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와이디, BW 흥행실패…실권 ‘폭탄’ 지배력 약화 우려
100% 청약 예고한 이일준 회장, 청약 여부 확인 불가
'B-' 등급, 청약률 9% 그쳐…대량 실권 가능성 높아
2024-02-21 06:00:00 2024-02-21 0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공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나선 디와이디(219550)가 구주주 청약 흥행에 실패하면서 대규모 실권 물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와이디는 BW 공모 발행에 앞서 대표 주관사인 A증권사와 잔액인수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전환가 기준 발행주식 총수의 70%에 달하는 BW물량과 실권 물량은 소액주주들은 물론 최대주주에게도 부담이 될 전망입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디와이디는 19일부터 이날까지 250억원 규모의 BW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합니다. 앞서 지난 14~15일 진행된 구주주 청약에서 모집한 금액은 23억원으로 총 청약률은 9.29%에 그쳤습니다. 
 
이일준 회장은 BW 공모 청약 당시 디와이디 지분율 12.71%를 보유하고 있었는데요. 최종 구주주 청약률이 최대주주 지분율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앞서 디와이디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최대주주인 이일준 회장이 배정된 BW를 전액 청약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회장이 확보한 구주주 우선청약금액 중 90%만 청약에 응했다고 가정해도 소액주주들의 청약 참여는 전무했다는 말이 됩니다.
 
디와이디 관계자는 “이일준 회장의 BW 청약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면서 “개인정보와 관련된 부분이라 공시 전에는 일부 청약 여부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디와이디의 경우 구주주 외 일반 공모청약도 부진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BW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행사 가능 물량이 많아 상당한 주식가치 희석이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BW의 행사가액은 676원으로 전일 주가(752원) 대비 10% 낮습니다. 다만 향후 발행 가능한 신주가 전체 발행 주식의 70%를 넘는 규모입니다. 현재 행사가 기준 주식전환 가능 물량은 최대 3698만2248주로 현재 발행주식(5228만6445주)의 70.73%에 달합니다. 
 
채권 이자를 기대하고 투자하기에도 리스크가 큽니다. 신용평가사들은 디와이디 공모 BW의 신용등급을 ‘B-’(투기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BW 공모 발행 흥행 실패로 이 회장의 지배력 약화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현재 이 회장의 디와이디 지분율은 12.90%입니다. 이 회장이 BW 공모에 100% 청약한 후 신주인수권을 행사했을 경우 지분율은 11.53%가 됩니다. 다만 이 회장이 100% 청약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지분율은 더욱 낮아질 전망입니다. 실권 물량을 인수한 대표주관사가 BW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할 경우 최대주주가 변동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디와이디는 BW 공모 발행 사실을 알렸을 때에도 소액주주들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삼부토건(001470) 인수합병(M&A)에 따른 부담을 소액주주들에게 전가한다는 지적이었는데요. 디와이디가 BW를 발행한 목적이 채무상환이기 때문입니다. 
 
디와이디는 BW를 발행해 조달하는 250억원 중 200억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합니다. 100억원은 디와이디가 보유 중인 삼부토건 주식 1000만주에 대한 주식담보대출을 갚기 위해서고, 100억원은 디와이디가 웰바이오텍(010600)을 대상으로 발행한 5회차 전환사채(CB) 상환 목적입니다. 해당 채무의 출처가 BW 대표주관사와 관계 저축은행입니다. 때문에 자금회수를 위해 소액주주들에게 빚을 떠넘긴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한편 BW 잔액인수 계약을 체결한 A증권사 역시 대규모 실권에 따른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BW 발행을 통해 채무를 돌려받을 계획이었으나 또 다른 채권으로 기존 채무를 상계한 꼴이 됐기 때문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A증권사들은 실권 물량을 인수할 때 일반 주주보다 저렴하게 인수하는데 도의적 책임 때문에 장내 매도보다는 블록딜을 선호하는 편”이라면서 “처분이 예정된 대량의 실권 물량은 채권 가격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삼부토건 사옥(왼쪽), 이일준 대양산업개발 회장. (사진=뉴시,AFC)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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