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노조 설립' 목전인데…법원 "탄핵 적법"에도 갈라진 직협
2대 위원장 탄핵 후 3대·4대 집행부 분열 생겨
선거무효소송 판결에도 '이의신청' 갈등 여전
"결국 일선 경찰이 피해자" …내부통합 주문도
2026-02-10 15:21:06 2026-02-10 15:21:06
[뉴스토마토 박진석 기자] 경찰의 노동조합 역할을 대신하는 전국경찰직장연합회(직협)가 권한 다툼으로 인한 내부 분열에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근무환경 개선 등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도부 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직협에 대한 일선 경찰관들의 신뢰도까지 하락하는 모습입니다. 현재 정식 경찰 노조 설립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만큼 직협이 노조 설립에 앞장설 수 있도록 분열이 아닌 통합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회원들이 2025년 7월 2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청 불통 행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10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직협은 2025년 5월부터 음영배 위원장을 주축으로 한 3대 집행부와 민관기 위원장의 4대 집행부 등 두 파벌로 쪼개졌습니다. 앞서 음 위원장이 민 위원장의 당선은 무효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6일 법원은 이를 각하했습니다. 재판부가 4대 집행부의 손을 들어준 겁니다. 하지만 법원 판결 이후에도 양 진영의 갈등은 가라앉기는커녕 더욱 극심해지는 모양새입니다.
 
재판부는 음 위원장이 소속된 인천중부경찰서 직협이 2025년 4월 분담금을 3개월 미납해 제명된 점을 들어 "원고의 법률상 지위에 불안이나 위험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에 음 위원장은 "2대 권영환 위원장 탄핵 절차 자체가 협의회 운영 규정을 무시한 만큼 적법하지 않음에도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4대 집행부는 소수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다. 곧 이의신청서를 접수해 억울함을 해결할 방침"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민 위원장은 "음 위원장 측은 직협 회원도 아닌 사람들을 포함시킨 끝에 위원장에 당선됐고, 이후 직협이라는 명칭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등의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며 "2대 위원장은 규정에 어긋나는 행동을 했으며 이에 대해 쓴소리를 한 회장 등 회원들을 단톡방에서 강퇴시키는 등 조직 질서를 훼손해 탄핵됐다. 이들의 행태는 직협 동료를 우롱한 기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직협의 분열은 2024년 2대 집행부였던 권 위원장이 수석부위원장 임명 절차 위반 및 제명된 비회원과의 협력, 재정 관리 부실 등으로 탄핵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민 위원장 측은 2024년 2대 집행부 위원장인 권 위원장 탄핵된 후 2025년 5월 선거를 통해 선출된 만큼 적법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음 위원장 측은 해당 탄핵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무효라며 2대에 이어 집행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직협 내부 갈등과 지도부의 감정싸움에 일선 현장의 시선은 차갑기만 합니다. 경기도의 한 경사급 경찰관은 "각자의 정당성만 주장하며 협치를 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노조 역할을 하겠느냐"면서 "그러는 사이 젊은 경찰관들은 현장에서 고통받아 견디지 못해 경찰을 그만두고 있다"고 했습니다. 전직 직협 소속이었던 경감급 경찰관도 "직협은 경찰 처우 개선이라는 목표로 탄생했지만, 현재 잦은 내부 갈등으로 방향성을 상실했다"며 "한때는 젊은 경찰관들이 대거 가입했지만 지금은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직협 회원 수는 2022년 출범 당시 5만3000명에서 현재 2만여명 수준으로 급감한 상태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선 경찰들이 경찰청과 대화할 소통의 창구도 막혔습니다. 직협의 내부 분열로 경찰청과 교섭할 대화 창구도 사라진 바 있습니다. 경찰청은 직협이 두 파벌로 갈라지자 어느 한쪽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정당한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고 결국 사무실을 폐쇄하기까지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직협이 하루빨리 갈등을 봉합하고, 통합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경찰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경찰노조법)의 발의되는 등 정식 노조 설립이 가시화된 만큼 단일대오 형성이 필수적이라는 겁니다. 
 
직협 자문위원인 최순호 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분열된 직협은 14만명에 달하는 경찰 조직을 대변할 수 없다. 직협 갈등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현장에서 피땀을 흘리고 있는 경찰관들"이라면서 "직협의 분열을 방치한다면 현재 진행 중인 경찰노조법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고, 경찰 근무환경 개선과 국민을 위한 치안 서비스 제공에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직협의 내부 통합은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직협은 설립된 지 5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 조직인만큼 내부 기틀을 다잡는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는 건 불가피하다"면서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요컨대 시민사회 및 교수 등으로 구성된 중재위원회를 꾸려 내부 갈등을 조율하고, 추후 선출될 위원장의 정통성을 굳히기 위한 선거제도 개편 등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박진석

싱싱한 정보와 살아있는 뉴스를 제공하겠습니다!

email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