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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중국행…산적한 과제 직면
칩4동맹·세트분야 부진·이차전지 연대 등 모색 마련
중국발전포럼서 시진핑 3기 고위 인사 및 글로벌 CEO 조우
2023-03-27 06:00:00 2023-03-27 06:00:00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중국을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산적한 과제를 풀어낼지 주목됩니다. 우리 경제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주도하는 칩4(한국·미국·일본·대만) 해법부터 세트분야 중국 사업의 부진 탈출, 이차전지 연대 등 과제가 수두룩합니다. 이 회장의 중국 방문은 약 3년 만인데요. 이번 방중으로 코로나19 이후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사업 활로 기회를 점검할 전망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연합뉴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3일 오후 전세기편으로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25일 부터 27일까지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열리는 중국발전고위급포럼(발전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입니다. 발전포럼은 중국 행정부인 국무원 발전연구센터가 주최하는 행사로, 중국 중앙부처 지도급 인사와 해외 인사들이 참석했습니다. 이 회장을 비롯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이 초청을 받았고, 지멘스, 퀄컴, 코닝, BMW, 벤츠, 화이자, 아람코 등의 최고 책임자들도 참석했습니다. '경제 회복: 기회와 협력'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한 뒤 처음으로 여는 대규모 오프라인 국제회의입니다. 

미중 갈등 속 반도체 해법은?
 
이 회장의 중국 방문은 어느 때보다 관심을 모았습니다. 글로벌 경영 위기와 미중 갈등 속 반도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제1과제에 놓였기 때문입니다. 칩4 동맹의 경우 우리 정부는 그간 '동맹'이 아닌 '협의체'라고 선을 그으면서 참여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각국 실무자간 첫 본회의가 열리는 등 칩4 동맹이 가시화 하고 있습니다. 미국 주도의 공급망 협력에 참여하는 우리 정부는 최대한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로우키를 이어가고 있지만, 각국의 반도체 패권 갈등 속 삼성전자의 운신의 폭은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앞서 미 상무부는 21일(현지시각) 반도체법 지원금 가드레일 조항을 공개했는데요.  보조금을 받은 기업은 10년간 중국 등 '우려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일정 비율 이상 늘릴 수 없게 된다는 제약이 따르게 됩니다.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패키징)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로서는 미중 양자 택일을 강요받게 되는 셈이지요.
 
공교롭게 이 회장의 방중은 미국이 가드레일 규정을 발표한 직후여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이와 함께 행사에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나 허리펑 부총리 등 시진핑 집권 3기 중국 고위급 인사들이참석해 이 회장과 교류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연합뉴스)
 
세트분야 중국사업 부진 탈출 묘수는?
 
중국의 궈차오(國潮·자국 브랜드 선호현상)로 삼성전자 가전과 모바일 등 세트분야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점도 풀어야할 과제입니다. 앞서 2018년 미중 무역분쟁을 계기로 가전부터 화장품까지 '궈차오' 바람이 불면서, 중국에서 수입품 대신 국내품 소비가 증가한 바 있습니다. 자국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2% 내외로 추정되는데요. 삼성전자는 2010년대 중반 들어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현지 업체에 밀리기 시작했습니다. 
 
이 회장이 글로벌 기업 CEO들과 이차전지(배터리) 연대 등 사업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도 흘러나옵니다. 앞서 이 회장은 그룹의 성장동력이자 반도체 후속사업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점찍었습니다. 발전포럼에 글로벌 기업 CEO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이들과 소통의 기회가 마련될 전망인데요.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 말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을 만나 양사의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공고히 하기로 뜻을 모은 바 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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