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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정원 고발에 "국정원을 정치에 소환하지 말라"
혐의 강력부인…"국정원을 과거로 돌리려는 시도에 단호히 맞서겠다"
2022-07-06 20:01:30 2022-07-06 20:01:30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6일 친정과도 같은 국정원이 자신을 고발했다는 소식에 "해도 해도 너무하다.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며 "안보장사 하지 말라"고 자신의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이 권력자의 '맥가이버칼'처럼 쓰였던 우리의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행태"라며 국정원을 정치로 끌어들였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지난달 6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 앞서 민주의문 방명록을 쓰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 전 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정원이 오늘 자체 조사 결과, 서해공무원 사건 첩보 관련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했다는 혐의로 저를 고발했다"며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이날 오후 국정원은 문재인정부 내 발생한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탈북어민 북송사건'과 관련해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을 고발했다.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는 정보기관이 전직 원장 두 명을 고발한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국정원은 "자체조사 결과 금일 대검찰청에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해 첩보 관련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 등으로 박지원 전 원장 등을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원장은 이에 대해 "자세한 말씀을 드릴 수 없지만 첩보는 국정원이 공유하는 것이지 생산하지 않는다"며 "국정원이 받은 첩보를 삭제한다고 원 생산처 첩보가 삭제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전직 원장에게 아무런 조사도 통보도 없이 뭐가 그리 급해서 고발부터 했는지, 이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국정원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사람을 아예 뿌리 뽑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가 안 풀린 듯 "소설 쓰지 말라. 안보 장사 하지 말라"며 "국정원을 정치로 소환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이번 고발 건을 '국정원을 과거로 되돌리려는 시도'로 규정, "당당하게 진실을 밝히겠다"며 단호히 맞설 것을 예고했다.
 
문재인정부의 국정상황실장을 맡았던 윤건영 의원은 박 전 원장이 고발된 것과 관련,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을 처음 들고 나올 때와 너무도 닮았다. 제대로 된 근거는 제시하지 못하면서, 일단 저지르고 보자는 심보"라고 직격했다.
 
특히 그는 "안보를 책임지는 군과 해경을 정치의 수단으로 동원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국가 정보기관을 정치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였다"며 "국정원이 권력자의 '맥가이버칼'처럼 쓰였던 우리의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역사가 후퇴하는 것 같아 통탄스럽기 그지 없다"고 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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