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아듀2020)M&A시장, 산업판도 변화에 핫 딜 풍성
코로나19 '촉매'…산업 지형도 변화에 대형거래 '후끈'
SK하이닉스·KB금융지주·SK건설, M&A로 사업 다변화·규모 확대 '동시에'
입력 : 2020-12-29 10:34:52 수정 : 2020-12-29 17: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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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박기범 기자]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년도 어느덧 막바지다.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기업들은 성장과 생존을 위해 분주하게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최대 규모의 메가딜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남기며 M&A 시장 역사를 다시 썼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세계 10위권 규모의 국적항공사 탄생을 앞두고 있다. 두산그룹발 구조조정 매물들도 알짜 매물로 관심을 끌었고, 코로나19에 골프장과 폐기물 관련 업체가 새롭게 주목을 받으며 몸값을 높였다. 
 
두산중공업이 보유했던 클럽모우 컨트리클럽(CC). 출처/클럽모우CC 홈페이지
 
두산그룹 구조조정 M&A
 
두산중공업은 지난 3월 산업은행 등과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맺고 3조원을 지원받았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이 4조 2000억원에 이른 터라 두산중공업은 상당한 자금 압박을 느끼고 있었다.  
 
두산그룹은 3조원의 자금을 수혈받는 대가로 비주력사업부를 매각해야 했다. 두산(000150)그룹은 두산중공업(034020)을 제외한 그룹 내 주요 사업부를 M&A 매물로 내놓았다. △클럽모우CC △네오플럭스 △솔루스첨단소재(구 두산솔루스, 이하 솔루스) △모트롤BG △두타몰 △두산인프라코어(042670) △두산건설 등 많은 사업부의 M&A가 1년 사이 진행됐으며 이 중 두산건설을 제외하고는 매각이 완료되거나 임박했다.
 
두산그룹의 M&A는 성공적이었다. 특히 첫 번째 딜어었던 클럽모우CC의 M&A는 세간을 놀라게 했다. 안성Q, 실크리버CC, 더플레이어스CC, 스카이밸리CC 등 올해 골프장 M&A는 활발했다. 올해 골프장이 '핫'매물인 것은 맞지만, 두산그룹의 매각희망가가 높아 거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모아미래도건설이 깜짝 등장했고, 두산그룹은 클럽모우CC를 1850억원(홀당 68억원)이란 높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었다. 모트롤BG도 마찬가지다. 시장에서는 3000억~3500억원을 예상했지만, 4530억원까지 가격을 높였다. 소송 이슈가 있는 두산인프라코어는 현대중공업지주(267250)와 매각에 관한 MOU를 체결, 유동적인 협상 방식을 채택했다.  
 
다만, 동박 제조사인 솔루스 매각은 아쉬웠다. 두산그룹은 솔루스의 기업가치를 1조 5000억~2조원 사이 수준으로 평가했지만, 개별 협상을 진행했던 사모펀드운용사(PEF) 스카이레이크는 그 보다 낮은 가치를 제시했고, 협상은 결렬됐다. 두산은 공개 매각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삼성SDI(006400), LG화학(051910), 롯데케미칼(011170) 등 주요 대기업들의 러브콜을 없었다. 결국 두산그룹은 다시 스카이레이크와 개별협상을 진행, 1조3200억원의 기업가치로 솔루스첨단소재를 스카이레이크에 매각할 수밖에 없었다. 
 
김포공항에 착륙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출처/뉴시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
 
아시아나항공(020560) M&A의 끝은 한진그룹의 인수였다.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감시 아래 지난해부터 새주인을 찾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정몽규 회장이 이끄는 HDC(012630)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아시아나항공의 새주인이 될 것처럼 보였으나, 올 4월 코로나19가 확대되며 정 회장은 인수를 포기했다. 
 
주인을 찾던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창사 이래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힌 탓에 큰 폭의 적자를 냈다. 재무 상태도 올 3분기 말 연결 기준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정도로 크게 악화됐다. 하지만 항공업은 국가 기간산업인터라 항공산업의 미래를 고려할 때 정부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파산에 이르게 놔둘 수 없었다. 
 
