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 속 '시기상조'
D램 현물가격, 재고부담 개선세… 슈퍼사이클 기대감
AI 열풍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수요 회복세…내년 하반기께 업황 회복 전망
2023-12-21 13:03:04 2023-12-21 13:03:04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연말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업황 회복 시기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 공조 효과로 재고 정상화에 다달았고 AI(인공지능)서버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업황 회복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다만 감산 공조가 장기화하기 어렵기에 공급 감축 기조에 따른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빠른 업황 회복을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D램 현물 가격과 재고부담이 개선세를 보이면서 슈퍼사이클이 돌아올 것이란 기대감이 흘러나옵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D램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는 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 효과로 인해 공급이 줄어든 데 따른 영향입니다. 여기에 AI 열풍에 따른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회복되면서 반도체 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레거시(범용) 제품이 주를 이뤘는데요. 공급량이 많을수록 제품 가격 반등이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는 올초 감산에 돌입했는데요. 메모리는 고객사 재고 수준이 대체로 정상화된 가운데 시장 회복 추세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김동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12월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PC, 스마트폰 고객사로부터 D램, 낸드 주문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주문량이 기존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고 진단했는데요. 
 
이어 "이는 최근 1년간 D램, 낸드 평균판매단가(ASP)가 70% 하락하며 가격 메리트가 부각된 가운데 PC, 스마트폰 업체들이 보유한 메모리 반도체 재고 소진이 일단락되며 내년 상반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재고 축적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텔의 신제품 출시도 내년 반도체 수요에 긍정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무역협회도 1분기(1∼3월) 반도체 등의 수출 여건이 올해 4분기(10∼12월)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2024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에 따르면 반도체(103.4), 자동차·부품(102.4), 무선통신기기·부품(110.9) 등 8개 품목에 대해서는 내년 1분기 수출 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반면 고부가 제품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반도체 감산 공조가 약화된다는 점에서 가격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란 상반된 관측도 나옵니다.
 
결론은 내년 업황 회복이 기대되지만, 상반기까지는 시기상조라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로 갈수록 '업황 회복'과 함께 '공급 증가'가 동반되며 메모리 가격의 상승 탄력이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앞서 최태원 SK회장은 지난 18일 대한상의 송년 간담회에서 반도체 업황에 대해 "가능한 한 빠르게 내년 상반기 중에 회복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는데, 그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아직 전체적인 회복보다는 일부의 어떤 수요가 전체 마켓을 끌고 가고 있다"며 "D램은 나아지고 있지만, 낸드 쪽은 아직 거의 잠자는 수준"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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