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근육량 적은 비만일수록 근육에 지방 축적될 위험 '4배'
만성염증·인슐린 저항성 위험↑
2023-05-24 06:00:00 2023-05-24 06:00:00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노화와 신체활동 감소로 근육량과 근기능은 줄어드는 반면 지방량은 늘어나는 근감소성 비만 환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근감소성 비만 환자의 근육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정창희·조윤경, 건강의학과 김홍규 교수팀은 근감소성 비만 환자가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처럼 근육에 지방이 축적돼 근육의 질이 저하되는 '근지방증(myosteatosis)'이 발생할 위험이 일반인보다 약 4배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근지방증은 당뇨병, 비알콜성 지방간, 심혈관질환 등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지는데 이번 연구로 근감소성 비만 환자에서 근지방증 위험이 높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것입니다. 
 
근감소성 비만은 지방 독성, 만성염증, 인슐린 저항성 등을 유발할 수 있고 그 결과 정상 근육의 양과 기능이 함께 저하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근지방증은 근감소성 비만의 진행경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최근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만 위험성의 생체지표로 간주되는 체지방이나 내장지방보다 근육에 지방이 침투하는 근지방이 더 위험인자로 간주하는데요.
 
각각의 근육 세포 내부에는 에너지를 만드는데 사용할 수 있는 소량의 건강한 지방이 자연적으로 존재하지만 문제는 세포 외부와 근육 섬유 및 근육 다발 주위에 축적되는 과도한 지방입니다.
 
일부에서는 고질적인 건강문제, 조기 사망과 근지방이 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체지방이 높아 비만으로 분류되더라도 근지방이 낮으면 상대적으로 건강한 경우가 있는 반면 체지방이 낮아도 근지방이 높으면 사망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또한 근지방이 축적되는 것은 다른 건강 문제가 내제돼 있을 가능성도 염두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즉 근지방은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고, 건강상의 다른 문제로 인해 활동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심장 문제나 당뇨병이 있는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근지방증은 대장암의 예후인자로 보고 근지방 지수(SMD)는 조기진단의 지표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대장암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암에 의한 염증성 반응은 면역 조절 인자인 사이토카인을 분비하는데 이는 근육에 지방이 쌓이는 근지방증을 유발해 대장암의 예후인자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전경 (사진=서울아산병원 홈페이지)
 
"대사 건강 위해 근육의 질 관리해야"
 
이번 연구는 2012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가운데 간이나 심혈관 등에 질환 발생 이력이 없는 1만3612명의 복부 CT 영상을 분석한 것으로 미국비만학회 발간 국제학술지 '비만(Obesity, 피인용지수 9.298)'에 게재됐습니다.
 
연구팀은 근감소성 비만과 근지방증은 부정적인 시너지를 유발할 수 있어 대사 건강을 위해 근육의 질을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영상 자동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해 전체 복부 근육을 건강한 근육과 건강하지 않은 근육 등으로 세분화한 다음, 전체 복부 근육에서 건강한 근육이 차지하는 비율인 좋은 근육량 지표를 개인별로 산출했습니다. 좋은 근육량 지표가 가장 낮은 4분위(남성 73.56% 이하, 여성 66.97% 이하)에 속한 사람은 근지방증이 있는 것으로 간주했는데요.
 
근감소증은 골격근량을 체질량지수(BMI)로 조정한 값을 기준(남성 0.789 미만, 여성 0.512 미만)으로 판단했으며, 비만은 체질량지수가 25kg/m2 이상인 경우로 정의했다. 근감소증이 동반된 비만 환자를 근감소성 비만으로 간주했다.
 
분석 결과 근지방증을 가진 비율이 근감소증도 비만도 아닌 정상 그룹(310명)에서는 17.9%였던 반면, 근감소성 비만 그룹(9353명)에서는 54.2%로 나타났습니다. 정상 그룹에서 근지방증이 발생할 위험을 1로 보았을 때, 근감소성 비만 그룹에서 근지방증이 생길 위험은 3.7로 두 그룹 간 4배가량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정창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근지방증과 근감소성 비만은 서로 부정적 시너지를 내기 때문에 대사 건강을 위해서는 내장지방을 감량하는 것뿐만 아니라 근육의 양과 질을 함께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홍규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교수는 "질 좋은 근육을 늘리기 위해서는 유산소 운동과 더불어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개인 몸 상태에 따른 적절한 운동 비율과 강도를 지키며 운동을 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