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칼럼)IT공룡 독과점 문제, 더 늦기 전 바로 잡아야
입력 : 2020-12-18 06:00:00 수정 : 2020-12-18 06:00:00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IT 공룡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디지털 플랫폼 사업의 본래적 특성에다 비대면 흐름까지 겹치면서 일상 속 영향력이 그야말로 막강해지는 분위기다. 문제는 이런 가운데 이들 기업이 처음 출발할 당시 내걸었던 개방과 공유라는 가치는 어느새 희석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제하기 힘든 권력이 된 이들 IT공룡을 중심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각양각색의 문제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최근 나라 안팎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대표적 사업자는 구글이다. M&A로 사세를 불려온 이들이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이라는 처음의 모토를 결국 저버린 것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지시간 16일 미국 텍사스주 등 10개 주 검찰총장들은 구글에 대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불법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확보했다며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2017년 페이스북이 광고 기술 영역에서 구글과 경쟁하겠다고 선언하자 페이스북과 비밀리에 협의, 자사가 운영하는 모바일 앱 광고 경매에서 페이스북에 혜택을 줬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앞서 지난 10월 말에는 미국 정부로부터 소송을 당한 상태다. 미 법무부가 구글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행위와 관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자사 앱이 선탑제되도록 스마트폰 제조사와 통신사 등에 로비하고 수익 배분 계약 등을 맺음으로써 타사 앱의 선탑재를 방해했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IT 공룡인 페이스북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미 46개주 검찰들로부터 지난 9일 반독점 소송을 당한 상태다. 페이스북이 왓츠앱과 인스타그램을 불공정하게 인수, 반독점 규정을 어겼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페이스북은 이밖에도 미 대선정국과 맞물려 가짜뉴스와 폭력 조장 게시물을 방치했다는 논란에 휘말리며 체면을 구기고 있다.
 
그러나 사실 이들 기업에서 최근 불거져 나오는 논란들은 어느 정도 예견 가능했던 일들이다. 미국, 중국, EU 등 세계 주요국가들의 기술패권 경쟁 속 자국의 실리콘밸리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은 다름 아닌 미국 정부였다. 그랬던 미 정부가 앞장 서서 최근 IT공룡들의 독점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사실 아이러니한 일이다. 게다가 이같은 잣대마저도 나라 밖으로 향하면 또 다시 흔들리는 모습이다. 최근 미국 정부는 한국이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등을 막기 위해 관련법 개정에 나서고 있는 것에 대해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법안 처리 시 통상교류에서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암시를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지난 10월 자국에서 구글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던 것과는 판이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대형 IT 기업들에 대한 디지털 종속 우려는 날로 커지고 있다. 이는 비단 특정 국가의 특정 기업만 해당되는 이슈가 아니다. 규모만 다를 뿐이지 국내 시장에서도 공룡이라 불릴 만한 지배적 사업자가 나온지 오래고, 역시 엇비슷한 독점 논란이 나오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국가간 경계를 넘어 서서 플랫폼 생태계 내 윤리를 바로 세워야 할 때다. 주체만 달라졌을 뿐 오프라인 세계의 기울어진 운동장이 온라인에서 같은 형태로 조성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제라도 대형 IT 기업들이 공정한 시장 조성자로서 역할 할 수 있도록 각국 정부는 디지털 생태계 윤리에 대해서 통합된 목소리를 낼 창구 마련에 나설 필요가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특히나 독점의 피해가 결국 각국 소비자 모두에게 돌아가기 쉽다는 점을 기억하자. 
 
김나볏 중기IT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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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나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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