킨이 이강인을 광고 모델로 섭외하며 지출한 마케팅 비용은 6개월 기준 5억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2019년부터 이강인을 후원하고 있는 KT는 이강인이 나온 광고 포스터를 내렸습니다. 이강인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과 스폰서십을 맺은 파리바게뜨까지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파리바게뜨는 파리 생제르맹 경기 직관 투어 티켓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SPC그룹 관계자는 "파리바게뜨는 파리 생제르맹 구단과 '파리'라는 공통 명칭을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로서 글로벌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있다"면서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벤트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사생활·마약 등 바람 잘 날 없는 광고계
 
광고 모델에게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은 곧 해당 기업이나 제품의 이미지 실추로 이어지게 됩니다. 사안에 따라 불매운동으로 확산할 수 있어 파급력이 상당하죠. 특히 소비자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유통기업들의 경우 타격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연예계 마약 파동으로 유통업계가 고초를 겪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배우 유아인이 마약 상습 투약 혐의로 기소돼 충격을 안겼습니다. 광고계 스타였던 만큼 위약금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당시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를 비롯해 패션플랫폼 무신사, 이탈리아 명품 보테가 베네타, 오뚜기, 종근당건강 등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갑작스레 터진 연예인의 사생활 논란도 많았죠. 전 연인과의 문제로 배우 김선호는 도미노피자와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라로슈포제의 광고에서 배제됐습니다. 서예지는 유한건강생활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롯데GRS는 유튜브 웹예능 '가짜사나이'로 유명세를 탄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를 앞세워 롯데리아의 '밀리터리버거'를 홍보했습니다. 이근 전 대위가 채무 불이행 등 각종 구설수에 휩싸이자 광고를 중단했습니다.
 
(왼쪽)이강인 선수가 나온 아라치 치킨 광고 포스터와 (오른쪽)파리 생제르맹 관련 제품을 내놓은 파리바게뜨. (사진=아라치 치킨 SNS·파리바게뜨 홈페이지)
 
"인지도 급상승에도…리스크 너무 커"
 
제품 타깃층과 연관이 있는 톱스타나 유튜버 등을 광고 모델로 발탁 시 주목도를 확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이같은 역효과를 맞았을 때 기업들은 대응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다양한 광고 모델 섭외 경험이 있는 한 식품사 관계자는 "부정적 이슈가 터진다고 바로 광고를 차단하거나 계약을 파기할 수는 없다"면서 "계약상 수수료 문제, 에이전시를 통해 법적 문제를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통상 계약기간 동안 나갈 광고를 미리 촬영한다"며 "사안을 수습하고, 새로운 모델을 빨리 섭외해 광고를 만드는 과정에서 손해가 막심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더욱이 단기간에 인지도를 쌓길 원하는 중소업체들은 광고 모델비 지출을 과도하게 잡는 경향이 있는 만큼 불미스러운 사건 발생 시 피해가 더욱 큰 실정입니다.
 
한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이제 막 발을 내딛은 업체가 체급에 맞지 않는 광고 모델을 섭외하면 내외부 시선도 곱지 않다"며 "그럼에도 단기간에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무리한 광고비를 안고도 스타를 영입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캐릭터나 가상인간을 홍보에 활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캐릭터나 가상인간을 전면에 내세우는 사례가 많아졌다"면서 "아무래도 리스크가 적고 저예산으로 마케팅 효과를 낼 수 있어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김성은·이지유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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