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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은 거들 뿐…메타버스, 여전히 전망 밝아"
"코로나19 시기 거품 완전히 꺼져…웹3.0 전환 일환으로 봐야"
컴투버스 등 국내 서비스, 잇단 출시 예고
정부, '메타버스 가이드라인' 막판 조율…상반기 발표 어려울 수도
2023-06-07 16:18:28 2023-06-07 16:18:28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애플이 9년 만의 신제품,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를 공개하자 세간의 시선이 메타버스로 쏠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창기 전세계적인 열풍이 일었던 메타버스는 챗GPT의 출현 이후 관심이 급격히 줄었는데요. 모바일 시대를 개척했던 애플이 메타버스와 맞닿은 신제품을 내놓은 만큼, 시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모처럼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입니다. 다수의 메타버스 산업 관계자들은 "비전프로가 메타버스 서비스들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는 긍정적 역할을 하겠지만, 과거와 같은 신드롬 수준의 인기는 재연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애플 비전프로, '레디플레이어 원' 현실화에 촉각
 
애플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에서 열린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MR 헤드셋 비전프로를 공개했습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맥이 개인용 컴퓨팅 시장을 열었고 아이폰이 모바일 컴퓨팅을 개척한 것처럼 비전 프로는 공간 컴퓨팅 시대를 견인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애플의 신제품 '비전프로'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AP)
 
과거 가상현실(VR) 헤드셋이 출시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비전프로의 성패도 킬러 콘텐츠의 유무에 달려있습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잘 구축된다면 영화 '레디플레이어 원'이 현실화 될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배경인데요, 그 촉매제 역할을 메타버스가 하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관련 업계에서는 "비전프로가 메타버스 산업 생태계를 획기적으로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비전프로의 출시가 1~2년 정도 일렀다면 교육, 의료 등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을 수도 있겠지만, 메타버스 거품이 꺼진 지금은 파괴력이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란 시각입니다. 
 
"메타버스는 개념…웹3.0 전환은 지속"
 
다만, 이들은 비전프로가 메타버스 플랫폼 혹은 솔루션을 다양하게 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떤 개념에 불과했던 메타버스가 새로운 플랫폼으로 오인되면서 투자와 관심이 몰렸던 것은 사실"이라며 "전체적으로는 웹3.0으로의 전환 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메타버스에 대한 열기가 꺼졌음에도 모바일 중심의 웹2.0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웹3.0으로 넘어가는 흐름은 변함이 없을 것이고,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증강현실(AR) 등 다양한 기술들이 융합되면서 전에 없던 서비스들이 계속해 등장할 것이란 설명입니다. 
 
이는 국내 주요 ICT 사업자들이 메타버스 사업을 지속하고 있는 이유와도 연결이 되는데요. 통신3사는 SK텔레콤(017670)의 '이프랜드'를 필두로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고, 게임사 중에서는 컴투스(078340)가 조만간 '컴투버스'를 론칭합니다. 컴투스 관계자는 "오피스 월드를 시작으로 서비스들을 순차로 선보이게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막바지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론칭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메타버스 가이드라인' 상반기엔 나오나? 
 
정부 역시 보조를 맞추고 있습니다.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앞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메타버스가 갖고 있는 잠재력, 플랫폼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은 분명히 있다고 본다"며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갈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메타버스가 챗GPT와도 결합해 굉장히 큰 효용성을 가져올 수도 있다"며 "AI 기술들이 메타버스 산업에서 발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올 상반기 내에는 반드시 '게임물과 메타버스 구분 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는데요. 당초 지난해 말까지 마련하기로 한 가이드라인은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올 상반기까지로 논의 시점을 연장한 상황입니다. 다만 현시점에서는 이달 안에 발표가 가능할 지도 미지수입니다. 과기정통부 등에 따르면, 아직까지 부처 간 협의를 진행 중으로 세부 발표 일정 역시 정해진 바 없습니다. 게임물이 포함된 메타버스에 대한 게임산업법 적용 여부, 자율규제를 통한 관리 여부 등이 여전한 쟁점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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