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제한 풀리는 단지들, 가격 고삐 풀렸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59㎡, 16억 최고가 경신
연말 장위자이 등 전매제한 해제…청약 차선책 떠올라
분양권 가격에 관심…실거주 의무 폐지 관건
2023-09-25 06:00:00 2023-09-25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김성은 기자]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던 지난해 말 분양한 단지들의 몸값이 수억원씩 크게 올랐습니다. 원자잿값 급등으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한 만큼 입주권 프리미엄이 뛰면서 연말 전매제한이 풀리는 단지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습니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등에 따르면 올해 말 '올림픽파크 포레온', '장위자이 레디언트' 등 서울 내 주요 단지들의 분양권 거래가 가능해집니다.
 
전매제한 기간을 대폭 축소하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이 4월 7일부터 시행되면서 수도권 아파트 전매제한 기간은 최대 10년에서 3년으로 줄었습니다. 공공택지와 규제지역이 아닌 과밀억제권역에만 해당할 경우 1년이며, 그 외 지역은 6개월입니다.
 
이에 따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을 재건축한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올해 12월 15일 이후 분양권을 거래할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올림픽파크 포레온 전용면적 59㎡ 입주권은 지난달 말 16억286만원(31층)에 팔려 최고가를 찍었습니다. 같은 평형대 20층 이상 분양가 10억4000만~10억6250만원과 비교하면 5억5000만원 가량 뛴 가격입니다.
 
(표=뉴스토마토)
 
비슷한 시기 인근에서 분양한 '강동 헤리티지 자이' 전용 59㎡ 입주권도 분양가 대비 1억~3억원 오른 가격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7월 계약한 4건 중 6억2400만원(9층)을 제외한 나머지 3건은 모두 9억원 초반에 팔렸는데, 지난해 12월 나온 분양가는 6억5485만~7억7500만원입니다.
 
이처럼 일부 단지에서 분양가보다 높은 가격에 입주권이 거래되면서 전매제한 해제를 앞둔 분양권에 이목이 쏠립니다. 서울 내 청약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수요자들이 분양권 매입을 차선책으로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는 11월 강동구 '더샵 파크솔레이유', 중랑구 '리버센 SK뷰 롯데캐슬'의 전매제한이 풀리며, 12월에는 올림픽파크 포레온, 강동 헤리티지 자이를 비롯해 '장위자이 레디언트' 등의 분양권이 시장에 나올 예정입니다.
 
냉각기 분양한 단지들, 지금은 가격 오름세
 
이들 단지가 공급됐던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는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냉각됐던 시기입니다. 집값 상승 기대감은 무너졌고, 집값 하락으로 분양가와 격차가 줄자 수요자들은 청약을 망설였죠.
 
한국부동산원 주간 통계 기준 수도권 아파트값이 16주 연속 상승하는 등 하반기 들어 시장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는데요.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단지들도 가격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청약 경쟁률은 19.4대 1로 선방했지만 계약 포기가 절반에 달했던 '마포 더 클래시' 84㎡ 경우 호가는 17억8000만~18억5000만원에 나와 있습니다. 같은 평형대 최고 분양가인 14억3100만원과 비교하면 3억~4억원 높습니다.
 
경기도 광명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또한 전용 84㎡ 입주권이 최고 분양가 10억4900만원보다 2억원 높은 12억4600만원에 지난달 팔려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동구 일대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가파른 원자잿값 인상으로 분양가 상승 기조가 당연시되는 데다 시장 회복에 따른 수요자 심리 변화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연말 주요 단지 분양권이 풀리면 공급 확대로 가격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전매제한 해제 시기 부동산 시장 상황을 봐야하지만 계속 가격 상승이 이뤄질 만한 요소가 없다"며 "분양권 매도자가 많다면 물량 확대로 오히려 가격은 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무엇보다 분양권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전매제한 완화와 세트로 묶인 '실거주 의무 폐지' 법안 처리가 필수입니다. 국회에서 논의가 계속 미뤄지는 가운데 실거주 의무가 있는 분양권은 사실상 거래가 불가하다는 게 업계 중론입니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실거주 규제가 풀리지 않아 사실상 거래가 안되고 다들 문의만 하는 상태"며 "이렇다 보니 분양권 호가도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백아란·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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