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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해외 수익률 앞자리 바꾸기 안간힘
글로벌 이익 비중 수년째 10%대 '제자리'
내수 포화·당국 등살에 "해외 비중 늘린다"
2023-05-13 06:00:00 2023-05-13 06:00:00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5대 금융지주 실적이 갈수록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이 꺾이는 데다 경기 악화와 대출 부실에 대비해 적립하는 대손충당금 부담도 커지고 있습니다.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상황인데요. 각 금융지주는 현재 10%대인 글로벌 이익비중을 2~3배 이상 늘리겠다는 포부를 내놓고 있습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KB·신한·우리·하나·농협 등 국내 5대 금융지주의 연간 그룹 순이익 중 글로벌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하나금융지주(086790) 19.5% △우리금융지주(316140) 14.3% △신한금융지주(신한지주(055550)) 12.2% △KB금융(105560) 11.0% △농협금융지주 1.0%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금융지주의 글로벌 사업 비중은 통상 30~40% 수준인 해외 금융사들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입니다.
 
금융지주사의 핵심계열사의 은행을 보면 이자이익에 기반한 국내 실적은 대동소이하지만, 해외 실적에서 희비가 크게 갈렸습니다. 지난해 신한은행의 10개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6.2% 증가한 4269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핵심 지역인 베트남과 일본 법인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11개 해외법인에서 전년 대비 65.1% 증가한 288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3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뚜렷했습니다.
 
반면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해외법인은 순이익이 감소했습니다. 국민은행의 해외법인은 작년 558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적자 규모는 전년보다 10배 이상 늘었는데요, 인도네시아 법인인 부코핀은행의 순손실이 8021억원으로 가장 컸습니다. 하나은행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전년 대비 93.4% 감소한 71억원에 그쳤습니다. 10개 해외법인 중 8곳의 순이익이 늘었지만 중국에서 대규모 적자를 냈습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일부 영업점에서 영업이 중단된 것이 요인으로 나타났습니다.
 
금융당국 역시 은행권에 예대마진 사업 대신 다른 수익원을 찾으라고 주문하고 있는데요.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로 접어든 만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런 이유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은 해외 시장 개척에 동분서주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신한금융은 올해 초 신한경영포럼에서 글로벌 이익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30%로 늘린다는 목표를 내걸었습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달 일본을 방문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유치 활동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지 금융기관 또는 디지털 기업과의 지분투자·제휴 등을 통해 유연한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며 "해외 채널이 독립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축,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경쟁력 있는 로컬은행의 자생력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하나금융 역시 이익 비중을 두배로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 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투자설명회(IR)'에서 "한국보다 앞서서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선 일본의 경우 (글로벌 이익 비중이) 현재 40% 내외인데, 이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중장기적으로 40%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함 회장은 아세안 국가를 목표로 현지 금융회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같은 날 '40 이니셔티브'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장기적으로 비은행·비이자·글로벌·영업이익경비율(CIR)을 모두 40% 이상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윤 회장은 “은행·비은행 간 균형 성장과 비이자 이익 강화를 기반으로 '아시아 대표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디지털 플랫폼 강화와 글로벌 수익 확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농협금융은 올해를 글로벌 사업 원년으로 삼았습니다. 농협금융은 2030년까지 11개국에 27개 네트워크를 구축해 글로벌 이익 비중을 10%까지 키운다는 중장기 경영 목표를 세웠습니다. 글로벌 부문에서 총자산 22조원, 당기순이익 324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입니다.
 
5대 금융지주 건물 전경. (사진=각 사 제공)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증권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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