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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불통의 역사')②'국민 밉상' 카카오, 신뢰 회복 급한데 '헛발질'만 계속
문어발 확장·경영진 먹튀·서비스 장애…차갑게 식은 민심
AI·헬스케어 등 신사업에도 물음표…"내부 구조조정 우선"
"경영진 윤리의식이 이용자 자극…플랫폼 진정성 갖춰야"
2023-08-30 06:00:00 2023-08-30 09:22:39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한 때 '갓카오'라고 불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메신저 서비스 '카카오톡'을 필두로 택시, 대리, 결제 등으로 일상에 침투한 서비스들은 '카카오 공화국'을 형성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가 급성장 한 점 역시 카카오엔 호재였습니다. 코로나19의 수혜를 본 대표 플랫폼답게 카카오는 전자출입명부, 백신접종예약, 백신접종인증 등 편의 기능도 제공하며 '국민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가 '밉상'으로 전락하는 것은 한 순간이었습니다. 플랫폼 기업의 성장 공식대로 일정 규모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카카오가 수익화에 나선 순간 이용자들의 반감이 커졌습니다. '카카오가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프레임이 씌워졌고 카카오는 '초심 찾기'를 거듭 약속하며 쇄신에 나섰지만 번번히 헛발질에 그치고 있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지난 2021년 국정감사에 출석해 카카오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에 대해 "초심을 되찾겠다"고 약속했다. (사진=뉴시스)
 
여기에는 좋지 않은 타이밍도 작용했습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거론됐던 꽃·간식 배달, 미용실 예약 등의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하고 택시·대리운전 서비스에 관련한 갈등도 봉합해 갈 즈음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먹튀 논란'이 터졌습니다. 계열사의 거듭된 상장으로 주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 경영진의 대량 매도가 주주들의 분노를 불러왔습니다. 카카오 경영진들은 입을 모아 "주가가 일정 수준까지 회복될 때까지 최저임금만을 받겠다"고 약속했지만 퇴임과 함께 거액의 스톡옵션을 챙기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여론만 자극하고 있습니다.
 
이후에도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추진 논란,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 이용자 기만 논란 등 카카오에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는 일련의 사건들이 이어졌습니다. 계열사들의 독립적 경영을 장려했던 카카오는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라는 컨트롤타워를 만들고 모기업인 카카오의 대표를 수 차례 교체하며 경영 정상화와 이용자 신뢰 회복을 꾀했지만 카카오의 불운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죠.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의 화재로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의 모든 서비스가 최대 5일간 먹통이 됐던 초유의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것입니다. 사태 수습을 위해 카카오는 각 서비스별로 즉각적인 보상안을 제시했지만 이용자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회사가 부담하는 총 비용은 적지 않았지만 보상을 받는 이용자 입장에서는 크게 와닿지 않는 규모였기 때문입니다. 카카오가 모든 이용자에게 지급한 무료 이모티콘 3종만 보더라도 판매가로 환산할 경우 3000억원이 넘었지만 대중들은 카카오의 행태를 조롱하기 바빴습니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피해자지원협의체 구성 당시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나 위기관리 능력 없이 자기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진행하더니 정작 국민들은 이모티콘 3개의 보상,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어떠한 보상을 얼마나 받았는지조차 모르게 마무리가 됐다"고 질책했습니다. "업체의 실수로 항공편이 취소됐는데 비행기 푯값만 환불해주고 여행을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하는 태도와 다를 바 없다"고도 일침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카카오 서비스 장애 당시 남궁훈,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했다. (사진=카카오)
 
올해에도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금융 당국의 수사선 상에 올라있고,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논란 속에서도 굳건한 실적을 기록했던 경영 상황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카카오 음(음성 채팅), 카카오 온(구독), 카카오 뷰(구독 큐레이션) 등 업계 트렌드에 따라 출시했던 서비스들은 제대로 된 성과도 내지 못한 채 초라하게 퇴장하기도 했습니다.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목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헬스케어 사업에도 여전히 물음표가 남습니다. 네이버가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것과 대조적으로 카카오는 AI 사업을 담당할 내부 교통정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국내 120여개 기업이 참여 중인 '초거대 AI 추진 협의회'조차 동참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협의회 운영을 지원하는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의 조준희 회장이 "카카오의 구조조정 때문"이라고 배경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는데, 협의회 측에 따르면 카카오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은 하고 있지만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서 카카오브레인으로 AI 관련 업무가 이관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하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탐욕의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내기는커녕 설상가상의 상황이 지속되는 모양새입니다. 카카오의 위기는 결국 경영진들이 자초했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박주근 리더스인덱스 대표는 "일반 소비자나 주주들이 보기에는 경영진들의 윤리의식이 서비스 자체에 대한 문제보다 더 크게 다가왔을 것"이라며 "카카오에 대한 신뢰가 부족했기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다고 보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최 의원 역시 "국민의 힘으로 성장한 대기업이 창업자와 몇몇 추종자들의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됐다"며 비슷한 시각을 보였습니다. 
 
카카오가 국민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게 이용자들에게 다가가는 수밖에 없다는 조언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박 대표는 "카카오가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들이 실제로 그들에게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플랫폼은 아니다"라며 "플랫폼 자체를 좀 더 개방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일반 골목상권에서 카카오의 플랫폼을 활용해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불신만 가득한 지금의 상황에서 좀 더 개선된 결과를 얻을 것이란 의견입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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