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전문가들이 말하는 반도체 해법
전문가들 "반도체 해법 '감산'이 열쇠…선택 아닌 필수"
삼성전자 감산 공식화에 주목…"생산 줄면 수급 호전, 하반기 업황 개선 전망"
2023-04-10 06:00:00 2023-04-10 06:00:00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가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96%가량 쪼그라드는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업황 회복을 위한 자구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잠정실적에서 1분기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6000억원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사업부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반도체(DS) 부문에서만 4조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반도체가 안팔리는데다 재고까지 쌓여있다는게 업황 부진의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이를 고려한듯 삼성전자도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감산을 공식화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의 해법은 '감산'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그간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전문가들은 감산은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감산을 언급하면서 반도체 업황 회복이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도체 칩.(사진=연합뉴스)
 
'감산'이 반도체 해법의 열쇠…수요 밑돌면 가격 상승 가능
 
10일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실적보다 반도체 감산을 공식화한 것에 주목했습니다. 이는 곧 감산이 반도체 해법의 열쇠라는 인식에서 기인합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특성상 수요가 부진하더라도 공급이 수요를 밑돌 경우 가격 상승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박영준 지능형반도체포럼 의장(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삼성전자의 감산 정도에 따라서 전체 재고가 줄어든다든지, 심리적으로 고객들이 '메모리 반도체를 빨리 사둬야 되겠다'는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면서 "이번 삼성전자의 반도체 감산 결정도 시장 재고 상황과 그간 회사의 경영 노하우, 시뮬레이션, 고객의 심리적 측면 등 복합적 변수를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또 "삼성전자의 시장 지배력을 비춰보면 반도체 재고 소진 등 업황을 컨트롤 할 힘이 있기 때문에 조만간 업황 개선이 기대된다"고 내다봤습니다.
 
또 "세계 경제가 악화될 수록 가장 타격을 많이 받는 분야가 반도체"라며 "단기적으로는 감산하는 것은 회사가 영업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습니다. 박 의장은 "동시에 반도체 부문의 하반기 반등이 기대된다. 이는 데이터 센터에 메모리가 항상 많이 들어가는데 최근 챗GPT같은 인공지능 시스템이 활성화되면서 최첨단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더 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메모리쪽은 단기적으로 힘들더라도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점쳐진다"고 부연했습니다.
 
업황 반등 시기로는 추후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끝난 후 1·2분기 업황이 바닥을 치고 점차적으로 상승 추세를 탈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강성철 한국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술학회 선임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의미있는 감산을 한다는 게 고객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그널을 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강 위원은 "SK하이닉스나 마이크론 등이 모두 감산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그간 삼성은 인위적 감산에 대한 언급이 없어 우려하는 기류가 있었다"며 "이번 공식 감산 발표로 실질적으로 재고가 줄어들면서 가격 하락세가 멈출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습니다. 이어 "2분기로 가면 바닥을 치고, (감산)시그널을 줬기에 3분기부터 재고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업계 1위 삼성전자, 감산 결정…반도체 업황 회복 좋은 시그널"
 
강 위원은 "해법은 감산으로 모아진다"면서 "챗GPT 등 고성능 반도체 부문은 하반기로 가야 수요가 늘어나기에 하반기 쯤에는 업황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삼성전자가 업계 1위이기 때문에 감산을 결정한 것은 업황 반등에 매우 중요한 키(열쇠)가 될 수 있다"며 "기술적 감산만으로는 재고 소진의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이번에 감산 결정은 반도체 업황 회복의 좋은 시그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고 밝힌 데 대해 "사실상 감산을 공식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신제품에 대해서는 생산량이나 생산능력을 줄이지 않고 늘려나가되, 재고가 많은 DDR4 생산량을 하향 조정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생산이 줄면 언젠가는 수급이 호전될 테니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더 가시성 있게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다만 감산의 규모와 시기, 기간 등이 불확실한데다 전자기기 수요가 과거처럼 증가하기는 어려운 만큼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반도체 업황 사이클을 기대하긴 힘들다는 상반된 관측도 나옵니다. 김양재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전방에 있는 정보기술(IT) 제품들에 대한 판매가 과거와 달리 두드러지게 늘기가 힘든 국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동원 센터장은 "감산을 어느 수준으로 할지, 감산 기간을 언제까지로 할지는 이달 말 컨퍼런스콜에서 얘기가 될 것 같아 그 부분은 이후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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