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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2021년 ICT·과학
세계 최초 법안 발의부터 한국형 발사체 추진까지
IPO로 기업 가치 커지고…플랫폼 사업확대로 기업 시총도 증가
통신장애·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오점
2021-12-30 06:30:10 2021-12-30 06:30:1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2021년 국내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 분야는 크게 두가지 흐름으로 정리된다. 바로 '미래 시장 주도권 확보'와 '새로운 시장에 대한 규제 정립'이다. 우주 개척을 본격화하기 위한 첫걸음이 시작됐으며, 앱 마켓 생태계 재정비를 위해 세계에서 처음으로 인앱결제 강제를 금지하는 법안이 마련되기도 했다. 플랫폼 사업자로서 네이버가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기업공개(IPO)로 내년 성장이 기대되는 SK스퀘어(402340)도 탄생했다. 다만 KT(030200)의 통신장애와 카카오(035720)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은 오점으로 지목된다. 2021년 ICT와 과학 분야의 대표적 이슈를 1부터 10까지 숫자를 활용해 풀어봤다.
 
1st 
인앱결제강제금지법(구글갑질방지법)이 시행된 세계 최초 나라. 지난해 7월 첫 법안이 발의된지 1년여 만에 국회는 지난 8월31일 본회의를 열고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을 세계 최초로 시행했다. 구글·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는 모바일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할 수 없으며, 관련해 모바일콘텐츠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하거나 콘텐츠 자체를 부당하게 삭제할 수 없게 됐다. 이후 네덜란드 공정거래 당국이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애플의 인앱 결제 관행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다만 구글은 규제 우회 시도에 나섰고, 애플은 규제 자체를 인정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애플 앱스토어(왼쪽),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 사진/뉴시스·항우연
 
2조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에 투입된 예산. 2009년 개발 프로젝트 착수 이후 11년 7개월 만에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누리호가 지난 10월21일 발사됐다. 누리호는 지구 상공 700㎞ 진입에 성공했지만, 위성모형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 누리호 1차 발사의 기술적 사항을 조사했다. 과기정통부는 누리호의 3단 산화제탱크 내부에 장착돼 있는 헬륨탱크의 고정장치 설계시 비행 중 부력 증가에 대한 고려가 미흡했던 점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로 인해 실제 비행 시 헬륨탱크에 가해지는 액체산소의 부력이 상승할 때 고정장치가 풀려 헬륨탱크가 하부 고정부에서 이탈했고, 이탈된 헬륨탱크가 계속 움직이면서 탱크 배관을 변형시켜 헬륨이 누설되기 시작해 결과적으로 3단 엔진으로 유입되는 산화제의 양이 감소, 3단 엔진이 조기 종료됐다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기술적 보안 조치를 마련해 내년 중 누리호 2차와 달 궤도선 등을 발사할 계획이다. 
 
3회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올해 국감에 출석한 횟수. 김 의장은 골목상권 침해, 독점 등 플랫폼의 부작용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지난 10월5일 정무위원회, 7일에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21일에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됐고, 모두 출석했다. 김 의장은 택시 스마트호출 폐지,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사업 중단 등 골목상권논란 사업을 철수하고, 소상공인과 상생을 위해 향후 5년간 3000억원 규모의 파트너 지원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아울러 김 의장이 지분을 100% 보유한 케이큐브홀딩스 개편도 추진했다.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가치 창출 기업으로 전환하고 자녀들도 퇴사시킨다는 계획이다. 
 
4개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후 원화를 기반으로 거래할 수 있는 가상자산거래소 개수. 9월24일 특금법이 시행되면서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대형 4개 거래소에서만 원화마켓이 유지되는 빅4 체제로 구조조정이 일단락 됐다. 이들은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과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 개설 확인 등 요건을 갖췄다. 다만 고팍스·후오비코리아 등 중·소형 거래소는 원화마켓을 닫고 가상자산간 거래만 지원하는 코인마켓으로 방향을 틀었고, ISMS조차 획득하지 못한 거래소 대부분은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았다. 
 
