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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은행 이사회 운영실태 점검…이복현 "지배구조 개선 필요"
2023년 금융감독 업무계획
"은행 공적 역할해야" 재차 강조
2023-02-06 15:00:00 2023-02-06 16:14:47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금융감독원이 은행지주의 지배구조 개선에 고삐를 죕니다. 은행 이사진과 정례협의체를 구성해 금융당국의 감독방향을 알리고 소통함으로써 내부통제를 기하고, 사고를 사전에 예방한다는 취지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6일 열린 금감원 2023년 업무계획 발표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지주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과 업무범위에 비춰볼때, 롱리스트 선정과정과 이사회 사무국 등이 주요 현안에 대해 적시에 공유하고 상황을 보고하는지 등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사람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은행 이사회 전체 시스템이 어떻게 하면 잘 흘러갈까에 대한 체계를 잡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은행지주 이사회가 은행의 최종 의사결정기구로서 존재하고 있지만 국내 금융회사의 회장 선임절차가 글로벌 기준에 미흡해, 승계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 제고방안 등을 고민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 원장은 최근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 선임 과정에서 여러 발언을 해온 것이 관치금융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이를 지배구조 개선 논의의 장으로 삼아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관치논란까지 불거지며 (지배구조가)이슈화된만큼 차라리 공론화시켜서 제도화할 수 있는 부분은 제도화하고, 제도로 안되는 부분은 사회적 담론을 형성해 가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위해 은행지주 이사회 간 정례 소통을 강화하고 이사회 운영현황에 실태점검을 추진합니다. 그는 "금융당국이 은행지주와 이사회 면담을 정례화하면서 검사 및 감독방향을 전달하고, 소통하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소통내용에 대해 공표하거나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6일 열린 '2023 금융감독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감원)
 
이 원장은 은행의 배당 같은 주주환원정책의 자율성을 보장하면서도 은행이 단순 영리추구의 목적 뿐 아니라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신용공여 등 공공적 역할에 충실해야한다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그는 "은행은 일반기업과 달리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공급이라는 국민경제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므로, 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및 자본여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경영 의사결정에 있어서도 주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균형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배당을 최대한 많이 하려고 위험가중자산을 낮추다보면 배당이 커지긴 하지만, 자기자본비율(BIS)이 줄어 사업영역확장에 어려울 수 있고, 고신용자 집중 대출을 하다보면 중저신용자에 대한 신용공여가 어려워진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그는 은행권이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에 의한 수익으로 임원과 CEO 등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는데요. 이 원장은 "정부가 금융권을 지원해온 것도 있고, 다른 금융권에서 도와준 것도 있는데 이로 인한 실적 개선을 오롯이 금융회사 임원 공로로 돌리기에는 은행의 구조적 독과점 시스템과 기능에 비추어 적절한가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상생과 연대의 정신으로 과실을 나눌 필요가 있지않나 생각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선임된 것과 관련해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하며, 새로운 회장 후보가 보다 건강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체계를 만들어 나가 우리금융지주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총선 출마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금감원 수장으로서 기여할 바가 있다고 생각된다"면서 "(금감원장)역할을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고민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중기IT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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