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칼럼)반도체 어닝쇼크, 장기전에 살아남으려면
2023-04-04 06:00:00 2023-04-04 06:00:00
글로벌 경기 침체와 재고 평가 손실 악화로 반도체 업계의 '어닝쇼크'(실적 충격)가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립니다.
 
4일 금융정보기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7일 예고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조1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동기(14조1200억원) 대비 92.9% 급감한 규모인데요. 지난해 4분기 4조3061억원과 비교해도 76.8% 감소한 수치입니다.
 
추정치대로라면 삼성전자는 2009년 1분기(5930억원) 이후 14년 만에 가장 낮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하게 됩니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반도체)부문은 1분기에 최대 4조원대 영업손실을 낼 것이란 예측이 나옵니다.
 
문제는 1분기보다 2분기 적자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건데요. 1분기 어닝 쇼크 가능성과 반도체 업황 악화 등을 감안하면 적자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합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D램 생산이 감소하지 않은 상황에서 출하 부진이 지속되고 있어 1분기에도 재고가 증가했을 것"이라며 "보수적인 캐파(생산능력) 운영 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삼성전자의 입장에 변화가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데요. 삼성전자는 이미 설비 재배치 등을 통한 자연적 감산은 열어놓은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테스트·부품 업체에 의하면 1분기 삼성전자에서 수주한 물량이 30% 이상 감소했다"며 "삼성전자가 현재 보유한 D램 재고는 경쟁사와 비교해도 높은 21주를 웃도는 수준으로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감산 수준을 오히려 확대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처럼 수요 회복이 불확실한데다 반도체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미뤄보면 반도체 생산량이 크게 줄어야만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인식입니다. 다만 그간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언급한 만큼 기존 입장을 선회할 가능성은 적다는 상반된 전망도 나옵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최근 주주총회에서 업계가 처한 상황을 '죄수의 딜레마'에 비유하기도 했는데요. 그는 "3명(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범용 제품을 가지고 고객은 플레이하는 것이고, 계속 게임을 하면 다운사이클(하강 국면)에서 공급 초과 측면에서는 가격이 빠르게 내려가는 과정을 겪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비중이 90%가 넘는 SK하이닉스의 경우 1분기에 3조~4조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도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49% 감소한 3조9600억원. 영업손실은 4조200억으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 투자와 스마트폰 판매 부진, 높은 수준의 재고를 줄이기 위한 메모리 업체의 공격적인 저가 출하 전략이 업황 부진을 심화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됨에 따라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은 올해 2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최근 우리 경제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가 적자 수렁에 빠져들면서 그 위험성의 깊이와 폭을 가늠할 수 없단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처럼 불황에 빠진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반등하려면 상반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그 향배가 달렸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기술 연구개발(R&D) 역량을 축적해야 반등 시점에 선제적인 경쟁력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동시에 반도체 인재 육성을 통해 전략산업의 고급 인재 키우기에 승부를 걸어야 할 때입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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