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확대 '위지윅', 주가 70% 급락…투자회사냐 '조롱'
5년간 법인 투자 1300억…타법인출자 60개
콘텐츠 제작 벨류체인 무관 투자 집행
VFX 등 영업적자 확대…주가 부진 지속
엔피 지분 매각 241억 현금 확보…작년 순익 급증
2024-02-14 12:00:00 2024-02-14 12:00:00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위지윅스튜디오(299900)는 컴퓨터그래픽(CG)·시각특수효과(VFX) 기술을 바탕으로 '승리호' '뮬란' '마녀' 등 프로젝트를 수주한 기업입니다. 하지만 2018년 12월 코스닥 상장 이후 본업보다는 기업 인수·합병(M&A) 및 기업 지분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커머스 사업 확장까지 계획하고 있는데요. 영업적자 악화일로 기로에서 회사 주가는 반토막을 넘어 70% 가량 급락한 상태입니다. 주력 사업을 등한시한 결과물에 대한 비난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2019년부터 5년간 투자 1300억원대
 
14일 위지윅스튜디오에 따르면 2019년부터 5년간 다른 법인에 투자한 금액은 1300억원에 달합니다. 2023년 3분기 보고서 타법인출자 현황에 따르면 위지윅스튜디오는 경영 참여 7개, 일반 투자 24개, 단순 투자 29개로 전략적 혹은 재무적으로 투자한 기업 수만 무려 60개입니다. 이중 경영 참여 7개 회사 중 래몽래인(200350)·엔피(291230), 일반 투자 24개 회사 중 셀바스AI(108860)·알비더블유(361570)가 코스닥 상장사입니다. 
 
위지윅스튜디오의 코스닥시장 신규상장기념식. 왼쪽부터 최규준 한국IR협의회 부회장, 김성태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보, 박관우 위지윅스튜디오 공동대표이사, 박인규 위지윅스튜디오 공동대표이사, 신원정 삼성증권 IB부문 대표, 송윤진 코스닥협회 부회장.(사진=한국거래소)
 
위지윅의 일부 투자는 콘텐츠 제작사 및 지식재산권(IP) 보유업체 투자를 통해 콘텐츠 제작 산업 벨류체인 구축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래몽래인 등과 같은 영화·드라마 기획 제작, 알비더블유와 같은 매니지먼트 등의 회사는 콘텐츠 제작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H&B(Health&Beauty) 커머스 기업 그레이스, 의료 솔루션 개발 기업 메라커, 음원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 온라인투자연계금융 플랫폼 줌펀드, 화장품 기업 룩스앤메이코스메틱, 수제맥주 기업 더쎄를라잇브루잉 등은 콘텐츠 제작과 무관해 보이는 기업입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지분 투자 및 인수합병과 관련해 "콘텐츠 제작 산업 벨류 체인을 넘어 커머스 산업까지 진행하려고 한다"며 "우리 기술의 CG를 입히고 생산 제품을 대중에게 선보여 소비에 따른 매출 발생 구조를 만들기 위해 기타 기업을 인수한 것이다"고 설명했습니다. 
 
본업 CG·VFX 사업 매출 53% 감소…3년째 적자 지속
 
위지윅스튜디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1798억원, 영업손실 250억원, 당기순이익 16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연결 매출액은 전년(1863억원) 대비 3.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0.4% 줄어들었습니다. 2022년 249억원의 영업적자에 이어 적자폭이 소폭 커졌습니다.
 
위지윅스튜디오가 기업 투자에 열을 올리는 사이 주력 사업 CG·VFX 및 VR·AR 등 가상화 영상기술 서비스의 매출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VFX 및 뉴미디어 부문 사업은 2023년 3분기 기준 매출액 85억원으로 전년 동기(181억원) 대비 53% 감소했습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드라마나 영화 제작 시장이 좋지 않아 볼륨이 많이 줄어든 건 사실이다"며 "합병 및 투자 회사와의 벨류 체인 작업을 작년에 진행하다 보니 해당 볼륨이 줄었던 건 맞지만 올해부터 투자 회사 간 자체 콘텐츠 수주를 본격적으로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지난해 2월 엔피 주식 371만7995주를 6486원에 팔아 241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바 있습니다. 당기순이익의 흑자 전환은 엔피 지분 매각에 따른 처분 이익 증가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영업이익 적자 전환과 당기순이익의 높은 이익 때문에 위지윅스튜디오가 주력 사업 보단 투자회사가 된 것이 아니냐는 조롱 섞인 비판도 나오는데요. 업계 관계자는 "수주를 통해 수익이 발생하는 회사의 공통된 고민이 수주에 대한 한계성이지만 결국 자체 기술력에 집중해 관련 산업으로 확장을 해야 회사 정체성을 잃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습니다.
 
위지윅스튜디오 주가는 본업 경쟁력 약화로 최근 3년 사이 연일 약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249억원 적자를 기록한 2022년에 이어 작년에도 25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면서 회사 주가는 2022년부터 올해 현재까지 70% 넘게 급락했습니다.
 
CG 1세대 대표 교체…공격적 투자 포석? 
 
위지윅스튜디오는 올해초 조성완·박인규 공동 대표이사로 조직구조를 재편했습니다. 국내 CG 1세대 박관우 공동 대표는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미래기술사업센터장을 맡았습니다. 
 
왼쪽부터 위지윅스튜디오의 조성완 신임 공동대표이사와 박인규 공동대표이사.(사진=위지윅스튜디오)
 
박인규 공동 대표는 자회사 엔피·래몽래인 인수 및 기업공개(IPO) 달성을 비롯해 5년여간 40여건, 총 2000억원에 이르는 기업 투자 및 인수 합병을 주도했습니다. 조성완 신임 공동 대표는 2021년 수석 부사장으로 합류 인수합병 후 통합관리(PMI) 및 조직 내부 관리 등을 담당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위지윅스튜디오의 구조 재편이 공격적 인수합병 및 지분 투자를 위함으로 해석했습니다. 
 
위지윅스튜디오 측은 "기존 박관우 공동 대표는 CG에 들어가는 인공지능(AI) 연구를 위해 센터장을 맡고 조성완 대표가 인사 쪽을 담당해 내부적으로 흩어진 조직을 단단하게 하기 위해 공동 대표로 선임한 것이다"며 "M&A를 본격화한다고 해석하기 어렵고 오히려 올해 줄이려고 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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