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는 크게 인공지능(AI),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 등 분야 등에서 발굴될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후 글로벌 광폭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동선을 살펴보면 모두 이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있는 분야와 연관이 있습니다. 특히 이번 미국 출장의 경우 22일간 장기 해외 강행군으로, 반도체를 이을 차세대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이 회장의 고심이 엿보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우선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는 AI와 로봇 분야로 모아지는 기류입니다. 이 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에서 AI 분야 '구루'와의 교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AI 활용을 위한 의견을 나누고, 삼성전자와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회장이 만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엔비디아 등도 대표적인 AI기업입니다. 생성형 AI인 '챗GPT'로 촉발된 전 세계 AI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도 AI 칩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앞서 이 회장이 로봇과 AI 등에 240조원의 투자를 예고한 후, 삼성전자는 로봇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인재 채용을 시작하고 있는데요. 이 외에도 시스템반도체·바이오·차세대통신 등을 삼성의 미래 먹거리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CES2023에서 "신사업 발굴 첫 행보는 로봇 사업"이라면서 로봇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반도체 성공 DNA, 바이오 신화로"
바이오 산업의 경우 '제2의 반도체' 신화를 만드려고 주력 중입니다. 이 회장은 출장 기간 동안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인 미국 동부를 찾아 글로벌 빅파마, 바이오 벤처 인큐베이션 회사 등 바이오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의 최고경영자(CEO)들과 연쇄 회동했습니다. 글로벌 제약사와 잇따라 접촉하며 '바이오 신화'를 써내려가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되는데요.
호아킨 두아토 J&J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 BMS CEO,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 등과 각각 만나 바이오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발굴을 위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 중 J&J는 창립 140여년의 글로벌 탑티어 제약사로 삼성의 주요 고객입니다. BMS는 2013년 삼성에 의약품 생산 첫 발주를 해 바이오 사업 토대를 마련해준 기업입니다.
삼성은 오래 전부터 바이오 사업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는데요. 바이오 분야를 이른바 '신수종 사업'으로 꼽고 시장 개척에 착수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잇달아 설립하며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는데요. 바이오를 반도체에 버금가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자는 이 회장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회장은 "출발점은 중요하지 않다. 과감하고 끈기 있는 도전이 승패를 가른다"며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삼성 측은 "이 회장이 바이오 업계 리더들과 연쇄 회동을 한 것은 바이오산업 전반에 걸쳐 글로벌 협업을 한층 강화해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연합뉴스)
전장용 시스템반도체, 차세대 먹거리…전장 사업 확대 예고
전장용 시스템반도체 분야 역시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했습니다. 이 회장은 미국 출장 기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만나 미래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알려졌습니다. 이 회장이 머스크 CEO와 별도 미팅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삼성과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 반도체 공동 개발을 비롯해 차세대 IT 기술 개발을 위한 교류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는 테슬라의 완전자율주행 반도체 생산 경험을 토대로 자율주행 카메라와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모빌아이'의 고성능 반도체 위탁 생산 주문을 따내는 등 전장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리서치앤드마켓 등에 따르면 전장 반도체를 포함한 글로벌 전장 부품 시장은 오는 2024년 4000억달러(약 520조원), 2028년 7000억달러(약 9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외에도 이 회장은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지인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삼성의 5세대(5G) 이동통신 및 정보기술(IT) 기기 세일즈에 나선 바 있는데요. 5G 네트워크, 사물인터넷(IoT), IT 시스템 통합 등 ICT(정보통신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산업 분야 협력 강화를 모색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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