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상속분쟁 법적공방 돌입…제척기간이 쟁점
서울서부지법, 변론준비기일 열어…세 모녀 측 "유언있다고 속아서 협의서 작성"
구 회장 측 "4년 경과 제척기간 지나"…녹취록도 관건될 전망
2023-07-18 15:18:05 2023-07-18 16:47:54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구 회장의 어머니와 여동생들이 제기한 소송의 첫 재판이 18일 열렸습니다. 세 모녀 측은 상소 재산 분할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구 회장 측은 이미 4년 전 합의를 거쳐 제척기간이 지났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언장 인지 여부와 제척기간이 법적 공방의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재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11민사부(박태일 부장판사)는 이날 고 구본무 전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와 두 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가 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회복청구 소송의 변론준비기일을 진행했습니다. 변론준비기일은 변론에 들어가기 전 원고와 피고 측 입장을 확인하고 심리와 입증 계획을 정하는 절차인데요. 원고와 피고 본인이 출석할 의무는 없어 구 회장은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사진은 2012년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구자경 LG 명예회장(앞줄 왼쪽 세 번째)의 미수연(米壽宴·88세)에 LG그룹 오너 일가가 참석한 모습. 구본무 LG그룹 회장(앞줄 맨 왼쪽)과 구본준 LG그룹 부회장(뒷줄 왼쪽 두 번째부터), 구광모 LG전자 상무,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뒷줄 오른쪽 두 번째) 등이 함께 등장한 사진으로는 유일하게 공개된 것이다.(사진=연합뉴스)
 
원고인 세 모녀 측은 "상속 협의 과정에서 구연수씨를 제외한 일부 상속인들과만 협의가 됐다"며 "나머지 협의에 참여한 상속인들도 이해와 동의가 없는 과정에서 협의가 이뤄졌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세 모녀 측은 "김영식·구연경 씨는 구 회장이 ㈜LG 주식을 모두 상속받는다는 유언이 있었던 것으로 기망을 당하고 속아서 협의서를 작성하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구 회장 측은 "구체적인 분할과 관련해 전원 의사에 따른 분할 협의서가 존재하고 그 작성 과정에서 어떤 문제도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구 회장 측은 "누구도 4년간 아무런 문제 제기도 하지 않았다"며 "협의서가 완성된 후 한남동 자택에서 원고들에게 분할 협의서를 읽어줬고 이는 원고들도 동의하는 부분"이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어 "2018년 12월 재산의 이전, 등기, 명의 이전, 공시, 언론보도 등이 이뤄졌다"며 "4년이 훨씬 경과해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기간이 지났기 때문에 사건이 부적합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제척 기간은 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법정 기한인데요.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권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상속권의 침해 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합니다. 
 
구 회장 등에 대한 상속 절차가 2018년 11월 완료됐고, 세 모녀가 소를 제기한 것은 지난 2월로 제척 기간이 훨씬 지났다는 게 LG측 입장입니다. 다만 제척 기간이 지났더라도 법원에서 유언장이 없었다고 인지한 시점을 기산점으로 받아들일 경우, 세 모녀 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구 회장 측이 상속세를 납부하고, 고 구 전 회장이 별세한 지 4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상속회복청구가 승소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 시각입니다.
 
양측은 강유식 전 LG경영개발원 부회장과 하범종 ㈜LG 경영지원부문장(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세 모녀 측은 증거로 가족 간 대화가 담긴 녹취록을 발췌해 제출하겠다고 했습니다. 반면 구 회장 측은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전체 파일을 공유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앞서 구 전 회장이 남긴 재산은 ㈜LG 주식 11.28%를 비롯해 모두 2조원 규모로, 구 회장은 구 전 회장의 지분 11.28% 중 8.76%를 물려받았습니다. 구 회장은 지난 2004년 큰아버지인 구 전 회장의 양자로 입적한 후 2006년부터 LG전자에서 근무했습니다. 김 여사와 두 딸은 ㈜LG 주식 일부(구 대표 2.01%, 연수씨 0.51%)와 구 전 회장의 개인 재산인 금융투자상품·부동산·미술품 등을 포함해 5000억원 규모의 유산을 받았습니다.
 
세 모녀 측의 요구대로 법정상속 비율이 '1.5대1대1대1'로 조정되면 구 회장의 지분율은 현재 15.95%에서 9.70%까지 내려가게 됩니다. 반면 김 여사의 지분은 현재 4.20%에서 7.96%로 늘게 됩니다. 큰 딸 구 대표(2.92%)와 연수씨(0.72%)지분도 각각 3.42%, 2.72%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세 모녀 지분을 합치면 14.1%로 구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수준이 됩니다. 
 
다음 변론 기일은 10월5일로 잡혔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