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낸 은행권 "올해는 쉽지 않네"
지난해 이자이익 21.6%↑
NIM 1분기 정점, 코픽스 하락세
금감원 "손실흡수능력 확충 유도"
2023-03-17 08:00:00 2023-03-17 0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이자 이익 급증에 힘입어 전년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실적 개선은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간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고금리 기조로 예대마진이 늘었지만 앞으로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입니다. 당국이 대손충당금 추가 확보를 주문하는 만큼 실적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금융감독원이 16일 발표한 '2022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8조5000억원으로, 전년(16조9000억)보다 1조6000억원(9.6%) 증가했습니다. 대출채권 등 이자수익자산이 확대되고 금리 상승으로 인해 이자 이익이 증가한 영향이 큽니다.
 
항목별로 보면 국내은행의 이자 이익은 55조9000억원으로, 전년(46조원)보다 9조9000억원(21.6%) 급증했습니다. 대출채권 등 이자수익자산이 증가하고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순이자마진(NIM)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순이자마진이란 은행 등 금융회사들의 자산 운용 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금융회사들의 수익 능력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입니다. 지난해 NIM은 1.62%로 전년(1.45%)보다 0.17%p 올랐습니다.
 
반면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은 전년(7조원)보다 3조6000억원(52%) 감소한 3조4000억원에 그쳤습니다. 유가증권 관련 손익과 기타영업이익, 수수료 이익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외환·파생 관련 이익은 1조원 늘었습니다.
 
대손비용은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대손비용은 6조3000억원으로 전년(4조1000억원)보다 2조2000억원(55.1%) 증가했습니다. 대손충당금 산정방식이 보수적으로 바뀌면서 신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1조9000억원 증가했습니다.
 
다만 역대급 실적이 올해도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올해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은행의 핵심이익인 순이자마진(NIM)도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코픽스 금리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은행 잔액 예대금리차나 NIM은 1분기까지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대출금리의 준거 금리가 되는 신규 코픽스 금리는 석달 연속 하락했습니다. 지난해 12월 4.34% 이후 2월 3.53%까지 내려갔습니다. 
 
특히 금융당국은 올해 2분기 은행에 충당금 추가 적립을 요구할 수 있는 특별대손준비금 적립요구권 제도도 도입할 예정입니다. 5대 은행의 경우 은행당 3000억원 이상의 추가 준비금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금감원은 은행권 실적이 개선됐지만 국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분한 손실 흡수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금감원은 "국내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 현황을 지속 점검하고 자본 비율이 취약한 은행들에 대해서는 자본 확충을 지도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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