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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최고 화제작 ‘미나리’, 미국영화일까? 한국영화일까?(종합)
2020-12-24 16:42:34 2020-12-24 16:42:34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내년도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후보 가운데 가장 유력한 수상작으로 꼽히는 미나리는 한국 영화일까. 아니면 미국영화일까. 주요 출연 배우는 국내 배우인 윤여정과 한예리 그리고 한국계 미국인 스티븐 연(한국명 연상엽)이다. 연출자도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이다. 대사의 상당 부분이 한국어다.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한국인 가정의 얘기를 그린다. 연출을 맡은 리 아이작 정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 바탕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자본은 엄연하게 미국 자본이다. 할리우드 톱스타 브래드 피트가 운영하는 제작사 플랜B’가 제작했다. ‘미나리출연 배우인 스티븐 연이 브래드 피트와 함께 총괄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사실상 국내 자본은 전무하며 출연 배우 중 윤여정 한예리 외에는 국내 영화계와 전혀 상관이 없다.
 
 
 
내년 2월 열리는 아카데미 전초전골든 글로브 시상식이 미나리를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선정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기생충에 이어 연이어 아시아 영화에게 최고상인 작품상을 넘겨줄 것이란 예측을 무너트리기 위한 꼼수란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미국 내 아시아계 영화인들과 비평가들의 시선도 그렇다.
 
지난 22(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골든 글로브를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최근 출품작에 대한 연례 심사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나리는 외국어영화상을 겨룰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나리작품상이 아닌 외국어영화상으로 분류될 것이란 예측은 HFPA의 규정 때문이다. 영어 대사의 50% 이상이 비 영어일 경우 외국어 영화로 간주한단 규정이다. ‘미나리에는 대부분의 대사가 한국어다.
 
이 같은 상황은 작년에도 골든 글로브에서 나온 바 있다. 중국계 미국인 감독 룰루 왕이 연출한 페어웰기생충과 함께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수상은 기생충에게 돌아갔지만 감독과 주연 배우 아콰피나가 출연했지만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분류됐다. 국내에서도 유명한 아콰피나는 중국계 아버지와 한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미국 국적으로 아시아 영화 배우다.
 
골든 글로브의 이 같은 결정이 나올 것이란 보도에 여러 아시아계 할리우드 스타들은 앞다퉈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배우 김윤진과 함께 미국 인기 드라마 로스트에 출연한 한국계 미국인 배우 대니얼 대 김도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미국이 고국인데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얘기를 듣고 있는 셈이다고 골든 글로브의 시선을 비난했다.라고 적었다.
 
이외에 캐나다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에 출연 중인 아시아계 배우 앤드루 풍, 마블 영화 캡틴 마블2’를 연출하게 된 흑인 여성 감독 니아 다코스타 등도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선정될 것이란 예측은 과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영화 바스터즈: 거친녀석들을 예로 들어 비난하는 시선도 있다. 이 영화는 영어 비중이 불과 30% 수준이지만 골든 글로브 작품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미나리는 지난 2월 북미 최고 독립영화제인 선댄스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심사위원 대상과 미국영화 부문 관객상을 받으며 호평이 쏟아졌다. 이후에도 북미 지역 여러 영화상을 수상하며 내년 4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부문 후보로 거론돼 왔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내년 2 28일 열리며 후보작 발표는 같은 달 3일 발표된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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