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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야드에 물량 꽉 찬 건 입사 이래 처음"
현대중 울산조선소 가보니…50여척 동시 건조
야드·건조 도크에도 빼곡히 차 있는 선박 물량
한국 1일 가스 소비량 규모 LNG운반선 승선기
2023-03-26 09:00:00 2023-03-26 09:00:00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제가 2018년에 처음 회사에 입사를 하면서 울산 현대중공업 조선 생산현장 시찰을 했을 당시엔 텅텅 비었습니다. 이렇게 야드(현장)에 선박 건조 물량이 꽉차있는 모습은 저도 처음 보는 광경입니다."
 
지난 22일 찾은 울산시 현대중공업 조선소 현장에는 지난 2년간 쌓인 높은 수주 잭팟에 따른 선박 제조 물량들이 빼곡하게 차있었습니다. 대형버스로 현장을 이동하며 창문 밖에 보이는 조선소의 모습을 둘러보고 있을 때, HD현대(267250) 관계자도 이렇게 많은 물량을 보는 건 입사 이래 처음 목격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선업계에 첫 발을 디뎠을 2018년 당시, 장기간 이어진 조선업 불황에 매번 한산했던 조선소였습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쏟아진 수주 쇄도에 분주하게 변한 조선소 풍경이 새삼 신기하다고 그는 감탄했습니다.     
 
울산조선소, 선박 50여척 동시 건조 중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크레인 모습. (사진=HD현대)
 
현대중공업의 선박 수주 잔량은 155척에 육박합니다. 설계 단계에 있는 선박은 100척 가까이 되며, 울산조선소에는 47척이 배치 돼있습니다. 현장에서 배 모양 형태를 갖춘 건 24척 정도입니다. 현재 울산조선소에는 블록(선박 완성품에 필요한 부품 조각)제조부터 선박 총 50여척 건조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습니다.   
 
현장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블록들이 크레인에 실려 여기저기 옮겨지고 있었습니다. 이 블록들은 선박의 부품으로 200개에서 400개 각각이 서로 붙여지면서 하나의 선박으로 재탄생합니다. 크레인은 무거운 장비를 옮길 때 사용합니다. 크레인은 어떤 중장비를 이동시키냐에 따라 크기와 형상이 각각 다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골리앗 크레인'이었습니다.
 
힘이 세서 붙여진 이름인 현대중공업의 골리앗 크레인은 블록과 프로펠러, 엔진 등을 들어올리거나 그 안에서 설치를 할 때 사용합니다. 현재 현대중공업에는 총 10개의 골리앗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은 1600톤(t)급으로 2대가 있습니다. 이밖에 지프크레인 등 다양한 크레인이 있는데 총 보유 갯수는 약 1610대입니다. 
 
도크에는 거의 완전한 모습을 띤 선박들이 가득 차있습니다. 도크는 선박을 건조, 수리하기 위해서 조선소에 세워진 시설입니다. 도크는 'U자' 형태로 가운데가 움푹 파여있는 모습입니다. 도크 안에 물을 넣을 수도 있는데, 선박을 띄우거나 물을 빼서 바닥에 앉히거나 할 수 있습니다. 도크는 선박 건조만을 위해 사용될 뿐만 아니라 개조나 수리 등을 위해서도 쓰입니다.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는 9개의 건조 도크가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의 1도크는 당초 선박 50만 데드웨이트 톤(재화중량톤수·DWT)을 수용할 수 있었지만, 지난 2009년 세계 최초로 생산성 향상을 위해 연장 작업을 벌였습니다. 이에 현재 선박 70만DWT급 수용력을 갖췄습니다. 위에서 바라보면 알파벳 T 형상과 유사해 'T도크'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울산조선소 도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3도크입니다. 100만DWT급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길이가 672m 폭은 92m 높이는 13.4m입니다. 3도크에서는 선박을 3, 4척을 동시에 건조를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2척과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2척, 총 4척을 함께 건조 중입니다. 군산조선소까지 포함한 현대중공업 건조 도크는 총 11개입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도크에 선박이 들어서 있는 모습. (사진=HD현대)

아파트 14층 높이 LNG운반선 승선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오는 6월 인도가 예정됐다. (사진=HD현대)
 
이후 인도까지 3개월 안팎 남은 LNG운반선에 승선했습니다. 승선은 서비스타워의 엘레베이터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선박에 오르자 장비가 이동할 때마다 울리는 경보음이 계속 들렸습니다. 이 선박은 지난 2020년 7월에 수주해 건조 기간만 근 3년입니다.
 
17만4200m급으로 불리는데 가스 탱크 4개가 존재합니다. 여기에 액화된 LNG가 저장돼 있습니다. 여기에 들어간 가스를 기화 시켰을 경우 총 1억 입방미터 정도가 됩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1일 가스 소비량 수준입니다.
 
선박 길이와 높이는 각각 299m와 35.5m입니다. 아파트 14층 정도의 높이입니다. 엔진은 2만2000마력 '이중연료(DF) 엔진 2기'가 설치됐습니다. 현재 현대중공업 전체 수주잔량(155척) 중 LNG운반선은 총 53척입니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운반선 비중이 34%를 차지하는 겁니다. 현대중공업이 창사 이래 총 95척의 LNG운반선을 건조했습니다.
 
선박 내부에 들어가서 계단을 오르니 조타실이 나왔습니다. 조타실은 선박 컨트롤타워 역할을 합니다. 조타실은 엔진룸과도 연동이 되고 있습니다. 이 선박에는 20여명의 선원이 탑승합니다. 또 선원들이 보름동안 생존할 수 있는 식료품도 구비돼 있습니다. 
 
LNG운반선 내부 조타실의 모습. (사진=HD현대)
 
울산=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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