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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대출잔액 한달새 6.2조 증가
소상공인 2차 대출 한도 늘어난 영향…은행 금리 낮춰 공급 도운 영향도…"은행으로선 손해보는 구조"
2020-11-03 16:16:11 2020-11-03 16:16:11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주요 은행의 10월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약 6조2000억원 불어나며 지난달 대비 2조원 급증했다. 소상공인 2차대출 한도가 늘어나 기존 대출자들의 추가대출이 가능해진 데다, 일부 은행이 금리를 낮추면서 수요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개은행이 3일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말 중기대출 잔액은 492조7274억원으로, 전달 486조4541억원 대비 6조2733억원 올랐다. 올 들어 세 번째로 높은 증가폭이다. 9월 증가치인 4조2631억원 보다 2조0102억원(47.1%) 많다.
 
상반기 급증했던 중기대출 잔액 증가폭은 지난 6월 이후 주춤했다. 5월 7조4328억원 집행되다가 6월엔 2조9389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3~5월까지는 월평균 7조0776억원 증가했으나, 6~9월까지는 이에 절반 수준인 평균 3조7730억원 늘었다. 광복절 광화문집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까지 올라간 때도 중기대출 잔액은 10월분 만큼 증가하진 않았다.
 
은행들은 갑작스러운 중기대출 증가 배경으로 지난 9월 한도가 늘어난 '소상공인 2차 금융지원 대출'을 꼽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영세 소상공인 이차보전대출자의 중복 수혜가 가능해지고, 2차대출 한도가 늘어 고객들의 문의가 많았다"며 "코로나19 대출지원 취급분이 중기대출 잔액으로 잡히기 때문에 해당 계정 잔액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코로나 장기화에도 2차 대출 실행률이 저조하자 1000만원까지 취급할 수 있었던 집행 한도를 9월23일부터 2000만원까지 확대했다. 이 때문에 기존 대출자들도 추가 대출이 가능해졌고, 이차보전대출 대상자도 이용 금액이 3000만원 이하인 경우엔 추가 대출받을 수 있게 됐다.
 
은행들이 지난 5월 정책 실행 시보다 대출금리를 낮춘 점도 증가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9월25일부터 2차대출의 최저금리를 기존 3.25%에서 2.66%로 조정했다. 우리은행은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낮춰 최저금리를 2.5%로 맞췄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각각 8월 말, 9월 초에 금리 상한을 2.8%로 금리를 조정했고, 하나은행은 줄곧 금리상한을 2.9%로 유지 중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2차대출은 금리를 낮추면 그만큼의 손해가 은행에 오는 구조"라면서 "비대면 신청이 가능케 하는 등 필요한 곳에 자금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정부의 개인신용대출 옥죄기에도 10월 증가세는 전달보다 소폭 증가했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대출 잔액은 128조8431억원으로 전달 대비 2조4563억원 늘었다. 증가치만 놓고 보면 9월 2조1121억원보다 3442억원 올랐다.
 
<표/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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