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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수입차 엔진오일 교체비용, 국산차 3배 ↑…"부품가격 공개 의무 유명무실"
국산차 11만원·수입차 31만원…"소비자들 직구해 직접 교체하는 실정"
2020-10-19 05:51:00 2020-10-19 05:51:00
[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수입차의 엔진오일 교체비용이 국산차 대비 평균 3배 이상 높은 가격을 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는 일정 주행 시기마다 엔진오일을 교체해야 하는데 가격 거품이 상당 부분 존재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부품가격 공시제도가 자정기능을 못하고 있어 정부의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SUV 기준 엔진오일 1회 교체에 필요한 엔진오일, 에어필터, 오일필터, 공임비를 포함한 총 교체비용은 국산차가 평균 11만2949원, 수입차가 평균 31만4591원이었다. 비교적 단순한 엔진오일 교체 비용이 국산차와 외제차간 3배 차이가 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국산차와 수입차의 엔진오일 가격은 최대 4배로 집계됐다. 국산차의 경우 현대차 제네시스 GV80 3.0 6만2217원, 기아차 2020 모하비 4만4659원, 한국GM 쉐보레 트래버스 3만96원, 쌍용차 6만5142원인으로 평균 5만529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입차의 평균 엔진오일 가격은 18만1136원이었다. 20만원이 넘는 수입차는 △벤츠 GLE 450 28만7500원 △아우디 Q8 20만5000원 △마세라티 르반떼 20만원 △폭스바겐 투아렉 2020 20만원 등이었다. 
 
이어 △포르쉐 카이엔 18만2500원 △폭스바겐 투아렉 3.0 TDI 16만2500원 △BMW 뉴 X5 M50d 16만2500원 △토요타 렉서스 RX350 15만2500원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15만원 △혼다 파일럿 15만원 △볼보 XC90 T6 14만원 순이다. 
 
수입차업계는 엔진오일의 품질이 좋을수록 가격이 높아질 수 있어 일률적인 가격비교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엔진오일 자체의 품질을 국내 소비자가 알기 쉽게 검증해주는 제도와 시스템이 없어 이 같은 수입차업계의 항변을 신뢰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엔진오일 교체시 함께 교체하는 것이 일반적인 에어필터는 최대 16배, 오일필터는 최대 12배 이상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 수입차도 있었다. 일부 수입차는 오일교환주기가 국산차 대비 짧아 이를 감안하면 실제 비용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파악된다. 
 
부품 가격과 함께 수리비를 결정하는 시간당 공임 차이도 컸다. 국산차의 공임비는 현대차 3만2500원, 기아차 3만7620원, 한국GM 3만4500원, 쌍용차 2만4000원으로 3만대에 형성돼 있는 반면 모든 수입차업체들은 7만원으로, 모두 똑같은 공임비를 책정했다. 일각에서는 수입차 업체들이 대동소이한 공임비 를 책정해 짬짜미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국산차의 경우 보험개발원 산하 자동차기술연구원에서 표준공임을 정하기 때문에 각 업체가 표준기준 내에서 공임비를 결정해 합리적인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수입차는 표준공임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표준가격 자체가 없다는 것. 
 
국토교통부가 제조사의 부품정보 공시를 의무화했지만 제조사 사이트에서 한 번에 부품 가격을 찾을 수 있는 메뉴도 없는 데다 설사 메뉴를 찾아도 영어 부품명칭으로 이뤄져 있어 적정 가격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실정이다. 소비자들은 바가지를 피하기 위해 해외 직구 등으로 엔진오일 교체 부품을 구입해 스스로 교체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는 "수입차 엔진오일 필터에 특수장치가 설치된 것도 아니고, 일을 몇 배 더 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공임비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정부가 부품비와 공임비를 의무적으로 공개해 자정기능이 되도록 했지만, 이는 유명무실한 법으로 전문가도 헷갈릴만한 부품용어까지 쓰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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