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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유통) 다시 부는 HMR 열풍…식품업계 간편식 '경쟁'
국내 HMR 시장 규모 4조 넘어 5조 육박…코로나19 특수
육류→수산물 간편식 구색 확대…외식업계, 밀키트 시장 군침
2021-01-03 06:00:00 2021-01-03 06:00:00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올해 식품업계에서는 가정간편식(HMR) 경쟁 2라운드가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발생으로 인해 외식보다 집밥 수요가 늘어나는 전환점이 됨에 따라 간편식과 밀키트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는 간편식 카테고리를 수산물 등으로 확대하는 한편 외식업계는 급성장하고 있는 밀키트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4조원을 넘어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40% 성장한 수준이다.
 
가정간편식은 집에서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를 통해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만든 즉석조리식품이다. 코로나19 탓에 외식보다 집에서 밥, 찌개, 튀김 요리 등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들어 간편식 수요가 급증했다. 이 덕에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서는 시점이 훨씬 앞당겨졌다. 그간 업계에서는 5조원을 넘기는 시점을 2022년으로 점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올해에도 간편식 수요가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았고 종식되더라도 코로나19 이전으로 트렌드가 회귀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난해 11월에 열린 ‘2021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에서 한번 가속화된 변화는 뒤로 돌아가지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간편식 성장이 가속화되는 한편 육류·수산물 간편식 등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가 등장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2021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에서 수산 간편식 시장의 성장이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 교수에 따르면 수산물 간편식 시장은 최근 4년간 연평균 30%대의 성장률을 보이며 지난해 약 450억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이처럼 시장에서 간편식 수요가 급증하자 유통, 식품업체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산물을 활용한 간편식 시장에 진출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GS리테일은 전남바이오산업진흥원 해양바이오연구센터와 손잡고 수산물을 활용한 간편식을 론칭했다. 공동으로 개발한 상품은 전복간장비빔밥, 전복고추장비빔, 완도광어조림이다. 이들 상품은 모두 전남 지역 수산물을 이용했다. 이어 동원산업은 지난해 하반기 프리미엄 수산물 간편식 브랜드인 수산명가를 론칭하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보다 앞서 CJ제일제당, 오뚜기 등도 수산물 간편식 제품을 잇따라 선보이며 시장 주도권 경쟁에 나서고 있다.
 
밀키트 시장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통업계나 식품업계 뿐만아니라 외식업계까지 급성장하는 밀키트 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17년 15억원에서 2019년 370억원으로 성장했다. 이어 지난해에는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에 삼천리ENG 외식사업본부(SL&C)는 밀키트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삼천리ENG SL&C본부는 전국에서 40여개 매장을 운영중인 모던 중식당 차이797과 한우등심전문점 바른고기 정육점 등을 활용해 밀키트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그간 돼지고기, 소고기 등 주로 육류를 활용한 간편식으로 단백질 섭취를 해왔는데 앞으로는 수산물, 갑각류 등을 활용한 간편식으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밀키트의 경우 유통기한이 짧은 단점을 보완해 냉동밀키트 등 외식업체와 식품제조업체가 협력해 만든 레스토랑 간편식(RMR)이 뜰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간편식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뉴시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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