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오는 11월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차기 회장 인선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올 들어 주요 금융지주 수장들이 교체되면서 쟁쟁한 민간 후보군이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지주를 리딩금융 반열에 올려놓은 윤종규 회장을 유력시하는 분위기입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이달 중순 정기이사회를 열어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 등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작업에 착수합니다.
4대 은행과 특수은행, 지방은행 등 11개 회원사 은행장으로 구성된 이사회와 현직 은행연합회장으로 구성된 회추위는 2~3차례 회의를 통해 롱리스트(1차 후보)를 추리고 자격 검증 과정 등을 거쳐 최종 후보 1인을 선정하는데요. 롱리스트는 내달 초에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민간 출신 후보 하마평에는 최근 용퇴한 금융지주 회장들이 거론되고 있는데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오는 11월20일 임기가 만료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1955년생인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11월 회장으로 취임해 회장과 은행장을 3년간 겸직했고, 특히 신한금융지주에 빼앗긴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하는 성과를 보여줬는데요. 지난 9년간 KB금융을 이끌면서 탁월한 경영 능력과 리더십으로 조직을 안정화하고 리딩금융그룹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은행연합회장은 정부와의 가교역할을 하는 만큼 은행권의 이해관계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요. 최근 비금융 사업 진출과 최고경영자(CEO) 징계 등을 포함한 내부통제 이슈가 최근 은행권 현안으로 떠오른 상태입니다.
윤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권 현안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 소신 발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국내 금융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순위권에 오르기 위해서는 개별 회사 노력 뿐만 아니라 당국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CEO 임기 관련해선 장기적인 투자 계획을 세우기 어렵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지배구조와 회장 연임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윤 회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만 윤 회장은 은행연합회 회장 도전 등 거취 질문에는 "생각해보도록 하겠다"며 말을 아낀 상태입니다.
지난해 말 사임한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손병환 전 NH농협금융 회장 등도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군으로 언급되고 있습니다. 역대 은행연합회 회장을 보면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을 거쳤던 이들이 주로 맡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치권이나 정부와 원활한 소통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관료 출신들이 부상했던 만큼 이번에도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신제윤·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등 거물급 인사들이 거론되는데요. 관치금융 등에 대한 비판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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