비트코인 주화 모형 모습(왼쪽), 네이버 그린팩토리. 사진/뉴시스 및 네이버
 
5개사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한 투자전문회사 SK스퀘어가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고 있는 자회사 수. 원스토어, SK쉴더스, 웨이브, 티맵모빌리티, 11번가 등이다. 상장 첫 주자로는 원스토어가 꼽힌다. 원스토어는 구글플레이에 대항하고자 만든 토종 앱 마켓이다. 지난 11월26일 원스토어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 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IPO 2호로는 SK쉴더스(옛 ADT캡스)가 대기 중이다. 지난 6월 상장주관사 선정을 했다. 원스토어와 SK쉴더스의 예상 몸값은 최대 각각 2조원, 4조원 수준이다. 
 
76조
네이버의 역대 최고 시가총액 규모. 지난 7월26일 네이버는 장중 46만5000원 주가를 찍으며, 시총 76조280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플랫폼 사업자로서 가치를 주목을 받으며 주가가 올랐다. 네이버는 지난 6월 카카오와 시총 3위 자리를 두고 접점을 벌이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 자회사 IPO 이벤트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카카오 시총이 77조1200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하지만 네이버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낸 반면 카카오는 독과점 논란에 휘말리면서 네이버 시총이 카카오를 역전했다. 29일 기준 네이버 시총이 63조원으로 3위를, 카카오는 50조6000억원으로 6위를 기록 중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커머스·핀테크·콘텐츠 등 사업가치를 기반으로 네이버의 적정 기업가치를 90조~100조원을 언급하고 있다. 
 
알뜰폰스퀘어 현장(왼쪽), 구현모 KT 대표가 종로구 KT혜화타워 앞에서 KT의 유·무선 인터넷 장애와 관련해 고개 숙이고 있다. 사진/KMVNO협회 및 뉴시스·공동취재사진
 
89분
KT 통신장애가 지속된 시간. 10월25일 오전 11시16분부터 12시45분까지 약 89분 동안 KT 유·무선 네트워크에 장애가 발생해 전국 곳곳에서 통신 서비스가 중단됐다. 라우터(네트워크 경로 설정) 교체 작업 중 명령어 한 줄을 누락시킨 실수로 전국망이 마비됐다. 개인 가입자는 물론 전국의 기업·소상공인들이 모바일과 인터넷 등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면서 피해가 발생했다. KT 내부에서 추산한 결과 이번 보상에 필요한 액수는 약 350억~4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KT는 최장 장애시간(89분)의 10배인 900분, 15시간을 기준으로 요금 감면을 시행했고, 소상공인에게는 추가보상을 검토 중이다. 통신장애를 계기로 임원인사는 약 한달 앞당겨 단행됐다. 유·무선 통신과 네트워크를 맡던 서창석 KT 전남·전북광역본부장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권혜진 KT 네트워크 전략담당 상무가 여성 최초 네트워크전략본부장으로 발탁되는 등 네트워크 부문이 강화됐다. 네트워크부문 내 네트워크운용혁신담당도 신설됐다. 
 
1000만명
알뜰폰이 도입된 지 11년 만에 돌파한 가입자 수. 지난 2010년 9월 알뜰폰 제도가 도입된 이후 11년만이 지난 11월 첫째주 기준 알뜰폰 가입자가 1000만명 고지를 달성했다. 2015년에 가입자 500만명을 넘어선 이후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 사이에서 자급제폰에 알뜰폰 요금제를 쓰는 일명 조합이 유행하는 등 알뜰폰 가치가 재조명 받았다. 다만 알뜰폰 가입자 수 통계에는 사물간통신(M2M) 가입자 수도 포함돼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임박하면서 현대차(005380) 등 완성차 업체들이 M2M 서비스를 위해 통신망 서비스를 쓰고 있고, 이 수치가 알뜰폰 가입자 수에 포함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알뜰폰 가입자 수에 착시효과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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