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2분기도 어렵다…감산 영향 지연에 국제 정세까지 '첩첩산중'
업황 반등 본격 시기 주목…단순 감산 만으로는 어렵다는 관측
삼성전자 "감산 규모 의미 있게 진행 중…반도체 심리 좌우, 수요 회복 뒷받침돼
2023-04-27 17:01:21 2023-04-28 15:48:18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메모리 업황 악화로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6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습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입니다. 메모리반도체 매출 비중이 90%가 넘는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5조881억원, 영업손실 3조402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는데요. 분기 기준으로는 2012년 SK그룹에 편입된 이후 사상 최대 적자입니다. 문제는 메모리반도체 반등 시기가 좀처럼 눈에 잡히지 않는단겁니다. 감산 영향 지연에 미중갈등 속 국제 정세까지 첩첩산중에 쌓인 형국입니다.
 
반도체
 
2분기도 수요 부진…하반기부터 감산 효과도 의문
 
27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등의 환경이 이어질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옵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서버용 신규 CPU 출시와 AI 수요 확대에 따른 DDR5, LPDDR5x 등 하이엔드 제품 수요에 대응하면서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 2나노 등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인데요.
 
파운드리의 경우 2나노 설계 기초 인프라는 개발 순항 중이며, 고용량 메모리 집적 기술인 8단 HBM3 2.5D 패키지 기술 개발을 완료해 향후 생성형 AI용 제품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DX(디바이스경험) 부문도 스마트폰과 TV 신모델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수익을 다진다는 계획입니다.
 
업계에선 반도체 업황 반등이 언제쯤 본격화될지 주목하고 있는데요. 삼성전자까지 메모리 업계의 감산 행렬에 동참한 만큼 하반기부터는 감산 효과가 나타나지 않겠냐는 관측이 대체적입니다. 이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작년 말부터 감산에 돌입했는데요. 이미 메모리 가격은 고점 대비 60% 이상 하락한 상태입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감산을 언급한 후 지난 11일 DDR4 16기가비트(Gb) 2666 D램의 현물 가격이 1년 1개월 만에 소폭 반등(0.78%)했습니다. 예단할 순 없지만, 가격의 하락세가 일단 진정되며 공급 과잉 해소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흘러나옵니다.
 
반도체 한파로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삼성전자 역시 2분기부터 감산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7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에 있다"며 "2분기부터 재고 수준이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며 감소 폭이 하반기에는 더 확대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간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기조였던 삼성전자는 지난 7일 1분기 잠정 실적에서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사실상 감산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감산을 공식화한 것은 1998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입니다.
 
감산 결정 배경에 대해 "단기적 관점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에 대한 안정적인 공급력 확보를 기조로 미래 수요 확보 차원에서 생산을 운영해 왔다"며 "특정 제품은 앞으로 고객 수요 변동에 대응 가능한 물량을 이미 확보했다고 판단했기에 생산량 하향 조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부사장은 "1분기부터 시작된 라인 최적화 등 추가 대응으로 감산 규모는 의미있게 진행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어서 재고 수준 정상화는 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단순 감산 업황 개선 힘들어…미중 갈등 국제정세, 반도체 수출 개선 가능성 낮아
 
다만 단순히 감산만으로는 업황 개선이 힘들 정도로 반도체 불황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수요처와 공급처 간 심리가 좌우하는 만큼, 시장 심리가 바뀌고 수요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얘깁니다.
 
일각에선 2분기에 1분기 반도체 부문 적자를 만회한 MX(모바일경험) 사업 실적까지 둔화하며 삼성전자가 전사 기준으로 적자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2분기에 적자를 낼 경우 2008년 4분기(-9400억원) 이후 15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게 됩니다.
 
여기에 미중갈등 속 국제정세에서 반도체 수출이 개선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미국이 '중국이 마이크론의 반도체 판매를 금지할 경우, 한국 기업이 그 부족분을 채우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는 외신발 보도로 국내 반도체 업계가 전전긍긍하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도 얻지 못하는 진퇴양난에 처할 가능성이 큽니다.
 
아울러 미 반도체지원법 등 보조금 정책에 따른 국내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게 우리 반도체 산업의 변수로 떠올랐는데요. 미국 정부가 반도체 보조금 지급 요건으로 '영업 기밀'인 수율 등의 자료 제출과 초과이익 환수 등 독소 조항을 내건 상태여서 합의점을 찾아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와의 협상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반도체법 지원금에 따른 의무사항 우려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개별 기업과의 협상을 통해 구체화할 것을 밝혔다"며 "당사도 이 절차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