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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창구 줄인 은행, 마이데이터로 활로 모색
기은, 데이터 기반 마케팅 시범사업 등 온라인에 숨은 고객 취향 찾기
2021-11-11 14:40:30 2021-11-11 14:40:3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은행들이 마이데이터 서비스 본격화에 앞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마케팅에 시동을 건다. 오프라인 영업 창구가 사라지면서 고객 피드백이 점차 줄어들자 데이터를 통해 이들의 마음을 우회적으로 읽겠다는 전략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조만간 '데이터 기반 디지털마케팅'을 위한 시범사업에 들어간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3개월 간 △고객의 온라인 뱅킹 서비스 이용패턴 및 경로 분석 △서비스 이용 경로 분석을 통한 포인트 발굴 △데이터 분석 기반의 디지털마케팅 효과 검증 △시나리오 설계 및 테스트 마케팅을 위한 데이터 분석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고객 행동 데이터 분석을 통한 디지털마케팅 체계 도입의 타당성을 점검하고, 테스트 마케팅을 진행해 이에 따른 실효성 검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부터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한 개인화 마케팅을 실시한 우리은행은 내년에는 한걸음 더 나아가 '디지털 퍼포먼스 광고 마케팅'을 실시한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디지털 영역에서 소비자의 행동을 좇고, 타깃 광고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우리WON뱅킹 신규고객, 오픈뱅킹 서비스,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 비대면 이용고객 수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관련 예산만 20억원 이상을 책정했다. 
 
다음달 1일부터 주요 은행들은 자사만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공개한다. 당장은 자산관리와 같은 킬러콘텐츠를 통해 플랫폼 서비스 우위를 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동시에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마케팅을 실시하는가 하면 새롭게 발굴된 신용정보를 통해 평가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신규 상품 출시에 나서기로 했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일찌감치 데이터 전문가를 요직에 앉히고 관련 인력 수급에 힘을 쏟는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채용 인원 200명 가운데 최대 170명가량을 IT와 데이터 부문에 할당했으며, 신한은행은 데이터사이언스를 포함해 AI, 클라우드·인프라스트럭처, 뱅킹시스템, 정보보호 등 5개 부문에 석박사급 인력 모집을 실시했다.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그룹은 데이터 기반 마케팅·분석을 위해 지난 6월 수시채용을 실시했다. 여기다 연간 채용 인원 중 과반을 디지털과 ICT 인력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7월 디지털·ICT 부문 신입 행원 수시채용을 완료했다. 이들은 카이스트 등 국내 주요 대학 디지털금융 MBA(경영학 석사)를 수료 후 관련 부서에 배치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금융 부분은 여전히 아웃바운드 업무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개인금융은 영업 채널 속성이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졌다"며 "디지털에 숨은 고객 취향과 신용점수를 찾기 위해선 데이터 분석이 필수가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오프라인 영업점 축소, 마이데이터 서비스 본격화에 앞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초개인화 마케팅에 시동을 거는 가운데 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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