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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 앓던 바닷속 민둥산 '갯녹음'…우거진 바다숲으로
바다사막화 보목동 섶섬 인근 해역에 '해조류' 풍성
바다숲 사업 성과 방증, 건강한 해양생태계 되돌려
전국 연안 37%, 여전히 갯녹음…꾸준한 복원 절실
'바다숲' 블루카본 잠재력 부상…탄소흡수원 가치↑
2023-05-14 16:53:56 2023-05-14 17:03:18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산림이 사라진 민둥산처럼, 수년 전 바다사막화(갯녹음) 현상을 보인 제주도 서귀포시 보목동 앞 바다가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보목동 섶섬은 생물종다양성 가치가 높은 외형의 모습과 달리 수중 속 해조류가 사라지는 갯녹음으로 바다생물의 생존이 위협받던 곳입니다.
 
해양수산부와 한국수산자원공단이 보목동 섶섬 인근 해역에 바다숲 사업을 조성한 때는 2014년부터 4년간. 바다숲 사업은 바닷속 자연암반에 해조류를 이식하거나 해조류 부착기반의 인공어초를 설치하는 방식입니다. 직접이식 뿐만 아니라 해조류 포자확산을 유도하기 위한 시설 등 자연암반을 활용하는 비율도 높이고 있습니다.
 
3.18㎢ 바닷속에 식목일처럼 나무를 심 듯 해조류 포자확산을 위한 바다숲 사업을 진행한 결과, 섶섬 일대 바닷속은 씨드뱅크(Seed Bank) 유지로 감태, 넓은게발 톱니모자반 등 물고기가 서식할 수 있는 해조류가 풍성해졌습니다.
 
바다숲 사업이 우거진 바다숲으로 되살리고 건강한 해양생태계로 돌리는데 일조했다는 방증입니다.
 
산림이 사라진 민둥산처럼, 수년 전 바다사막화(갯녹음) 현상을 보인 제주도 서귀포시 보목동 앞 바다가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사진은 보목동 앞 바다의 바다숲 조성 전(좌)과 후(우) 모습. (사진=한국수산자원공단)
 
5년간 연안 생태환경을 보면 바다숲 사업지인 평균 해조류 생체량은 2018년 515g/㎡에서 2022년 983g/㎡로 늘었습니다. 바다숲 사업지의 해조류 총량이 190.9% 증가한 것입니다.
 
아울러 생물다양성인 바다숲 사업지의 종다양도는 2021년 때와 달리 1년 새 108.2% 늘었습니다. 갯녹음은 지난 5년 동안 8.8% 감소했습니다.
 
최용우 한국수산자원공단 생태복원실장은 “해양생태계 문제를 해소하고 갯녹음을 제어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 바다숲 사업이다. 사실 1990년대 갯녹음 발견 때와 달리 바다숲 사업은 늦은 2009년부터 시작했지만 갯녹음 현상이 5년 동안 8.8% 줄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육지의 숲은 산불로 인해 소실되면 육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복원 사업 추진을 위한 노력의 공감대가 형성되지만 바닷속은 잘 보이지 않아 다소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해수부와의 노력으로 13~14년째 해온 결과 중 하나가 섶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럼에도 동·서·남·제주별로 다양한 바다 특성을 지닌 우리나라는 갯녹음 원인이 달라 바다생태계의 복원과 꾸준한 바닷속 관리 강화가 요구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국 연안 37%는 여전히 갯녹음 현상으로 해양생태계의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육지로 따지면 전국 숲 37%가 민둥산인 셈입니다.
 
산림이 사라진 민둥산처럼, 수년 전 바다사막화(갯녹음) 현상을 보인 제주도 서귀포시 보목동 앞 바다가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사진은 최용우 한국수산자원공단 생태복원실장 모습. (사진=해양수산부 공동취재단)
 
특히 바다숲의 중요성은 해양생태계뿐만이 아닙니다. 자동차 1대당 2.4톤의 탄소 배출을 가정할 경우 약 4만대의 탄소 배출량이 상쇄되는 등 연간 약 9만8000톤의 탄소 저감에 기여한다는 게 수산자원공단 측의 설명입니다.
 
무엇보다 해양분야의 탄소흡수원 가치로 바다숲은 블루카본 잠재력이 큰 유력 후보군입니다. 전 세계의 2050 탄소중립 선언(COP25)에 따라 블루카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춘우 수산자원공단 이사장은 “바다숲이 사라진다는 것은 단순히 바다식물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바다숲을 근거로 사는 물고기 등도 사라지게 돼 결국 우리 인류에게도 큰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바다숲 사업의 고도화를 위해 AI 등 혁신기술을 도입하고 해조류 이식기법을 개선하는 등 사업 효율성과 성과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바다사막화를 막고 2050년 탄소중립의 한 축으로서 2030년까지 전국 연안에 540㎢의 바다숲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바다숲의 블루카본 인증과 온실가스 배출거래제에 포함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호주, 미국 등과 국제협력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산림이 사라진 민둥산처럼, 수년 전 바다사막화(갯녹음) 현상을 보인 제주도 서귀포시 보목동 앞 바다가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사진은 제주도 서귀포시 보목동 앞 섶섬 모습. (사진=해양수산부 공동취재단)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이규하 경제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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