정부는 한진칼(180640)을 중심으로 해법을 풀었다.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순의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유상증자하는 방식으로 위기에 빠진 항공업을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한편 이번 M&A는 결과적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유리하다 보니 강성부 KCGI 대표 등 주주연합 측의 반대가 거셌다. 
 
SK하이닉스가 세계최초로 출시한 2세대 10나노급(1ynm) DDR5 D램.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SK하이닉스(000660)는 국내 M&A를 넘어 반도체 역사에 한 획을 긋는 M&A를 성사시켰다. 지난 9월 하이닉스는 90억 달러(약 10조3000억원)에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옵테인 제외)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6년 삼성전자(005930)의 하만 인수금액인 80억달러(약 9조원)를 뛰어넘는 규모다. 
 
규모가 규모인 만큼 양 사의 M&A 배경에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인텔은 선택과 집중 관점에서 매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여전히 세계 1위지만 △업계 2위 AMD의 성장 △애플, 아마존 등이 자체 CPU 사용 △차량용 반도체 투자 재원 마련 등에 대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사업구조 다변화 차원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의 매출은 80%가 D램에서 발생하고 있다. 편중된 사업구조에 대한 지적이 나오곤 했다. D램 시장 변화가 SK하이닉스 실적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인텔의 낸드 플래시 사업부 인수는 SK하이닉스의 단점을 보완해 줄 카드다. 낸드 시장 세계 4위인 SK하이닉스는 업계 6위 인텔 사업부를 인수할 경우, 삼성전자에 이어 단숨에 2위로 올라설 수 있게 된다. 
 
각종 폐기물이 쌓여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SK건설의 폐기물업체 EMC 인수
 
과거 재벌그룹은 폐기물 업체를 인수하기 꺼려 했다. 폐기물 처리 사업이 그룹의 이미지를 깎아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먼 미래의 일로 여겨졌던 친환경 사업은 기업의 생존을 결정할 만큼 중요성이 커졌다. 
 
SK건설의 EMC홀딩스 인수는 시대 변화의 표상이다. SK는 시장 진입과 동시에 시장의 선두가 됐다. EMC홀딩스는 수 처리 및 소각·매립·폐수처리 시설을 모두 보유한 국내 1위 종합 환경 플랫폼 기업이다. SK는 폐기물 시장에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 바람을 넣을 전망이다. 
 
시장 진출 비용은 상당했다. 인수가격은 1조원 전후로 알려졌다. 2019년 연결 기준 매출액 3808억원, 영업이익 452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822억원을 고려할 때 SK그룹은 미래가치에 큰돈을 지불한 셈이다. 
 
한편 과거 주인인 사모펀드운용사(PEF) 어펄마캐피털은 EMC홀딩스를 통해 원금 대비 20배 이상의 차익을 냈을 뿐만 아니라, 아시아벤처캐피탈저널(AVCJ)이 주최한 시상식에서 미드캡(투자금 5000만 달러 이상 1억 5000만 달러 미만) 부문 올해의 엑시트에 선정, 겹경사를 맞이했다.  
 
3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지주
 
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 생명 인수
 
이달 '3연임'에 성공한 윤종규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은 꾸준히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천명해왔다. 2015년 LIG손해보험, 2016년 현대증권 등의 인수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다음 사업 군은 생명보험이었다. KB이름에 걸맞지 않게 KB생명은 업계에서 하위권으로 분류되고 있다. 올해 그는 업계 상위권인 푸르덴셜생명보험(이하 푸르덴셜)을 인수하며 생명보험 포트폴리오를 보완했다. 
 
게다가 푸르덴셜 인수로 발생한 염가매수차익은 KB금융이 국내 금융사의 역사를 바꾸는데 기여를 했다. KB금융은 지난 3분기 1조166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분기 순익 1조원 돌파는 국내 역사상 처음이다. 당시 전문가들은 1조원 돌파 배경으로 염가매수차익을 거론했다. 또한 역사에 남는 호실적은 윤 회장의 '3연임'에 초석이 되기도 했다.  
 
박기범 기자 parn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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