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고금리 부담에…신탁사도 '삐걱'
신탁사 1분기 영업익, 전년비10%↓…대토신·코람코 등 70%대 급락
개발사업 부실시 신탁사 직격탄…한토신, 회사채 미매각·신용도 하향
2023-05-25 06:00:00 2023-05-25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김성은 기자] 고금리에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며 부동산 신탁사들도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증가한데다 공사비 조달 부담까지 높아지면서 재무 안정성이 줄어드는 등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까닭입니다.
 
2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한국자산신탁·대한토지신탁·하나자산신탁·코람코자산신탁 등 국내 부동산 신탁사 14곳의 올해 1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2353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아파트 공사현장 모습.(사진=뉴스토마토)
 
영업이익은 전년동기(2616억원)보다 10.06% 감소한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967억원에서 1817억원으로 7.61% 줄었습니다. 과거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차입형토지신탁과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을 중심으로 수익을 올렸던 신탁사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인상으로 신규 분양과 사업이 줄어들며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상황입니다.
 
특히 대한토지신탁의 경우 영업이익이 159억원에서 36억원으로 1년 전보다 77.3% 급감했으며 리츠부터 부동산개발까지 부동산 전반에 대한 업무를 영위하는 코람코자산신탁의 영업이익 역시 407억원에서 118억원으로 70.98% 쪼그라들었습니다.
 
자산규모가 가장 큰 한국토지신탁의 영업이익은 114억원에서 72억원으로 36.4%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82억원에서 76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이밖에 교보자산신탁(42억원), 무궁화신탁(109억원), 우리자산신탁(237억원), 신한자산신탁(228억원) 등도 1년 전보다 각각 60.7%, 39.6%, 12.9%, 10.7% 감소했습니다. 부동산 가격 하락과 거래 감소로 인해 수익이 줄고 신규 분양과 수주도 부진해진 결과로 분석됩니다.
 
이익창출력이 저하하면서 신용도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한국토지신탁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차입형개발신탁 수주 감소로 개발신탁보수와 이자수익이 감소한데다 자산건전성지표도 저하됐다는 판단입니다.
 
신규 분양 줄고 수주도 부진…자금조달도 어려워
 
통상 부동산 신탁은 크게 신탁사가 사업비를 직접 조달해 짓는 ‘차입형 토지신탁’과 시공사의 책임준공을 확약하는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으로 나뉘는데 각각 분양시장과 시공사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미분양이 나거나 사업장의 시공사 부도위험도 높아지면서 부동산신탁사가 부담하고 있는 우발부채도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섭니다.
 
한신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한토신의 고정이하자산 규모는 4310억원으로 전년말(3863억원)에 비해 11.6% 증가했으며 고정이하자산에 대한 커버리지 비율(대손충당금/고정이하자산)은 22.7%로 차입형개발신탁 사업을 주로 영위하는 한국자산신탁(51%·전년말 기준), 코람코자산신탁(63%)에 비해 낮았습니다.
 
여윤기 한신평 수석 연구원은 “주택 분양경기 저하, 급격한 금리 상승 등으로 건설사의 사업변동성과 재무적 불확실성이 증가했다”면서 “(충당금 적립 수준이 미흡할 경우) 유사시 대손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서 먹거리 찾아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한토신의 경우 순천 왕지 트리마제 공동주택, 당진 수청1지구 센트레빌 르네블루 공동주택 운영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는데, 22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330억원 주문을 받는데 그쳤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경기 둔화와 자금시장 경색으로 신탁사들은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와 리츠 등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형국입니다. 앞서 코람코는 지난 22일 신월시영아파트 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 KB부동산신탁과 ‘신탁방식 재건축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대토리츠로 공공주택 공급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 한국토지신탁은 창신9·10구역과 ‘신탁방식 도시정비사업’ 협약을 체결했으며 대한토지신탁과 교보자산신탁은 각각 남양주 퇴계원 1구역 재개발 예비신탁사, 평내 진주아파트 재건축 사업대행자로 선정됐습니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신탁사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부동산신탁사의 수익성은 분양 등 부동산 시장 상황과 따로 놓고 볼 수 없다”면서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 부동산신탁사의 신규 수주는 당연히 줄고 대손 부담은 늘 수밖에 없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김성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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