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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설계사들 "온라인 영업 허용해달라"…당국 "시기상조"
빅테크 보험업 진출에 위기감↑
금융당국 "논의 대상 아냐"
2023-03-27 06:00:00 2023-03-27 06:00:00
[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대면 영업을 해 온 보험설계사들이 CM 채널(온라인)에서도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빅테크 온라인플랫폼에 보험비교·추천서비스를 허용해주면서 생업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보험설계사들이 내놓은 대안인데요. 금융당국은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보험설계사들의 영업력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법인보험대리점(GA) 보험설계사들은 최근 금융당국에 CM판매채널 진입을 허용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GA협회) 관계자는 "빅테크 온라인플랫폼 비교·추천서비스를 허용하며 CM채널에서 자동차보험 판매가 허용된다면 대면에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설계사들에게도 영향이 가게 된다"며 "보험설계사들에게도 CM채널에서 상품을 취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빅테크 보험비교·추천 사업 논의와 관련해 해당 요청을 검토할 의사는 현재까지 없는 상황입니다. 빅테크의 서비스 진출과 보험설계사의 판매 채널 문제는 별개의 사안이라는 이유에섭니다. 검토를 하더라도 빅테크의 진출 계획이 나온 이후가 될 것으로 보여 보험설계사들의 느끼는 생존권 위협은 실제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 GA 보험설계사들의 주장은, 설계사들도 CM채널에서 보험 상품을 추천하고 수수료를 받겠다는 것으로 이해되는데 이것은 현재 논의 중인 빅테크 보험서비스와는 별개의 문제"라며 "현재 논의 중인 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빅테크 보험 추천 서비스는 보험업 인가 조건 등에서 의무를 부과하고 보험업법에 예외를 적용해주는 것으로, 보험설계사의 판매 채널 규제와는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보험설계사들이 온라인플랫폼의 서비스 진출과 관련해 우려하는 부분은 알고 있다"며 "온라인플랫폼에 대한 서비스 논의가 끝나고 나면 다른 기회에 보험설계사의 판매채널 이슈에 대해 볼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면 채널 보험설계사들이 온라인플랫폼의 자동차보험 CM채널 진출을 두려워하는 것은 자동차보험의 CM채널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1년 자동차보험의 CM채널 판매 비중은 32.9%에 달했습니다. 전통적으로 판매 비중이 높은 대면 채널(49.9%)과 비중 차이가 크지 않은 것입니다. 최근 5년간 자동차보험의 CM채널 판매는 지속 증가해왔습니다. 채널별 원수보험료 추이를 보면 보험사 직판 채널의 원수보험료는 2017년 11조620억원에서 지속 증가해 2021년 16조4960억원으로 무려 49.1% 늘었습니다. 보험사 홈페이지를 통한 자동차보험의 CM판매가 늘어난 데 따른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금융당국이 온라인플랫폼 보험비교·추천 사업을 준비하면서 보험설계사들과 GA협회는 줄곧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습니다. 특히 이들은 생존권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자동차보험 판매만큼은 저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GA협회 관계자는 "빅테크 온라인플랫폼의 보험 비교·추천이 CM채널에 국한된다 하더라도 자동차보험의 CM채널 영향력이 크고, 시장 잠식률이 더 높을 수도 있다"며 "보험설계사들이 자동차보험에 있어 보유 고객을 유지라도 할 수 있으려면 CM채널 영업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전했습니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 회원들이 지난해 8월 서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온라인플랫폼 보험대리점 진출저지 및 보험설계사 생존권 사수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있는 모습. (사진 = 뉴시스)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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